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윤석만.천하람 지음 / 가디언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윤석만, 천하람 <낀대패싱>














​책 읽기에 앞서 제목인 <낀대 패싱>이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단어일까? 정답은 책표지에 있었다. '청소년기부터 다양한 문화 감수성을 습득하고, 강력한 팬던 사상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대중문화 역사상 최초로 개인의 탄생(개성)을 경험한 세대. 그러나 고속 성장의 수혜는 586에게 빼앗기고, 사회 트렌드는 90년생에게 밀려 정치사회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린 한국의 3040'. 본문에서는 이와 같은 낀대의 개념, 세대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한다. 


낀대에 대한 여러 예시 중 박지성과 손흥민을 비교해서 설명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박지성 선수는 현역시절에 이타적인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감독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거나 팀원들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반면 손흥민 선수는 박지성 선수에 비해 자유롭게 행동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스타일이다. 경기 중에 동료에게 어필을 하거나 언론을 통해 자유롭게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90년대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낀대를 태어난 연도로 따지면, 586세대와 90년대 MZ세대에 사이의 어중간한 세대에 해당한다. 기존 586세대인 50대처럼 낀대는 여전히 전형적인 모습으로 성공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조직에서도 충성심을 인정받으면서 가정에도 충실하려고 하는 점이 50대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소위 우리나라 잘나가는 대기업에서 30대의 젊은 인사를 CEO로 임명하는 일이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고, MBTI 테스트 결과를 서로 공유하는 것처럼 MZ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586에서 MZ세대로 넘어가면서 낀대가 '패싱'된다는 의미에서 책의 제목을 '낀대패싱'이라고 지은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마지막에 '낀대'의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디지로그 세대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 아날로그 질서와 디지털 전환을 이어주는 어탭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닐로그 세대인 586과 디지털 세대인 MZ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낀대에 대한 설명과 함꼐 20대 남성, 여성 간의 성향 변화에 대한 내용도 통계학적인 분석을 통해 설명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다양한 이슈때문에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20대 남성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제 3·9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대, 30대 끼리 싸워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왜 이렇게 아둥바둥 싸워야 할까.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국민이 성별, 소득,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멋진 국가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런 국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 ​​






p.8

앞서 이준석을 낀대라고 소개했듯, 이 책에선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 간극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로 '낀대'를 제시한다. 낀대는 대체로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을 뜻한다. 물론 태어난 생년 자체가 낀대를 정의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우리가 써왔던 X세대와 MZ세대에 중첩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생년의 대략적인 경계를 정했다. 정확히 말하면 낀대는 위로는 586에 치이고 아래로는 90년대생에 낀 샌드위치 세대다.

p.43

낀대는 50대와 조직생활에 한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낀대는 여전히 전형적인 모습의 성공을 꿈꾼다. 기존 방식으로 조직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적지 않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도 있고, 국가에 대한 사명감 역시 가진 것이 일반적이다.

낀대는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동시에 가족도 잘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점에서 50대와 구분된다. 결국 낀대는 조직과 가정 모두에서 잘해야 한다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가진다.

p.51

세련되고 합리적인 모습을 갖고 있는 낀대가 어떨 때 꼰대로 평가받는지 살펴보자.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979명을 대상으로 2021년에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이 꼽은 최악의 젊은 꼰대로는 '자신의 경험이 전부인 양 충고하며 가르치는 유형'(24.4%),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라고 하고 결국 본인의 답을 강요하는 유형'(18.6%), '선배가 시키면 해야 한다는 식의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유형'(14.3%) 등이 꼽혔다.

표현에 차이가 있지만, 결국 핵심은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상명하복을 강요하느냐, 의견 개진의 기회를 주고 결국 본인의 답을 강요하는 형태로 조금 더 돌려서 하느냐, 충고의 형태로 더 돌려서 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p.122

20대 남성에게 남성으로서 가족부양 등 책임은 여전한데 아버지 세대와 달리 취업 및 성공의 기회가 적은 것이 갈등의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또 지금의 50~60대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적어 남성이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취업시장에서 여성이 남성의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20대 여성들은 여전히 여성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남녀의 성 역할 분업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다는 인식이다. 즉, 남녀 모두 차별을 받는다고 느낀다. 이는 남성의 경우 여성할당제, 군복무 등 제도의 관점에서 불평등을 바라보고, 여성은 육아, 가사 등 사적 영역의 불공정함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준거가 다르기 때문에 타협할 수 없는 갈등 구조에 놓여 있다.

p.174

언론은 앞다퉈 가상자산,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큰돈을 번 파이어족을 소개한다. 그러나 실패한 다수의 사람은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다. 성공한 파이어족은 마치 자신이 투자 고수인 양, 엄청난 절약과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된 양 수 많은 말을 늘어놓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운 좋은 투기꾼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실제 성공한 파이어족도 아니면서 파이어족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성공을 과장하여 책이나 유튜브 채널을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파이어족을 자칭하는 것에 불과하다. 한편 언론에 소개된 파이어족 성공 사례 중에서도, 과장이나 홍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자세히 살펴보면 단지 하는 일의 종류나 형태만 바뀌었을 뿐 은퇴를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p.236

우리에겐 아날로그적 다양성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상대방의 의견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것일 뿐이라는 '오픈 마인드'가 길러진다. 개방과 관용의 정신이 체득돼 있어야만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이를 기르기엔 각 개인이 경험하는 디지털 세상은 너무 편향돼 있고 폭력적이어서 적합하지 않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