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 부동산 공부 - 내 집 마련부터 꼬마 월세까지, 이 책 한 권으로 따라 한다
이지영 지음 / 다산3.0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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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나도 주님!? 



이 책을 보자마자 몇가지 생각이 들었다.

진짜 재미없겠다! 라고 생각한것이 89%, 머리아프겠는데 11% 정도.

괜히 부동산을 더 어렵게 느끼게 되거나, 자랑질에 노여움이 배가 된다거나, 뭔가 얻어 갈 수 있을까? 같이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우리의 주님, 건물주님이 건재하고 나는 집 없는 설움을 매 순간 느끼는 조무래기로서.
부동산을 마련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누구에게나 부동산에 대한 동경은 조금씩(나는 아주 많이) 있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내 집을 직접 설계하고 짓고 싶었던 나는 건축과를 생각하기도 했고,
건물을 사서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었다거나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도 하려고도 했었다.

거기에 눈두덩이에 살이 많은 사람은 부동산으로 흥한다는 말이 어찌나 관상.과.학.적.으로 들리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절대 재테크 따위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주변을 봐도 여자들이 남자보다 경제권을 잡고 있는 비율은 높은 것 같은데,
그 만큼 투자나 재테크 활동은 낮다고 생각됐다.


평생 저축과 적금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면 다양한 투자방법 중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부동산이 나랑 맞는지부터 확인해보는 단계가 필요할 때, 이 책을 보기 적합하다.


대학교 때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잠깐, 주식을 공부했었다.

전공서적도 아닌 주식 책을 몇권씩 읽었다.

결론은 여러 사항을 고려해 '나와 맞지 않다' 였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까 뭔가 (내가 흥미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몰입도가 좋았다.
부동산 전문가이지만 이야기하는 느낌은 부동산 잘 아는 건물주 언니같은 모양세랄까?
이 언니랑 가까이 지내면 나도 하나 얻어 걸릴 것 같은 느낌 말이다. 


현장 후기를 쓰듯이 부동산에 대한 기초부터 따라가보면
실생활에서 적용해 볼 수 있고, 주변에서 본 상황과 싱크로율이 높았다. 


단계별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학습 계단을 걷듯이 한꺼번에 숨차지도 않는다.

무엇이든 그렇겠지만 부동산도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책을 보는 내내 지워지지 않는데..
모든지 그 시작이 중요하고, 저자의 말처럼 읽기 쉬운 책이 있다면

생각보다 일찍 백기를 드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식 책을 독학 했을 때 그랬다.
사전을 끼고 책을 보는데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주식책 한 장을 넘기기가 어려워서 백기를 들었다.



또한 재테크 정보는 계속 바뀐다는 거다.

이 책을 읽으면 부동산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용어 정리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고 싶다면 심화과정이 필요하다.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은 부동산의 성격마다 이런 고려 사항이 필요해! 라고 말해주지만 

이 한 권으로 끝낼 순 없다는 거다. (제목처럼 첫 부동산 공부에 어울리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부동산 공부를 했고, 그 과정에서 참고할 매뉴얼을 제공해서

검색으로 몇시간은 헤맬지 모르는 길에 길라잡이가 되주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내게 필요한, 가장 급한(?) 과제는 바로 챕터 1,2,3

내집 장만 따라하기였다. 아마도 내 또래의 아직 미혼의 여성들이라면 가장 흥미를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보고 부동산에 흥미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지하철에서 책을 보며 끄덕이고 있는 나를 발견,

중요하다며 체크도 엄청 함 ㅎㅎㅎㅎ 

체크한 부분이 다... 어떻게 정보를 습득하는지 내가 다시 체크해봐야 겠다고 생각한 정보들이라는 점에서

 딱! 부동산 입문서!


