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
양용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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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은 <철학이 있는 건축>. 부제로는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가 붙었고 그 밑에 '건축은 철학이자 심리학이며, 그 시대의 메시지이다. 건축을 이해하면 감동이 온다!'라는 문구가 붙었다. 저자는 현재 안산대학교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쥬베일 국제학교>(1994), 리야드의 <셰단 센터>(1994), 안산대학교의 <민들레 영토>(2005)가 대표적인 설계작품이라고 한다. 

   이번에 출간된 <철학이 있는 건축>은 저자의 대표작인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를 10년 만에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하여 다시 펴낸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느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부터 건축언어, 건축철학, 심리학, 메시지까지. 건축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이 대학교 1학년 신입생들에게 건축학 개론을 설명해주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1장에서는 건축개념에 대해서 논한다. 그리고 2장에서는 건축물과 설계, 3장, 4장에서는 건축철학, 5장에서는 건축가들의 실험정신, 6장, 7장, 8장에서는 건축언어와 메시지에 대해서 말한다. 기본 개념에서부터 시작해서 건축물에 들어가 있는 메시지까지 다루고 있는 개념의 폭이 매우 넓다. 내용만 놓고 보면 건축학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이지만, 저자는 중간중간에 비판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 훌륭한 건축가가 드물다는 현 세태에 대해 저자가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의 건축가 김중업. 1922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해 198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책의 33페이지에 <제주도 본관> 사진이 작게 실려있다. 1965년 김중업이 헬리콥터 모양을 본 떠 설계한 건축물이다. 제주도의 랜드마크였지만 현재는 볼 수가 없다.  건축계가 모두 반대했지만 철거를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저자는 미적인 가치만 보고 건축물을 판단하는 것은 아마추어나 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한다. 구조나 기능 면도 볼 줄 알아야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풍토가 자리잡고 있지 않기 때문에 뛰어난 건축가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전적으로 공감했다. 바로 생각났던 작품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 진행한 청계천 복원 공사 프로젝트다. 청계천을 거닐면, 외적인 측면에서는 예쁘다. 청계천 등불축제를 하는 날이면 수많은 인파가 걸어다니기도 힘들다. 그 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 내면은 어떨까? 인공적으로 조성한 하천이다보니 오염도가 높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속칭 DDP)는 어떤가? 동대문 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DDP. 세계적인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외형은 UFO모양으로 신기하지만, 막상 들어가보면 특별한 콘텐츠가 없다. 디자인 전시나 작품을 파는 공간이 전분데 그렇게만 쓰기에는 건물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동대문 야구장, 본연의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상암월드컵경기장과 홈플러스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디자인 공간과 야구장을 통합하여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교통편도 굉장히 좋아서 야구장 위치로는 최적이고, 두타 건물도 앞에 있어서 두산 베어스의 홈으로 썼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아무쪼록 앞으로 대한민국 건축물들이 디자인적으로, 그리고 기능적으로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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