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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 21세기에 다시 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일하 지음 / 궁리 / 2014년 12월
평점 :
이일하.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제목만 들어도 자연과학의 스멜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생물학이라. 고등학교에서 인문계였고, 대학교도 사회과학 분야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학이란 나에게는 매우 생소한 학문이다. 생물학의 기초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때 생물1을 자연과학 과목 중 강제선택으로 한 번 들었던 적이
있다. 지구과학, 물리 등 다른 과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물학이 쉽다는 생각에 선택을 했는데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내가 다시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이라는 책을 펴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일하 교수의 프로필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30년간 꽃을 공부해온 과학자라고 했다는 점이다. 1993년 개화유전자 루미니디펜던스를 찾아냈고, 개화 유도 분야의
파이오니어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프로필 밑에 인상적이었던 문구. '이 책은
중고등학교에서의 잘못된 암기식 생물 교육 탓에 생물학처럼 학생이나 일반인들에게 잘못 이해되고 있는 학문도 없음을 절감하고 안타까움을 느낀 저자가
집필한 인문서이다.' 그렇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생물은 그저 달달 외우기에 바빳던, 말그대로 점수를 잘 따기 위한 학문에 불과했다. 이 책은
어떤 점이 다를까 큰 기대감이 들었다.
이 책은 총 5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생명은 흐름이다. 2.생명은 반복한다. 3.생명은 해독기다. 4.생명은 정보다. 5.생명은 진화한다.
각 챕터 속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확실히 교과서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2부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과 성의 진화'같은 내용은 정말 교과서에서도 읽지 못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일하 교수는 실제로 서울대 입시문제를 준비하면서 고등학교 생물학 교과서를 분석했다고 했는데, 확실히 차별화를 두려고
많이 노력한 티가 팍팍 났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GMO 생산과 관련된 것이었다. 저자는 GMO 작물의 생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배경은 이렇다.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농작물의 잠재 생산성은 무려 60년 동안 정체되고 있다. 90억 명의
인구를 수용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이일하 교수는 GMO 기술을 받아들이자고 제안한다. 식품으로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고 유전자 하나를 집어 넣었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GMO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어떨지, 정말 궁금했다.
한 번에 다 읽으려니
머리가 많이 복잡했다. 한 챕터씩 쉬엄쉬엄 쉬어가며 천천히
곱씹어야 하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