이 책을 기반으로 다른 부동산 공부를 해야한다는 걸 명심하며,

앞으로 결혼해서 내 집 장만을 생각하는 지인에게 (결혼하는 지인 왜이리 많은지;;)

챕터 1,2,3 를 우선 읽으라며 추천할 생각이다.


너도 나도 주님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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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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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를 다시 만나다니 다행이야

 

내 추억 속의 보노보노는 중학교 시절에 산다.

내 친구의 별명은 너부리였고, 나는 포로리였다.

(참고로 여중이다......)

나는 "때릴꼬야?"를 연발하고 내 친구는 발길질을 하면서 우정을 쌓았다.

그 때 그 친구야 지금 어디서 뭐하니? ㅎ;;

 

나는 에세이 집을 잘 읽지 않는다.

소설에 집중 되어 있는 독서 습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의 속 이야기(?)를 읽는 것이 어느 순간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에세이를 통해 그 저자와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

(소설보다 더 일차원적인) 친구 사귀기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음으로 하여금 이 저자와 관계를 맺었다.

(어쩌다보니 인스타도 구경하고 았다, ㅎㅎㅎㅎㅎ)

저자와 나는 꿈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과 직업군이 비슷해서 더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뿐 아니라 '보노보노' 그리고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간다.

내 추억속에만 있었던 보노보노는 언제나 땀을 흘리고 너부리는 언제나 포로리를 멀리차기 했었는데...

만화 세상엔 더 많은 얘기가 있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읽으면 두 권을 함께 있는 듯하다.

저자가 한 말인지? 보노보노 속에 말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보노보노는 우리가 인생 전반에 걸쳐 적시적기에 쓸만한 명언을 가득 담고 있다. ㅎ

 

작가는 지극히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보여주면서도

보노보노에게 감동받고 어쩔때는 위로받았던 순간들을 소개한다.

솔직해지는 방법을 솔직함에서 찾았다.

방송작가라서 그런지 소주제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 ㅎ

 

가장 멋진 사람은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꿈 같은 거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가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건 아니니까.

                                                - 꿈을 이루지 못한 나를 미워하지 마 중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 늘상 책이라도 읽어야... 어디서 명언이라도 들어야

생각하고 넘어가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던가 인간관계라던가, 이제보니 다 어려운 얘기들이네. ㅎ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말하고

보노보노에게서 해답을 얻는다.

마치 현자에게 답을 구하듯. ㅎㅎ

 

알고보면 보노보노도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 답을 얻을 때가 더 많은데 말이다.

 

(지금 당장.. 외로울때 껴안을 보노보노 쿠션과 같이 누워 하늘을 볼 수 있는 보노보노 돗자리가 갖구싶다)

 

에세이집이기 때문에 큰 호불호가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중간 중간 보노보노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위로받기 위한 책이다. 읽으면서 위로와 힐링을 한다.

 

봄은 저쪽에서 천천히 천천히 오는 거구나.

달팽이는 걷는 게 늦구나.

그럼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내가 있는 여기까지 걸어온 거구나.

역시, 천천히 오는 건 굉장해.

 

- 새 학기의 마음은 겨울 중

 

보노보노는 아는 사람은 다시 한 번 감탄하고

보노보노를 모르는 사람은 새로운 발견이 될 책이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

강요되지 않고 윽박지르지 않으며 조용히 긍정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힘이

보노보노를 통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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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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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다는 것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목은 다소 충격적이게 다가온다.

 


이 책은...

어느 날부턴가 서서히 몸안에 갇혀버린 아이, 그 아이의 이야기이다.


자식이 갑자기 원인도 모르는 병으로 전신마비가 오고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저런 말을 하는 엄마를 우리는 질타할 수 있을까?

 


비교적 어릴 때 나는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에 가는 경험을 하게된다.

초등학생이어서 얼떨떨했지만

아직도 대기실의... 안개가 낀 것 같이 뿌옇고 무거운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죽음의 냄새를 맡았을 때...

