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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추구한 우리 시대 기독 지성 25인의 여정
리처드 J. 마우 외 지음, 캐서린 애플게이트 외 엮음, 안시열 옮김 / IVP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크신 창조주 하나님과 우리의 이야기들
“그 책을 쓴 것을 후회한 적은 없으신지요?”
왜냐하면, 그 책은 대단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공격을 받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가 정말로 그리스도인이기나 한지 의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오, 아니요.” 그는 말했다.
나는 그다음에 그가 한 말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모든 비난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내 학생 중에 그 누구도 나와 함께 공부한 뒤 하버드로 가서 신앙을 잃을 일은 없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그 책에서 제기한 종류의 이슈들과 씨름할 기회를 주지 않았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겁니다.”
- 263쪽, 버나드 램의 답변
1. 중학교 때 그 용감했던 아이
수학은 영 못했지만, 과학을 좋아하고 교회를 다니던 한 아이가 있었다.
그러다가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는데, 그것은 바로 과학 시간에 듣게 된 “진화”라는 단어였다.
그 단어를 듣자마자 그 아이는 자신이 가진 신앙으로는 이런 악마적인 이론을 믿을 수 없다면서 학교 교육을 불신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같은 교회를 다니던 자신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젊은 지구론을 소개받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는 중학교 기말고사 과제 때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 사실 기말고사 과제는 진화의 증거를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그 아이는 젊은 지구론을 옹호하는 이들의 글과 사진들을 조합해서 수십 페이지가 넘는 반-진화 과제를 내고 말았다. 그렇게 그 아이는 자신이 신앙을 지켰다고 믿게 되었고 그렇게 과학과 멀리 저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그 아이가 바로 나였다.
그렇게 나의 하나님은 일반 세계와는 상관없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과학 같은 학문으로 그분을 알거나 느낄 수 없다고 믿었었다.
그래서 과학이나 일반 학문을 공부하는 이들이 불쌍하다고까지 느꼈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변화를 신대원에 가서 겪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주변에 있던 신학생 중 책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 있던 이들이 진화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타락한 것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그들이 소개해주는 책들을 하나하나씩 읽으면서 실제로 기독교 역사에서 진화와 신앙을 대립적으로 본 것은 최근의 일이자 특정 관점이지 전체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 많은 이들이 신앙을 가지고 과학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난 조금씩 너무나도 좁게만 본 하나님에 대한 생각에서 나오게 되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곁에서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을 권하고 신앙 때문에 “뇌의 스위치(226쪽)”를 끄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길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 우리에게 필요한 누군가의 이야기들
화목해 보이는 교회 안에도 이상하게 “진화”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누군가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가 올라간다. 이런 교회의 상황의 문제는 과학을 학문으로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불필요한 위기를 준다는 것이다. 특정 교단은 진화에 대해서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 나아가면 “교회의 존폐”까지 위협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창조에 대한 다른 의견을 분류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진화라는 주제는 과학과 함께 교회와 신앙을 가진 이들에겐 불편한 주제가 되어버린다.
이럴 때 나는 신학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분들의 큰 도움도 받았지만 여러 책들의 도움을 더 구체적으로 받았다. 그런 책들에는 “오리진”,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등이 있는데 이번에는 진화로 인한 생각을 바꾸면서 신앙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 나왔다. 이 책이 바로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ivp)”이다.
이 책은 단순히 논리적 설명으로 진화와 신앙의 양립 가능성을 말하지 않고 실제 삶의 이야기들과 함께 우리에게 내용을 전달시킨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신앙의 선배가 자신이 겪은 어려움, 혼란과 함께 논리적 설명을 함께 해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에는 25명의 신앙인들이 나온다. 그들의 직업은 과학자부터 목회자 그리고 신학교수 등 다양하다. 그들의 경험은 다양하지만, 진화에 대한 반감이 강한 교회 분위기에서 과학을 전공하면서 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자신이 진짜 믿는 하나님에 대한 고민을 겪는다. 그러다가 그들 대부분은 하나님이 두 가지 방식으로 말씀하신다는 것을 믿게 되었고 기독교 역사에서 과학과 그 나머지 일반 학문을 배격하지 않고 조화롭게 봤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조화 가운데 살면서 불필요한 오해,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건네주고 있다.
3. 이제 이어갈 26번째 이야기
이 책의 전체 기획은 “바이오-로고스”라는 기관에서 맡았는데 이 기관은 과학과 신앙의 조화를 믿고 이를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교육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 기관은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면서 “진화적 창조”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와 자연과 성경을 통한 진리 추구를 목표로 삼는다(Core Commitment of Biologos).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통해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 교회 현장에서 특히, 교회 교육에서 성과가 있길 바란다. 예전에 읽은 “성경, 바위, 시간(ivp)”라는 책도 지질학적 근거로 젊은 지구를 비판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과학 상식으로 둘러싸인 복음 전파는 도리어 복음 전파와 신앙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교회 안의 하나님만이 아니라 온 세상을 만드시고 성경과 함께 일반 학문에서도 자신을 드러내시고 말씀하시는 분으로 이해하고 그분의 세상을 공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우린 그저 교회의 성장이나 개인적 성취를 목표하는 것이 아니라 크신 하나님의 “복음”을 더 알고 전하는 것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이제 25명의 이야기들을 들었으니 우리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주변에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을 알리고 그분의 세계를 공부함으로써 그분을 더 사랑하고 알아가길 바란다.
자료 출처
바이오 로고스 웹사이트 : https://biologos.org/
바이오 로고스 관련 서적이나 기획 서적 목록
https://www.amazon.com/s?k=BioLogos+Books+on+Science+and+Christianity&i=stripbooks-intl-ship&ref=nb_sb_noss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