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이생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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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미역 캐고, 나는 시를 캔다" 인상적인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이생진 시인의 시집 <무연고>


무연고라는 의미는 연고나 연고자(혈통, 정분, 법률) 없다는 의미로 동반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보내고 89살의 나이에 시를 쓰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시인의 내면 그리움과 점점 사라지는 주위 사람들, 시에 대한 애정을 얇은 속에서 모두 느낄 있는 그리움가 쓸쓸함의 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90 되어보지도, 때까지 살아잇을 있을까 의문도 들지만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연륜의 인생을 간접적으로나마 읽어 있다는 점이 좋은가 하면, 괜시리 자식 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부부의 미래가 홀로 상을 차리며 살아가는 모습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을 챙기기 보다 서로를 챙기고 더욱 살뜰이 살아야하는 것은 아닐까 마음이 복잡 미묘해진다.


50년이 남은 신랑과 63년이 남은 시간이 같지만 사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있고, 내가 사라질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까지 아릿하다.








나이 90 되니 같다

살아서 행복하다는 것과

살아서 고맙다는 것을

그러고 보니 이제 철이 드나 보다

이런 결말에 결론 비슷한 말을 있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

거기엔 조건이 있다

첫째 건강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 90 되어도 밥그릇은 손으로 챙겨야 한다는 것과

셋째 먹듯 시를 써가며 살아야 한다는

그리고 제정신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나는 말이 막히면 이렇게 농담 섞인 진담을 말한다

'당신도 이런 조건하에 90 되어 보라

그러면 지금의 나를 알게 것이니

그러나 당신도 시를 써가며 90 된다는 조건하에'

이렇게 말하며 속으로 웃는다

90 되니 인생 풀코스를 기분이다

시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다

90으로 가는 길목에서 글이니

늙은 냄새가 많이 풍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건 그때 가서 말하면 된다

사람이 시를 쓰며 어떻게 살았는지 길로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참고가 되리라 믿지만 그렇게 살라는 강요는 아니다 시인은 언제나 부족한 자리에서 만족해왔으니까

2018 가을

이생진








늙은 냄새보다 늙었음에도 글을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부럽고,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다. 연인과 헤어지면 구렁텅이에 빠져 1~2년을 아파하고, 회사일을 하다 실수를 하면 눈물이 나고, 일기 써보자 하면 한시간이 지나기 바쁜데 90인데도 이제 늙었어 말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가장 강인한 어른이시다.

<무연고> 시집에는 101개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살아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이야기부터 노인들끼리 주고받는 안부, 먼저 떠나간 할머니, 책을 좋아하는 시인의 모습, 말년... 노년, 가장 많이 보이는 이야기는 늙어감을 덤덤히 받아드리려고 하는 모습들이다. 오래 살면 좋을 같지만 병과 사투를 버려야 하는 모습까지 스스로를 독거노인이라 지칭하는 시인이 하루 덤덤히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글로 담아주었으면 감사할 같은 마음까지 든다.

비록 어느날 수소문 끝에 전화한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어도 새해 첫날 아침 거실을 펄쩍펄쩍 뛰며 농구공 집어넣는 시늉하는 손자가 있고, 아내는 가고 돌아오지 않지만 그는 살아서 친구와 전화할 있어 좋고, 카톡을 있어 좋다. 농담을 있다는 것도 좋다. 살아 있다는 것이 죽어있는 것보다 나은 것일까? 좋은데... 좋은 것들이 많은 같은데 먼저간 아내는 나를 그리워 하는지 궁금 하고, 아직 아내가 그립기만 하다. 혼자 살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먼저 죽으면 곁에 남은 사람들은 간혹 나를 생각해줄까, 나보다 먼저 떠난이가 있다면 나는 슬픔에 삶을 살아갈 있을까... 노년이 된다는게 무엇인지 아직 알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순간이 온다는 만큼은 가슴이 아스릴 정도로 아프기만 하다 특히 이생진 시인이 시의 사이사이 잘하지 못해 미안해하는 모습, 먼저 떠나간 아내를 그리워하며 세월에 손을 흔들고 흐느끼는 모습들은 옆에 있는 이를 챙기지 못하고 이기적으로 사는 같은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나이가 든다는 그만큼 나이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도 많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자꾸 살려고 떼쓰는 같아 치사한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에 공감도 한다. 무엇 때문에 살기 위해 한웅큼씩의 약을 먹고 식단관리를 하고 운동을 해야하나, 나는 무얼 해야하기 때문에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신이라는 분은 아실까, 약을 먹으면 나도 언젠가 90 되어 있을까

우스운건 내가 시인보다 먹고 있는 약이 많고, 독하다는 것이다. 내성이 생기고 생겨 많은 약을 먹으면 나는 더이상 1 전의 나로 돌아올 없는 것일까 슬프다. 스물일곱, 여든살이 되어가고 있는 같아 눈물이 난다. 눈물이 나는데 앞에서 코고는 신랑은 왜이리 얄미운지 우리도 서로가 그러워지는 날이 오긴 할까







없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건 망상이다

살면서 마음을 비운다고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지금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상했다

내가 지금 복용하는 약만 봐도

전립선 약과 바이타인

- 쏘팔메토 (건강기능식품)

센담 (이거 역시 전립선 기능성 식품)

자트랄 (병원 처방,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 (병원 처방,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그리고 엑세라민 B(섬에서 만난 약사가 보내준 )

그리고 안과병원에서 처방해준

가리유니 (노인성 백내장 치료제)

플루메토론 0.1 (점안액)

하메론 (각결막 상피장애 치료제)

무엇보다 전립선 약이 주다

늙으면 전립선이 주다 그래도

남들보다는 적게 약을 쓰는 편이란다

젊어서 섬으로 돌아다닌 탓에

팔과 얼굴이 검버섯 숲이다

그러니 피부약도 한둘이 아니다

어찌 보면 자꾸 살려고 떼쓰는 같아

치사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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