우리는 희생적여지면서도 이기적여지는 것은 아닐까?

 

 

책의 주인공 마틴은,

열두살이 되던 해 갑자기 서서히 사지가 마비되어 간다, 원인도 모른채.

그렇게 곧 식물인간이 된 마틴,

그러나 4년이 지난 어느 날 마틴은 아무도 모르게 깨어났고,

모두들 그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리가 없다.

 


마틴은 얼마나 더 깊은 어둠 속에 갇혀 있어야 할까?

 

 

이야기는 마틴이 깨어나고 나서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잠든지도 모르고 잠들었다가 깨어난 마틴은

홀쩍 4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었고

자신의 몸과 자신의 신체 능력에도 차이는 가지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변의 반응과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꿋꿋이 버텨야만 했다. 아프다고도 계란후라이가 먹고 싶다고도 말할 수 없고 적을 수 없었기에.

 

마틴은 곧 자기가 생각하고 인지하고 원하는 만큼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어린 시절의 기억은 병과 함께 상실한다.

마비는 아니지만 전신마비와 다를 것이 없고 움직임이라기보다 경련에 가까운 몸짓.

마틴은 세상에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새 열 여섯이 되었고 그는 혼자서 하루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여전히 그는 평일 오전에 돌봄센터에 가고 오후면 가족들과 함께 보낸다.

하지만 그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건 돌봄센터의 한 여자였다.

 

제목이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엄청 자극적이지는 않다.

(제목만 보면 매정한 부모와 상처받은 아이의 이야기 같은데 말이다)


오히려 놀라움의 연속, 한 사람에게 거는 기대감 등을 더 자주 느끼게 된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쓰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놀라운 건 주인공 마틴이 이 책을 썼다는 점이다.

(어쩐지... 감정 표현이나 나로서의 상황묘사가 되도록 세부적이다, 했더랬지.ㅎ)

나는 이 책을 처음에는 소설인줄 알고 읽다가 점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찾아보게 되었다. ㅎㅎㅎ;

 

 

아무튼 다시 책 이야기를 하자면,

음... 뭐랄까?

이 책은 책의 재미와 신선함, 뭐 그런것들을 떠나서_

내가 알 지 못했던 세계로 들어가보는 것의 의의가 있다.

(잠수종과 나비는 안 읽어봤다.) 나는 알 수 없는거, 그렇다고 사실, 알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 이긴 하지만...

 

멀쩡했던 한 소년이 사지가 굳어가고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겠냐만은,

이야기가 막연하게 어둡지 않고, 한 에피소드가 비교적 어렵지 않고,

어딘가 희망이 느껴지는 책의 분위기에 나는 책장을 경쾌하게 넘길 수 있었다.

 

 

어느새 열 여섯살이 되고 스무살이 되고...

그도 나이가 들어가고 몸이 자라고 있다, 남들과는 좀 다르겠지만.

그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누구라도 포기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기적 같은 일들이 책 안에는 있다.

나는 그가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는 것에도 많은 감동을 했지만,

가족과의 유대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감 등은

내가 마치 마틴을 키운 누나가 된 느낌을 받게 했다. ㅎㅎ


 
"안녕, 킴."

내 몸과는 다른 곳에서 나오는 컴퓨터 음성이 말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

                                       죽느냐 사느냐  중
  


스스로 다시 삶을 살아나가고자하는 그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의식과 노력, 희생이 필요충분 조건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식과 사람들과의 소통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흔히, 지체아동을 낳은 부모는...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기를 바란다고 한다. (물론 마틴은 정신적으로는 학습에 차이만 있을 뿐이다.)

길을 다니다보면 그런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보게된다.

예전에는 나도 언젠간 부모가 될지 모르니,,, 왠지 짠하는 마음이 컸다면.

