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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평점 :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경찰 추리소설에 신박한 스토리를 담은 <고독한 늑대의 피> 경찰로 살다보면 때론 내가 하는 행동이 정의실현인지, 이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되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평범한 시민도 "정의"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혼돈하는데 수많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보는 경찰들은 오죽할까
소설
<고독한 늑대의 피>는 1988년 폭력단 검거를 위해 구레하라 동부서에 모인 70명의 수사관들의 폭력단 항쟁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제대로 진압되지 않은 조직폭력배들로 일반시민이 목숨을 잃는건 물론이고 총기사용, 마약, 도박이 일상적이며 조직간의 항쟁 사건들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일제 수사를 시작하게된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여유롭게 움직이는 수사2과 반장 오가미 쇼고, 그의 존재는 독특했다. 독특을 넘어 수사를 함에 있어 정의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흔히 수사를 위해 형사 개개인 마다 끄나풀을 두는 것 이상으로 야쿠자를 잡기 위해 야쿠자처럼 행동하고 수사를 위해서라면 불법,
탈법,
위법은 물론 야쿠자와의 유착관계 역시 서슴치 않게 선택하는 독종 중 독종이다.
그래서 이번 추리소설에서는 인물관계도가 더욱 중요하다 물과 기름 같은 경찰과 조직폭력배 사이에 무언가 연결고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히오카 슈이치, 히로시마 대학을 졸업 후 파출소, 기동대를 거쳐 수사2과 폭력단계반에 오게된 신참형사는 오가미의 파트너가 되었는데 그의 수사 방법을 보면서 경악한다.
경악했을까?
처음 파트너가 된 날 오가미는 히오카에게 약쟁이와 시비를 붙게 해 가라테로 싸우게 하였고,
약쟁이를 잡기 위해 가방에 마약을 넣는 등 함정수사의 진리를 보여주었다.
수사를 위해 동료를 미끼로 쓰고 야쿠자와 함께 밤새 술을 마시고..무엇을 위해 그는 바르다고 말하는 수사방법 대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들을 잡아들이는 것일까?
경찰추리소설의 리얼한 시작은 여기서부터이다.
소지품검사를 통해 각성제를 몰래 넣어 폭력과 어르고 달램을 반복하던 취조과정에서 폭력단의 계열사인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직원이 실종되어 추적하기 시작하면서 이권다툼으로 인한 납치와 제거 등 조직간의 전쟁이 준비되고 있다는 실마리를 추적 끝에 찾아내기 시작하였다.
일본의 야쿠자와 이탈리아의 마피아,
중국의 삼합회 등 그들은 그들이 사는 세상을 넘어서 국제적 범죄조직으로 광범위한 조직망과 수만명의 조직원들로 기업을 만들어 국제적 범죄조직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오가미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오가미가 돌아섰다. 히오카는 뒤를 따랐다. 상황을 지켜보던 조직원들이 비켜서며 길을 내주었다. 출구를 향하은 오가미에게 조직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폭력조직과 경찰의 유착관계로 돈을 받거나 명예를 얻는 사람들도 많고, 반대로 그 관계를 통해 소탕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영화
<마스터>에서 강동원도 이병헌을 잡기 위해 김우빈을 이용하거나, 이병헌이 필리핀으로 넘어가 국제적인 사기를 꾸미는 모습도 우리가 사는 인생 속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히로시마 현경 내에서 민완 형사로 물리는 오가미는 어떤 목적으로 그들과 연결되어 살아가는지 추리해보기에 급급하다. 경찰청장관상을 비롯한 경찰 표창까지 100회에 달하는 수상경력은 최고의 현역이라고 부르지만 반대로 경력만큼 징계 처분도 현역 최고의 경찰이기도 하다. 누굴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WHY?
특히 신참형사이자 파트너인 히오카의 시선에서 오가미의 속마음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기만 하다. 그만큼 작가의 스토리 구성이나 전체적인 그림이 예상하기 어려운 정교한 짜임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영화에서 이 촘촘한 스토리를 반영하였을까 싶은 생각과 더불어 원작소설을 먼저 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을 정도이다.
2과의 규칙은 야쿠자 세계의 규칙과 같아.
쉽게 말해서 운동선수들처럼 선후배 관계가 확실하다고 보면 돼. 선배의 터무니없는 설교나 기합도 묵묵히 견뎌야 하는데 거기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야쿠자는 평소에도 불합리한 세계에서 살아. 두목이 희다고 하면 까마귀도 흰 거야. 그런 녀석들을 상대로 싸우는 거라고. 야쿠자를 이해하려면 그들처럼 불합리한 세계에서 살아야 하는 거야........P.22~23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 속 일지에서는 잡아도 잡아도 끊임 없이 잡히는 조직폭력패가 존재한다.
<고독한 늑대의 피> 시작에 수십여명의 수사관이
'구레하라 시 폭력단 항쟁 사건 대책 본부'를 세워 수색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깡패출신들이 모여 만든 신흥 폭력 조직이 생겨 각성제와 불법 고리대금업 놀이를 하고 있고, 두목이 출소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유명 야쿠자도 있으며, 100명이 넘는 최대 폭력단도 존재하고 있다.
각자가 주력하는 것은 다르지만 소탕해도 해도 도돌이표마냥 다시 생기는 것이다.
“이제 고인도 눈을 감겠군”
상상치 못한 경찰추리소설 한 편을 읽었다,
두꺼운 두께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속도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치밀한 구성과 결말, 스피드 있는 전개로 지루함 없는 이야기, 그리고 정말 고독한 늑대와 같은
"오가미 쇼고" 그 한 명만을 생각하며 읽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며 읽으면 또 보지 못했던 부분이 눈에 들어와 문장 하나하나의 해설이 달라져 신기한
<고독한 늑대의 피>
과연 정의란 무엇일까?
유즈키 유코의 장편소설을 읽으며 사람과 정의에 대해 또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