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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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길사에서 펴낸 나폴리 4부작 중 제1권인 <나의 눈부신 친구>를 읽었다. 알록달록한 일러스트가 예쁜 책 표지가 한눈에 먼저 들어왔다. 이 책의 저자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생한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이다. 놀라운 점은 저자인 엘레나 페란테에 대한 정보는 '나폴리를 떠나 고전 문학을 전공하고 오랜 기간 외국에서 생활했다는 점' 이외에 공개된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엘레나 페란테'도 필명이라고 한다.


은둔을 선택한 작가 엘레나 페란테, 자신의 삶을 말하다

   엘레나 페란테는 은둔의 이유에 대해 "책 자체가 어떤 가치를 충족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어떠한 토론이나 콘퍼런스 초청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 상을 받게 되더라도 나가지 않을 것이다. 서면으로만 인터뷰에 응할 것이며 필요한 상황에만 제한할 것이다. 책은 한 번 출간되고 나면 그 이후부터 저자는 필요 없다고 믿는다. 만약 책에 대해 무언가 할 말이 남아 있다면 저자가 독자를 찾아 나서야겠지만 남아 있지 않다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작가로서의 소신을 느낄 수 있었다.

   엘레나 페란테는 1992년 첫 작품을 내놓은 뒤 여러 작품을 차례로 출간한다. 그리고 2011년 <나의 눈부신 친구>를 출간하는데, '페란테 열병'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이탈리아에서 큰 인기를 얻는다. 현재 영미권, 프랑스, 스페인 등 4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고 한다. 2015년에는 이탈리아에서 최고 권위 있는 상인 문학상 스트레가상의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고, 2016년에는 '나폴리 4부작'의 제4권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레누와 릴라, 두 여자의 빛나는 우정 이야기
     
   유년기, 사춘기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짤막한 프롤로그가 등장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릴라를 떠올리는 레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릴라의 아들 리노는 갑자기 자신의 어머니인 릴라가 사라졌다고 레누에게 전화한다. 레누는 30년 전부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싶다고 말했던 릴라의 말을 떠올린다. 레누는 컴퓨터 전원을 키고 66년 동안 릴라와 함께 했던 추억의 파편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글을 써내려간다. 

   레누의 기억은 1950년대 이탈리아 나폴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함께 자란 레누와 릴라는 절친한 친구다. 항상 붙어 다니면서 의지하면서 지내는 레누와 릴라. 둘은 조력자이자 경쟁자다. 릴라는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가정환경이 여의치 않아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독학한다. 반면, 레누는 릴라의 뛰어남에 자극을 받아 노력하는 성실파 모범생이다. 레누는 작문 수업 시간에 릴라의 도움을 받아 '사랑이 없는 도시'라는 글을 완성하고 선생님들의 극찬을 받는다. 레누는 릴라를 '정신적인 지지대이자 자극제'라고 표현한다. 레누가 릴라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심지어 레누는 처음 연애를 시작하고 첫 키스를 하는 상황에서도 '릴라도 남자친구도 이런 행위를 했을까'를 떠올린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릴라가 남자친구 스테파노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레누의 상실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른 나이인 16살에 결혼식을 올리며 인생 2막을 연 릴라. 그리고 그녀의 절친 레누. 서로에게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평생의 라이벌인 두 여자의 관계가 2권에서는 어떻게 전개될까? 레누의 시점을 통해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었다. 우정 안에서 변화하는 감정들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엘레나 페란테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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