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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 - 자존감.관계.학습력을 회복하는 학교체육의 기적
KBS <운동장 프로젝트> 제작팀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운동장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또는 학교의 건물 중앙에 작게 운동장을 만들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체육시간은 수행평가를 위한 시간이자 교과목이수시간으로 취급받는 현실에 과연 책상에만 앉아 있고, 교실에만 하루종일 갇혀있는 아이들이 행복할 것인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서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중학교는 운동장이 엄청커서 전학년이 운동회를 하고 학부모들과 모여서 도시락을 먹어도 넉넉할 정도였다. 물론 이건 원주에서 학교를 다닐 때의 이야기고, 수원으로 다시 돌아와 중학교 전학을 했더니 웬걸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학생,
담배를 피우는 학생, 선생님과 싸워 의자를 던지는 학생들이 빈번하고 운동장도 좁고,
사용도 하지 않았다. 졸업식도 각 반에 티비를 통해서 할 정도로 삭막 그 자체 결국 그런 분위기가 싫어서 학교가는 횟수가 줄고,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보고 사회에 나와 대학을 다니고, 대학원에 진학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영향에는 개인적인 사정도 있지만 학생과 선생님이 입시학원보다 친근하지 못한 관계에 섞이지 못했던 것도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운동장이 넓고 체육시간도 동아리 활동도 많고,
외부활동을 활발하게 했던 이전의 중학교가 성적도,
학생 수준도 더욱 높았다면 이해가 갈까?
KBS 운동장 프로젝트팀이 몇개월간의 관찰을 통해 발견한 사실 역시 동일하였다. 학생들은 공부만 잘한다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학교던지 불량한 학생들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그 분위기에는 학교의 영향이 많이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학군의 문제가 필수는 아닌 것이 어른들조차 회사에 앉아서만 일하면 힘이들어 담배를 피우러 나가고 커피를 마시러 나가는데 아이들이라고 다를까?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 책을 통해서는 입시의 나라에서 학교 체육시간이 변질된 모습과 그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운동장에서 조금이나마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아이들의 변화 모습까지 다루고 있다. 해외의 사례를 좀 더 녹여 담았으면 더욱 적절한 비교사례가 만들어졌을 것 같기도 하다.
공부도 중요하고 내신도 중요하지만 일주일에
2-3교시도 되지 않는 시간마저 공부해야하는 시간 수행평가를 위해 학원을 다녀야 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아이들은 24시간 중에 충분히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 담배를 피우거나 학교폭력으로 골치아픈 문제를 아이들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어른들의 잘못 역시 따져보자.
마이클 조던과 드웨이 존슨,
에이미 쿡의 일화는 인생에서 회복탄력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이 세사람의 공통점은 쓰라린 패배와 혹독한 시련 앞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며 앞으로 나아갔는 데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승리를 쟁취했다. 바닥에 던져졌을 때 힘차게 튀어 오르는 고무공처럼 강한 회복성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회복탄력성이 이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자살충동을 느끼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자신보다 약한 아이를 따돌리는 행위 역시 아이들에게는 갑갑한 곳 속에 서열을 만드는 행위일 뿐이다. 유리로 만든 공을 바닥에 던졌을 때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만큼 산산조각이 난다면,
고무로 만든 공은 몇차례의 튕김 끝에 멀리 튀어오를 수 있는데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은 이 고무공 같은 사람인 것이다.
어떤 고난을 만나도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집념과 용기,
끈기와 우직함으로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하는 사람이다.
회복탄력성은 인생의 성패를 짓는 중요한 요소라면, 이 것을 만드는 힘이 되는 것은 운동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극단적인 입시 전쟁은 성장기 청소년들에게서 체육 수업을 빼앗고,
KBS <스포츠는 권리다>에서 나온 고3학생은 공부를 하다 힘이 들면 방한구석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팔굽혀펴기를 한다.
단순히 정신적인 부분을 떠나서 아이들의 육체건강을 위해서도 체육시간은 정상적으로 활발하게 꾸준히 운영되어야 할 필요가 바로 여기 있지 않을까?
어른들도 앉아 있으면 찌뿌둥한 몸을 아이들이라고 다르게 느낄까
실제 2015년 9월
2일 뉴스를 통해서 학교스포츠클럽
업무 지원에 대한 불만이 기사로 보도가 되었는데 학생들이 잠사나마 공부에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체육시간으로 꼽았고, 정부에서는 정규 수업 외에도 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들의 체육시간을 보장해왔다고 한다. 실제로 대다수 학생화 학부모, 교사들은 이 활동이 학교폭력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는 등 만족도가 높았음에도 일선 학교에서는 체육활동을 거꾸로 축소하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 속 한 중학교는 꼭 내가 다닌 학교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다.
쉬는 시간이면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화장실에서 모락모락 올라오는 연기,
학교 주변 골목길에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땡땡이 치는 아이들까지 아이들은 이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빗나가고만 있던 것이었다.
한 해동안 학교폭력자치위원회만 18회가 열릴정도라 기사에 소개 되었을 정도인 이 학교가 2년만에
2건의 학폭위가 열린 것은 기적과도 같지만 비결은 간단했다.
축구가 아이들을 변화시킨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장난치고 싸우고 욕설이 오가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찍힌 '문제아'
이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축구였다.
아이들은 서로 부대끼며 뛰어노는 활동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하였고, 학교는 이런 아이들을 모아 '축구사랑반;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 안에는 학교폭력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고,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하거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축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처음에는 축구반이 자기과시의 수단처럼 사용되기도 하고,
아이들은 연습에 참여하는걸 힘들어 했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잘하지 못하고 제대로 배우지를 못하니까 도움이 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체계적 전문가가 참여해 주2회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과시를 뽐내고 싶던 아이들의 참여가 떨어지는 건 여전했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 시작하니 담배를 끊는 아이, 지각이 줄어드는 아읻,
소통하기 시작한 아이들까지 제각각의 모습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던 것이다.
이런 문제는 남자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식습관의 변화로 성조숙증이 심각해진 요즘 첫월경 등에 대한 문제는 이미 심각함을 지적하고 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 초등학교 3학년이 첫월경을 했다고하면 놀라울 일이었지만 요즘은 흔치않게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원인 역시에 비만과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운동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미 각 초등학교에서는 비만도 측정, 체중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함과 동시에 아이들이 방학 때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등의 홀동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 수록 수업시간이나 운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이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성적이 우선되기 전에 건강과 마음이 튼튼해야 다른 것들도 따라오지 않을까? 체력적으로 건강해지라고 보약을 먹이고, 수업시간이 끝나면 픽업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조성해준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더욱 건강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