오늘 아침 두 청년이 서로를 의지해서 무언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도 그들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이 있겠구나,

그들도 나와 사실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간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빠는 비틀거리는 내 발걸음을 바다 쪽으로 몇 발자국 더 움직일 수 있도록 인도하면서

계속 이렇게 말했다.

 “너는 안전해”

 하지만 바닷물이 내 발과 다리 주변에 밀려들자 나는 두려움으로 새파랗게 질렸다.

나는 바다에 휩쓸릴 테고 결국 떠밀려 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불현듯 아빠가 내 곁에 더 바짝 붙어 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빠가 네가 떠내려가도록 놔둘 것 같니?”

아빠는 파도 소리에 맞서 큰 소리로 외쳤다.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데 내가 여기서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게 할 것 같아?

 아빠 여기 있다, 마틴. 내가 널 붙잡고 있어. 아무 일도 생기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무서워 할 필요 없어."

 나를 꽉 붙들고 있는 아빠의 팔과 나를 굳건히 지탱하고 있는 아빠의 힘이 느껴진 순간,

나는 아빠의 사랑이 바다로부터 나를 지켜주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넘칠 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                                                                                바다에 서서   중
  

희망에 가득찬,

자기계발서이면서 마치 아닌척,

​네가 긍정적이라면 온 우주가 너를 도와줄거야 같은 책을

나는 딱! 싫어한다.

 

우선 그런 책이 아니어서 정말 좋았다.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어서, 그 점도 좋았다.

 

그와 그의 책은 성장, 그 자체였다.

우리는 소년이 청년이 되고 한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게 되었고

저절로 마틴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나를 바라보며 한때 희망을 버렸었노라고 엄마가 시인할 때, 나는 지나간 상처가

어떤 방식으로든 아직도 엄마에게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음을 느낀다.

레고를 좋아하던 아이는 내게 낯설기만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손에 잡힐 듯 또렷한 존재인

것이다. 그 소년은 그들이 사랑했고 잃어버린 아이다.

 

                                                                                      굿바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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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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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람  [센서티브 _ 일자 샌드]

 

Sensitive

1. (남의 기분을 헤아리는 데) 세심한
2. (예술적으로) 감성 있는
3. (사람이) 예민한 (그래서 상처를 잘 받는)

 

단어적인 정의만 봐도 나는 1,2,3 번에 다 속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이라는 설명도

이 책을 택한 이유 중에 하나라 하겠다.


섬세한 감성을 가진, 민감한 사람들에 대한 정의를 이 책은 제법 잘게 쪼개서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책을 읽다보면

나와 맞는 부분도 있고, 맞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나는 내가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맨 뒤에 있는 자가 테스트를 먼저 시행해 보았다.

나는 역시 매우 민감한 사람이었다. ㅎㅎ

 

그런데 책을 읽을 수록 나는 '그랬었지'처럼, 예전의 나를 만나는 것 같았다.

최근 3, 4년을 인생 최대의 까칠우울 모드로 보내고 난 후여서 인 것 같다.

 

 

   
 

... 달라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부추기는 세상에서 당신은 남들보다 민감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 프롤로그

 

 
 


 

 

오랜 방황 끝에 어느 날,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면서 내 스스로가 이제 마음을 비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순간 마음이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해지면서

그 어떤 것도 나의 고요함을 방해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단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라서 이해받지 못하거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던, 혹은 고치고 싶어했던 부분이

나의 성향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책을 읽고나니) 내향적이면서 외향적인 좀 이상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남들은 나를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나는 스스로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리고 나는 누가 나한테 내향적이라고 해도 발끈하지 않는다. ㅋㅋ


 

예를 들면,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릴때는 스스로 무척 재밌고

그 사이에 휴식을 갖는 걸 어렵게 생각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은 곳을 가는 걸 싫어한다.

친구들도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피곤해진다.

아마 놀이동산이라는 건 안 가본지 10년도 더 됐을 거다.

그래서 주말보다는 (원래 집순이지만) 평일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사람이 많으면 숨 쉬기가 곤란할 때도 있다.

