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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평점 :
“킴 닐슨은 <장애의 역사>에서 장애를 렌즈 삼아 미국의 역사를 재배치한다.
그것은 민주주의라는 실험에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인간의 범주에서 밀려났던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장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온전한 시민의 자격을 갖춘
‘능력 있는 몸’을 정의하고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을 결핍된 혹은 퇴행적인 몸이라고
규정해온 권력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_ “옮긴이의 말” 중에서
지금 한국사회에선 “장애”와 관련된 혐오, 차별이 만연하다. 어떤 이들은 혐오를 당당하게 표현하면서 표현의 자유라든지 자신은 혐오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인간의 끔찍한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럴수록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그룹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서 잠시나마 함께 있으려고 애쓴다. 이런 시기에 읽은 “장애의 역사”는 감정을 조금은 추스르면서 차갑게 획일화의 역사를 바라보게 한다. 인류사가 얼마나 “장애”에 낙인을 찍고 몰아세웠는지를 돌아볼 때 우린 우리가 얼마나 쉽게 차별적이고 혐오적… 그리고 폭력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마주한다.
이 책은 미국사를 중심으로 장애의 역사를 풀이한다. 그 과정에서는 민주주의는 확립되었고 동시에 장애에 대한 법, 권리도 확장되었다. 이 둘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동시적으로 얽혀 있었다. “시민”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은 동시에 사회에서 정의하는 “인간”은 무엇이냐는 질문과 이어졌고 결국 장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였다. 이 말은 곧 특정 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그 사회가 정한 “인간”의 정의를 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 사회가 그저 건강하고 질병이 없는 이만을 인간으로 본다면 그 사회에선 질병이 생기고 노화가 진행되고 조금이라도 선에서 벗어나면 비-인간으로 보게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이 책에선 미국사를 “장애”의 역사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역사는 역사에서 질문으로 던져진다, “우리는 무엇을 인간으로 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