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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
테리 라이언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그녀의 삶이 어떠했을까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분명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또한 행복한 순간이 많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삶을 묘사한 작품들을 보면 화가 난다. 어쩌면 이리도 힘들게 살아야만 했는지. 이 글은 너무도 힘들었을 것 같은 시절을 어머니의 불행을 묘사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고 행복한 순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책을 읽다보면 콘테스트 결과를 두근거리며 같이 기다리는 심정이 된다.
나는 현재 2명의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너무도 행복하지만 10명이나 되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으리라. 잠도 편하게 자지 못하고 온종일 신경쓸 일이 얼마나 많았으랴. 하루에 응급실을 몇 번을 들락거린 일도 있고. 그래도 그 어머니를 행복하게 한 것은 글을 쓰는 시간이었으리라 확신한다. 나 또한 글을 읽고 쓸 때 행복하니까.
그 어머니가 요즘 세상에 살아 응모를 했으면 어땠을까. 그냥 '응모하기'버튼만 누르면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아졌는가. 하지만 그런것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요행이 아닌 온갖 정성을 다해 그 결과를 누리는 것이었다.
정성스러운 삶을 만나기가 힘든 세상이다. 많은 것들이 쉽게쉽게 이루어지는 듯 느껴진다. 그래서 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추첨식이 늘어나 나중에 어머니가 백화점에 나가 일을 해야했다는 장면에서는 못내 아쉬워졌다.
우리의 삶은 미래로 가는 이 어마어마한 바퀴에 휩쓸려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행복을 느끼는 것이 허용될는지. 행복이란 단어가 사전속으로 사라질지.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아이디어 공모라는 걸 한 번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조금이라도 정성을 쏟아 내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래서 무언가 경품을 한 번이라도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