 

하지만 보기엔 사회 생활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전혀 어려워보이지 않는 인간형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때 많이 좌절한다.

(이건 마치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고 있는 기분이든다. ㅎㅎㅎ)


사실 민감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획기적이거나 사이다같은 조언을 바란다면

이 책은 잔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의 재미라 할 수 있는 날카로움이 약한 느낌? 이랄까?

저자도 예민한 사람이라 책 전체가 이 책을 보는 민감한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게

공격적이지 않게 쓴 동글동글한 느낌이 든다.

 

심리 책을 읽으면 자신이 취할 것만 취하면 된다.

음... 좀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정의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책을 읽고 자신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다​. ㅎ

 

 

   
 

 어떤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동정심이 건강하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다. 한 여성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계속 불평과 한탄을 늘어놓는다. 그녀의 문제점은 자신에 대한 동정심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불행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드는 전략 아래에는 격렬한 분노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또 다른 깊은 슬픔의 감정을 덮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직시하고 내면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한 연민을 느낄 때, 그녀는 더 이상 불평을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 자기애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용기)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번 자가 테스트를 했다.

그러고 나니 처음보다 더 높은 지수가 나왔다. ㅎㅎㅎ

이 글을 적는 지금,

왠지 그 이유가 내가 나를 좀 더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은 민감한 당신, 이제 자신을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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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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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울림 [고발 _반디]

 

 

반디의 소설, '고발'을 손에 쥔 날,

밸런타인데이라고도 부르는 그 날,

김정남이 필리핀에서 피살되었다.



북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나라이고 사람들은 언제나 굶주리고 죽어간다.

유일한 분단국가로 살며 통일을 염원하고 이산가족을 찾던 시대는 이미 흐려졌다.


북한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까마득히 먼 옛날(?) 교과서에서 배운 모습과

요즘 뉴스로 접하고 있는 이야기들 정도?!

그리고 몇몇 방송에서 보여주는 북한의 (그렇게 암울하거나 우울하지 않은) 신기한 이야기 정도이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둠의 땅을 밝히는  반딧불이 되고자한 북한 작가,

자신의 이름조차 밝힐 수 없는 작가가 목숨을 걸고 반출시킨 이 소설은

말그대로 북한의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흔하게 들을 수 없이 이야기, 그는 아직도 북한에서 글을 쓰고 있다.

 


 



 

탈북기, 유령의 도시, 준마의 일생, 지척만리,

복마전, 무대, 빨간 버섯 으로 이어지는 일곱가지 이야기는 

모두 다른 사람, 다른 계층,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명확하게 전달되어 온다.


처음에는 같은 한글인데도 북한용어가 섞여 있어 마치,

번역이 잘 되지 않은 외국서적울 읽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그 용어들이 앞 뒤 이야기와 이어져 나를 자연스럽게 그들의 말 속으로 져들게 했다.


반디의 문장은 쓸데없는 말은 줄이고

고발하고 싶은 실태에 가까이 가고자 온 힘을 쏟는 듯 느껴진다.


 

죽기를 각오하고 자신의 조국을 떠나려는 이유를

길고 긴 편지로 쓴 첫 작품, '탈북기'부터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예전에 북한에서 두 아들을 한 명은 가방에 메고 한 아이는 안고 강을 건너 탈북한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분은 나보다도 작고 왜소한 분이셨지만 눈빛은 언제나 강인했고 말투는 겸손하셨다.

우리 조부모님도 한국전쟁 중에 남으로 내려오셨다.

그래서 인지 나한테 북한은 언제나 도망치고 싶은 곳, 하지만 먼 고향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자전적인 이 소설을 읽으며, 북학이 세상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허울과 허상이 아닌

북한의 보통사람, 진짜 북한을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책 장은 빠르게 넘어갔다.

