사랑의 과학 - 존 가트맨이 전하는 행복한 관계의 원리
존 가트맨 지음, 서영조 옮김, 최성애.조벽 감수 / 해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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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감정의 단어 "사랑" 결혼하고 나서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로맨스를 잊고 살다가도, 한번 씩 애틋한 마음이 사랑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다양한 로맨스소설과 책들을 보면서 종이 속 남주가 왜 내 남편이 아니지? 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사랑이라는건 식으면 정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존 가트맨의 사랑의 과학은 독특하다. 사랑을 과학으로 풀이한다면 답이라는게 존재할까 싶었는데, 심리학자이자 과학자인 존 가트맨은 방정식으로 사랑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게 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600페이지나 되는 사랑과 과학의 이야기보다 설레이는 로맨스소설이 좀 더 와닿는건 여자의 마음일까 ////

수학이라는 것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똑 떨어지는 답이 풀고 나면 기분이 깔끔해지는게 좋기 때분이다. 하지만 수학을 통해서 사랑을 정의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는 것 자체는 매우 놀랍지 않은가? 13장에 걸쳐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는 "과학을 사랑으로 풀다"를 시작으로 사랑을 과학으로 설명하는 것과, 사랑의 일생이라 불리는 3단계, 관계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열쇠로 제시하는 수학 등에 대해 나누어 쓰여져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은 7장 유형으로 살펴보는 행복한 커플 vs 불행한 커플, 12. 사랑은 끊임없이 감정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인데 곰곰히 읽으면서 권태기마냥 사랑도 식고 남남같다고만 느껴졌던 우리 부부에게 무엇이 빠졌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딱 이거다 하는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우리는 서로에게 사랑을 주어야 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기에 너무 지쳐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고민이 들기는 한다.

사랑은 우리가 삶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입니다. 사랑을 통해 잘 살아가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고 재정적 풍요도 누릴 수 있으며 자녀들도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그보다 더 바랄 게 있겠습니까?

이혼과 자살이 점점 증가하는 오늘날의 한국에는,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과학과 기초한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사랑이 덧없는 것이라 하고, 어떤 이는 사랑에 시간을 정해놓기도 한다. 과학자임과 동시에 심리학을 이야기하는 교수이기 때문일까 사랑이라는게 참 별것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우리가 삶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는 말 한마디가 괜히 코 끝을 찡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만이 있는게 아니다, 가족간의 사랑, 친구간의 사랑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왜 언젠가부터 사랑을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꺼슬꺼슬한 불필요한 무언가처럼 생각하게 되었을까...?

로맨스 소설을 사랑하고, 연애에 자유로운 한국에서 이혼과 자살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과학적인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 자살하지 않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원서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꼽는다.

존 가트맨 <사랑의 과학>을 읽기 시작했을 땐 사실 방대한 양의 책두께에 놀라고 오묘한 사랑의 각도에 빤히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한 편의 시가 생각 났다. 사랑이 과학으로 설명이 된다면... 이런 시가 과연 성립될 수 있는것일까, 그 내용은 이제 책에서 찾아 봐야 할 것이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엘리자베스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딴 목적을 갖진 마세요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이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녀의 미소와 외모와 부드러운 말씨가 맘에 들어

또는 재치 있는 생각이 나와 잘 맞아 사랑한다든가

그런 날은 확실한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든가"

왜냐하면 이러한 것들 자체는 임이여, 변할 수 있거든요

당신을 위해서도 변하고, 그리고 그렇게 이루어진 사랑은

깨질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 내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려는 마음으로 사랑하지 마세요

당신의 위안을 오래 받으면 우는 것조차 잊어버려

당신의 사랑마자 잃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을 통해

당신이 언제까지나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달라는 시를 생각하며 <사랑의 과학>에서 애정관계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과 그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하는 것을 읽어보았다. 정확도는 75퍼센트, 사랑이라는 막연한 것에 과학을 더했을 때의 확률이라고 생각하기엔 낮지 않은 정확도 이다.

만약 내 사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불행이 닥치는 것을 예방하고 싶다면 한번 쯤 사랑의 과학을 펼쳐놓고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아라. 예술가들이 밝히고자 했으나 실패했던 것을 수학과 과학이 가져다 줄 새로운 지식을 통해 사람이 사랑을 이해하고 망가진 애정 관계로 고통과 비극을 경감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학이나 방정식이 어렵다면 건너뛰고 읽어도 무방하다, 물론 외계인과 소통하는 데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면 된다. 외계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분석해보고 싶다. 정말 이런 결과가 나올지 사랑에도 방정식이 필요한지

사랑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도 책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부모의 감정을 고스란히 자산으로 물려받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감정이란 상상 이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태교를 할 때에도 언어 하나하나에 조심하고 좋은 것만 보아야한다는 이야기가 있듯 초감정 인터뷰에서 "당신 부모님은 당신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여주셨나요?"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랑하지 않아 눈물을 흘리게 만든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 경기나 음악 경연 대회, 발표회 같은 사소하게 느낄 수 있는 곳에 참석하지 않았던 기억만으로도 그들은 사랑받지 못했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자녀들이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사실 딱히 이런 부분에 감정의 동요를 받거나 그 것에 연연하지 않기도 했고, 그건 내 동생도 크게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내가 내 동생의 엄마 역할을 보태어 살아가면서 해주지 못했던 것들에 미안하고, 의젓하게 커줌에 감사한다. 이럴 땐 내 동생이 블로그에 관심이 없다는게 참 다행이지

