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부터 다시하자
김인회 지음 / 집문당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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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싫어!' 발을 구르며 떼를 쓰는 아이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실갱이를 한다. 이런저런 이론과 경험담도 많고 어떤 때는 이 방법이 맞는 것 같고 시간이 흘러 다른 이론을 들어보면 그 방법이 맞는 것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방문판매원들은 비싼 교재, 전집동화를 제 때 사주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갈 아이들의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할 의무같이 여겨지게 하고 그렇지 못하면 죄의식까지 느끼게 한다.

주위에서는 돌만 지나도 한글, 영어, 수학, 과학, 미술 등등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언론에서는 잘못된 것처럼 보도하면서도 그런 분위기를 조장한다. 그래서 벽에다 한글도 써서 붙여놓고 낱말카드도 만들어 보고 한글선생님도 불러 수업도 받게 한다. 몇 마디 영어도 들려주고 미술학원에 아이 손을 잡고 가고. 아마도 저자가 말하는 교육불안증일 수도 있다.

정말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한글교육보다 영어단어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제목만 보고는 요즘 아이들의 버릇없음을 한탄하고 가정교육을 잘 시켜야된다는 가벼운 내용의 책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책장을 넘길수록 무슨 비법서같이 느껴져 결국 밤을 새워버렸다.

이 책은 밥상머리교육, 아이 기르기는 도닦기, 21세기 교육경쟁 헤쳐가기 이렇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 초반에는 바람직한 가족문화에 대해 것인데 이 부분까지는 그냥 동감하는 이야기 정도로 읽어나갔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가정교육부터 제도권 교육, 학교밖 교육까지 교육에 몸바친 분의 심오한, 충격으로까지 다가오는 교육에 대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읽을 수 있다.

현대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이해시키며 21세기를 커갈 아이들의 교육은 어떠해야 하며 어떻게 대비하고 키워 나가야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유아부터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와 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아이들을 키우는데 겪는 교육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다 가시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해결책을 명쾌하게 제시해 놓았다.

유치원을 보내면서 아이교육에 어느 정도 안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학교밖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읽고는 정신이 번쩍 들게된다. 놀이경험 대신 하나라도 더 가르쳐보려고 교육적 경험을 강요하는 자세가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유아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자연적인 놀이 본능이 발현되는 과정에서 문화적 주체성과 다양성을 경험하게끔 하는 놀이를 통한 어린이 교육을 강조한다.

이 책을 보니 내가 지난 세월 받아온 교육에 대한 배신감이 느껴진다. 나는 21세기에 대비하는 사람으로 교육받지 못한 것 같다. 참고서 외우기 교육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 내가 받아온 학교교육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며 내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다닐 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꿈을 소중히 여기고 그 꿈을 이루어갈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하는 곳. 성적과 경쟁을 위해 하기 싫은 공부를 하기보다 알아간다는 즐거움으로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였으면 좋겠다.

'나는 누구인가' '남들은 누구인가' '이 세상은 어떠한가' '나를 알고 남을 알고 세상을 아는 인물, 그래서 자존심을 가지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남들과 거래하고 어울리면서 세상을 넓게 살피고 큰 포부와 경륜을 펴나갈 주인을 기르는 교육' 이 말 속에 앞으로 우리의 교육이 나아갈 바가 들어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공존을 위한 교육'을 가슴깊이 새겨 끝까지 지켜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저자의 교육에 대한 가치관과 미래의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제시하는 글을 보면서 이런 분이 아직 교육계에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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