 

내 엊그제두 또 농담 삼아 '토영삼굴'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댔소. 자기의 안전을 위해 세 개의 굴을 가지고 산다는 토끼처럼 돌다리로 항상 두드려보며 건너야 하는 것이 이 평양이라는 도시의 생리라는 걸 말요.


- 유령의 도시 중

 

 

그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차별에 시달리고, 보이지 않는 감시자의 눈에 치를 떤다.

나는 사회주의도 공산주의도 이데올로기나 이념에 대한 것들은 잘 모르지만.

그들이 떠받치고 사는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는 정확하게 알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이 또 어떻게 보면 꼭 북한의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게 주어지는 의무들이 그들에게는 명백하게 주어지는 것뿐.

 

우리도 신분, 계층, 흙수저, 금수저처럼 차별당하고

요즘 같아선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늘 붙어다니는 것만 같다.


그것이 이 책을 받아들이기 더 쉽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북한에 살았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나는 어떤 집안의 어떤 계층으로 살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직면한 주인공의 아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 진실한 생활이란 자유로운 곳에만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억압, 통제하는 곳일수록 연극이 많아지기 마련이구요. 얼마나 처참해요.   …중략…  백성들을 이렇게 지어낸 눈물까지

흘릴 줄 아는 명배우로 만들어버린 이 현실이 무섭지도 않은가 말입니다.


- 무대 중

 

 

한 사람만을 하늘로 알고, 하나의 정신으로 희생해야하며,

하다못해 같은 색의 커튼을 쳐야하고 언제나 말조심, 행동조심, 그런 숨막히는 삶.

한 번 붙은 빨간딱지는 떼일지를 모르고 울고 싶지만 웃어야하는 사회.

자신의 개성, 자신의 능력과 재능 그 모든 것들은 태어날때부터 철저히 무시당하고

어디부터 섞였는지도 모르는 출신 성분으로 사람을 마치 물건처럼 분류하여 배분하는 곳.


실제로 죽이고 살리는 자극적인 내용을 담지는 않았지만,

이야기 안에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잘근잘근 죽어간다.


 

몇 몇 작품에서 나는 잠시 깊고 슬픈 감상에 빠지기도 했다.

여행증이 없으면 지척에 둔 부모의 임종을 지켜볼 수도 없거니와

절대자의 힘에 번번히 무너지고 자신이 믿었던 신념이 틀리다는 것을 깨닫고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도 매일 자신의 삶에게 배신당하는 마음은 어떠한가...

 

 

전영일의 새끼손가락에 제 손가락을 걸며 "약-속-하-다!" 외쳐댔던 그 신념, 그 기대가 한갓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 실망과 회오의 괴로움을 이 세상 무엇에 비길 수 있었으랴! 하여 누구를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뼈저린 상실의 아픔을

안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 부대껴야 했을 설용수가 아닌가!


- 준마의 일생 중

 


 

책들의 주인공들은 모두 불행하다.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는...

아마도,

한 사람을 원망하며 한번쯤은 엉엉 소리내어 울어보고 싶은게 아닐까?

그럼 우리는 그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등을 스윽 스윽, 쓸어주면 되는 것일지도.

친척의 편지 한 장에 큰 결실을 하고

생면부지 모르는 사람에게 작품을 넘겨주는 작가의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 ​ 

 

맞네, 세상 만물은 독한 것일수록 고운 허울을 뒤집어쓰고 있는 법이네.


- 빨간 버섯 중

 
 

며칠 전에 봤던 탈북자에 대한 기사가 생각난다.

목숨을 걸고 어렵게 탈북해 한국으로 왔지만

주변의 시선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자 시도한 탈북자에 대한 기사였다.


그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다.


북한의 보통사람들이 꿈꾸는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상상하는 북한도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르겠다.


사는 게 힘들어서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젊은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 모든 삶의 무게에 동의하는 바이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 북한과 남한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다.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좋겠다,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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