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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 반비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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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일상을 올려서 이런 일을 겪는 거야?”
“그냥 관심 끌려고 하는 것 아냐?”
라는 가벼운 말들은 말들은 결국 SNS 이용자(참여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 이 말들은 너무 자주 목격되거나 들려서 이제는 실제론 그런 후기가 없더라도 망령처럼 SNS 참여자들을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SNS를 마냥 버릴 일은 아니고… 어쩌지? 👻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는 이런 맥락에서 나름의 해답이자 가이드를 준 책이다. SNS의 문법에 대한 분석은 아니지만(!) SNS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사진을 자신을 표현하는 참여자들의 생존 + 분투기는 이상한 위안이자 용기를 건넨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남기는 것을 즐기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시선/편견에도 노출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광장 없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로도 연결된다. 이들은 카메라의 발전과 함께 자신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담는 것을 고민하고 기획했고 여러 편견과 부정적으로는 위험에도 결국 자기 표현과 소통이라는 기본적 욕망에 용기로서 답변한다.
사실 SNS에 올라가는 모든 글, 사진에는 “굳이”라는 질문에 취약하다. 굳이 할 필요는 당연히 없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매번 굳이 해야 하나 하는 일을 하면서 채워가는 것은 아닌가. 멸균실 같은 안전함은 평화로운 일상이 아니라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위험, 편견, 오해가 있는 SNS에서 자기표현하기는 필연적이다.
빈틈없이 해야겠지만, 또한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이고 소통하는 일은 비단 SNS만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계속될 일이다. 인간은 그런 일을 하는 존재니깐.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참여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현실이 아닌 플랫폼 운영자들에게도 윤리를 묻는 것이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럼에도 “함께 좀 만나고 살아보자”라며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