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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0
이장욱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평점 :
한때 세상에는 답변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적당한 대답만 있다면 아무리 치명적인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이. 그런 희망이 계속될 수 있었다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에서 희망은 너무나도 쉽게 녹아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그 큰 그림자만 남았다.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은 상실 이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들은 어떤 답을 찾지 못했고 망망대해에 떠다닌다. 누군가에겐 답답한 상황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답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결국은 유영이다. 방향성을 가진 것이 아닌 그저 생존 수영에 가까운 유영이다.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특정 사건에 대한 답변들을 육성 또는 지면으로 쏟아내지만 사실상 사람들은 그 사이에서 그저 유영하기도 한다. 이게 답이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유영할 뿐 어떤 구원이나 방향이 필요하지도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런 유영에도 사랑은 존재하고 이별도 존재한다. 그렇게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의 인물들은 유영하며 삶을 그저 살아간다. 그저 살아가는 것은 답변보다는 그 자체다.
이것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겐 지옥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 앞에서 이야기는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