그런데 이런 애정의 표현은 조카들을 보면서 반대로 아 애착형성이라는게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감정을 설명해주고 공감하는 '감정코치형 부모' 사이에서 양육 된 아이들과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돌리려고 하는 '감정일축형' 부모 사이에서 자란 아이들 사이에서 행동하는 패턴이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일축형 부모라고 해서 자녀의 감정을 무시한다기 보다는 아이들의 검정을 공감하기 보다 다른 것으로 전환시키거나 꾸짖음으로써 해결하려고 하는 패턴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해당된다고 한다.

하지만 바네사 케이헌-존슨 교수가 밝혀낸 사실 중 한가지는 감정일축형 부모에게서 자란 자녀들의 경우 부모가 지적을 할 수도록 더 많은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넌 왜 이런것도 하나 못하니?" 이 한마디가 35살이 된 어른의 머릿 속에 "나는 이런 건 못해, 해내지 못할거야"라고 인식을 남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남녀간의 애정은 단순한 사랑을 넘어 결혼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것에 책임이 더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물려 받을 자녀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부부의 대화가 위상공간의 긍정적 어트랙터의 분지에서 시작한다면 그 지점이 어디든 간에 부부의 정서가 긍정적 어트랙터로 끌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부부는 많이 웃을 테고 서로에게 더 다정하게 대할 것이며 쉽게 타협에 이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상태다.

신혼부부의 말다툼을 3차원 위상공간에 나타낸 사례이다. 수직 차원이 부부의 위치 에너지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왼쪽은 부정-부정 어트랙트는 약하고 긍정-긍정 어트랙터는 강한 반면, 오른쪽은 부정-부정 어트랙터가 계곡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비교적 강한편이며, 긍정-긍정 어트랙터가 위쪽으로 경사진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불행히도 비교적 약한 편이라 한다.

이런 감정의 결과가 나온 것은 똑같은 부부싸움인데도 대화의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왼쪽의 부부의 경우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함께 웃고, 왜 기분이 나쁜지, 그래서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잘못을 수긍한다는 것이다. 반면 오른쪽 부부는 방어적인 느낌이 강하다. 화를내고 한 쪽은 방어를 하고자 하는 태도가 강하며, 반대 쪽에서는 강압적인 대화가 지속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긍정적 부부싸움은 흔히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본다면 소설책(?) 한가지 확실한건 긍정적인 사람들이 만나야만 이런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학적 파국이라 불리는 갑작스러운 변화들, 사랑의 방정식의 매개변수들을 계속해서 바꾸면서 부부가 영영 긍정적인 상태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 그럼으로써 파국으로 가버리는 수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변수라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대화가 적어지고, 잠자리를 하지 않는 등 아주 사소한 일상의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사랑을 유형으로 살펴본다면 행복하고 안정적인 애정 관계의 3가지 유형으로 갈등 회피형 부부, 다혈질형 부부, 수긍형 부부, 불행한 부부의 2가지 유형인 적대적 유형 부부, 적대적-무관심형 유형 부부 총 5가지로 구분되는데 우리는 어디에 해당될까... 한가지 느꼈던 건 어릴 때 한 쪽의 부재로 엄마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른다거나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모르는 것을 채워주며 수용해줄 수 있어야 하고, 모르는 상대방은 사랑을 받으며 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깨진 독에 물을 담듯 계속 사랑을 담아준다는 건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혼을 하는 부부를 보았을 때도 긍정적 감정이 0.8대 부정적 감정이 1이라는 것이 치명적이다. 긍정적인 부부의 긍정도가 5이고 부정적 감정이 1이라는 것에 비해 감정에 대한 표출도, 부정적 감정도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의외로 수학으로 보는 사랑이라는게 통계치로 담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 빠지면 사람은 처음에는 스스로를 속이고 마지막에는 다른 사람들을 속인다. 그것을 세상은 로맨스라고 부른다 - 오스카 와일드

통계로 부부의 긍정도와 부정도를 추출해냈듯 방정식을 통해 배우자의 영향력을 추산하고, 그 영향이 미치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불행한 배우자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감정의 관성을 모두 최소화해야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물론 나의 관성이 강하다면 배우자의 영향을 제한할 수 있지만 부부 각자의 감정의 관성을 계산해봄으로써 어느 한쪽의 부정적 영향이 클 수록 이중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니 이건 예술가도 소설도 표현하지 못하는 수학이 말하는 사랑의 방정식이 아닐까?

100%의 정답을 찾기엔 사랑이라는 정의가 어렵고, 그 관계가 참 애매하다 생각이 들지만 누군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만으로도 감정의 영향값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는 신기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값이 서로에게 악영향이 되지 않길 바란다. 만약 그렇다면 개선할 방법을 찾아내는게 우선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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