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TDK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실황 영상으로는 세번째인 '라 트라비아타'이다. 73년 카레라스와 스코토의 일본 실황은 인터넷에 올린 작고 열악한 화면때문에 세 주인공의 활약에도 깊이 몰입하기는 힘들었고, 2007년인가 비야손과 네트렙코, 토마스 햄프슨의 실황에선 네트렙코가 그리 잘한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 영상 일단 화면이 아름답다. 2막의 끝부분 파티의 쇼 장면도 볼 만하다. 무엇보다 3막에서의 치오피의 노래와 연기가 돋보인다. 하나 아쉬운 것은 사카의 알프레도. 연기도 노래도 좀 몰입을 방해한다. 아버지 제르몽역의 흐보로스토프스키는 괜찮다.  

로버트 카슨의 무대 연출은 아름다우면서도 일면 좀 쇼킹하다. 1막 시작부터 침대위에서 남자들의 돈을 받는 모습이나 주사기로 약 맞는 모습은 너무 적나라하다. 3막 끝부분 마지막 숨을 몰아쉰 후 비올레타가 숨지고 알프레도,제르몽 등이 슬퍼하는 장면 뒤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 작업 준비를 하는 일꾼(?)들의 모습을 연출한 것은 볼 때마다 죽음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한다. 

그리 이쁘지는 않지만 날씬한 치오피는 연기도 노래도 만족스럽다. 2막 제르몽과의 만남에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3막에서 원망과 사랑이 섞인 노래와 연기가 푹 빠져들게 했다.

다른 오페라에서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다가 이 오페라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으로 나오는 것을 보니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지만, 제르몽 역할도 잘 하는 것 같다. 

이 영상이 별 네개인 것은 모두 사카 때문이다. 노래도 문제이지만, 뭔가 혼자 따로 노는듯한 느낌의 연기가 더 문제인데 암튼 몰입을 방해한다.  

카슨의 연출과 치오피의 열연으로 두고 볼 만은 한 영상이다. 다만, 내 입장에서 처음 이 DVD를 구하게 된 이유가 흐보로스토프스키였는데, 내 생각과 너무 다른 모습에 좀 멍하다. 아버지 제르몽의 의상이 무엇보다 좀 우스꽝스러웠다. 그가 워낙 카리스마 있는 성격이라서 제르몽에 어울리게 강한 캐릭터를 죽이는데 너무 신경을 쓴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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