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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비밀 -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
가와카미 노부오 지음, 황혜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최첨단 IT기업의 대표이사 가와카미 노부오는 2011년 스튜디오 지브리에 들어가서 수습 프로듀서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때 경험한 콘텐츠 기획, 창작 기법, 차별화 전략 등을 정리하여 내놓은 결과물이 바로 이 책, <콘텐츠의 비밀-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이다.
저자 가와카미 노부오은 1968년생으로 교토대학 공학부를 졸업했다. 1990년 (주)소프트웨어재팬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7년 IT기업 (주)도완고를 설립해 대표이사직에 올랐으며 2014년부터 출판 대기업 카도카와와 합병하여 (주)카도카와 도완고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3월 이세돌과 알파고가 대결했을 때 1년 안에 알파고와 대적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회사가 바로 이 곳이다. 그는 여러 책들을 썼는데 <콘텐츠의 비밀-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저서이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한다. "콘텐츠는 인간의 뇌 속 이미지를 재현한 것이며, 인간은 콘텐츠를 통해 타인에게 그것을 전달한다"는 것이 그가 정의한 콘텐츠다. 한편, 정보량에 대서는 "작은 객관적 정보량으로 큰 주관적 정보량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과 함께 그가 생각하는 콘텐츠에 대해서 쉽고 친절하게 풀어나간다. 어려운 용어나 이론들보다는 여러 작품들을 예시로 들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콘텐츠를 보는 사용자는 콘텐츠의 좋고 나쁨을 정보량이 아니라 전달된 정보의 내용으로 결정한다. 이 파트에서 저자는 특히 감정이입을 강조하면서 <이웃집 토토로>를 언급한다. 이웃집 토토로는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이 되었을까? 가와카미 노부오는 토토로의 푹신한 배위에 눕는 장면과 같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면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브리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음식을 실제처럼 생생하고 맛있게 표현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만의 특징도 공감의 연장선상에 있다. 화려한 영상미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짜는 것이 흥행의 key인 것이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저자는 수습프로듀서로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나름 지브리 콘텐츠의 비밀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 같아서 뭔가 뿌듯한 느낌도 든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을 해설없이 그저 재미로 봤다면 이제는 이 책에서 집어준 포인트를 살피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책이 두껍지 않고 얇고 가벼운 편이라 휴대하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