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파이코노믹스 -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
알렉스 에드먼스 지음, 송정화 옮김, 이우종 외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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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에드먼스 <ESG 파이코노믹스>










1부에서는 기업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이 왜 이윤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어떻게 파이를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사례들을 들어가며 설명한다. 3부에서는 파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 4부에서는 파이를 키우는 아이디어가 국제교역, 인간관계, 리더십 같은 더 넓은 맥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논의한다. 


최근 기업의 경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ESG 파이코노믹스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파이 키우기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기업 활동에 있어 주주 가치와 사회적 책임은 대결적인 구도로 맞서 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이 이윤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기업보다 훨씬 더 높은 이윤을 장기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 대표적인 회사로 애플을 언급한다. 애플이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는 디자인에 1달러를 투자하면, 1달러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경우 또는 비닐봉지에 세금을 매기라고 촉구하며 그린피스에 1달러를 기부하는 것보다 환경보호에 훨씬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애플은 사무실, 매장,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쓸 정도로 환경보호에 매진하고 있으며 HIV, AIDS를 근절하기 위한 프로젝트 PRODUCT RED를 통해 사회적인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매년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정 기준에 충족되는 지원자를 선발하여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비전공자가 단기 프로그램으로 실질적인 업무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프로그램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또 하나 드는 의문점이 있다. 이윤을 많이 내는 기업만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 


저자는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사회적 책임을 지면서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1978년 작은 제약회사였던 머크는 서아프리카의 강변실명증이라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멕티잔(이버멕틴의 브랜드) 개발비에만 수백만 달러를 썼다. 서아프리카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원주민들은 돈을 주고 멕티잔을 살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자금이 필요하자 CEO 로이 베젤로스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한다. 기업이 휘청할 수도 있는 발표였지만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어 오히려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이 몰려들었고 머크는 오늘날 2,00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제약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드라마틱한 성공을 거두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긴 한다. 그냥 좋은 사례로만 참고하면 될 듯.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 좋은 책인 것 같다. 외국인 저자지만 애플과 같이 익숙한 기업의 사례를 재미있게 소개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기업인 대우도 언급되는데 사회적 가치를 파괴하는 확장 경영 사례로 소개되어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임직원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p.11

이 책은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결국 기업의 파이를 키우고, 궁극적으로 재무적 이윤도 창출한다는 이론과 실제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기업의 존재론에 관한 성찰이 주주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전개지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이행 추세가 주주자본주의의 전적인 폐기를 의미하는 것처럼 논의되는 것은 설익은 강변에 가깝다. 이 책은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포용적이고 통합적인 논의를 제공한다. 

p.16

비즈니스는 '제로섬 게임'이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CEO는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으로 사회로부터 이익을 취한다. 역으로 우리는 기업이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이윤을 단속해야만 한다. 공정한 분배가 중요하지만 기업을 개혁한다는 것은 단지 파이를 재분배하는 것만이 아니다. 개혁을 추구하면 이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p.17

이 책에서 나는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비즈니스와 사회는 적대관계가 아니다. 기업은 주주, 사회 모두를 위해 존재할 수 있다. 파이 키우기 사고방식은 파이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직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기반으로 장기적 관점에 집중할 때 주주, 노동자, 고객, 공급자, 환경, 지역사회, 납세자 등 모든 사람의 몫을 키우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를 위해야 하는가, 이해당사자를 위해야 하는가 사이에서 양자택일할 필요가 없다. 투자자와 사회 모두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윈-윈 사고방식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p.26

● 임원은 보수(Compensation)을 받는다. 이 용어는 임원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하여 열심히 일할 '내적 동기'가 없다는 것을 가정한다. 그러나 리더는 잘한 일에 대하여 사례(Reward)를 받는다. 실종자를 찾는 것과 같이 본질적으로 바람직한 것에 대해 적절한 사례를 받는다. 


● 종업원(Employee)이라는 용어는 계약상 고용주의 요구를 따라야 함을 내포한다. 반면 동료(Collegues)는 추진하는 일에 함께 힘을 쏟아 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성공을 나누는 주체를 말한다. 


● 소비자(Consumer)는 상품을 한 번 소비하면 사라진다. 반면 고객(Customer)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는 주체다. 


● 주주는 기업의 주식을 수동적으로 보유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투자자는 적극적인 모니터링이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활동으로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투자해야 할 책임이 강조된 용어다. 

p.45

나는 이 책에서 '파이 키우기'의 의미를 잘 표현하기 위해 '파이코노믹스'라는 새로운 용어를 쓸 것이다. 파이코노믹스는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접근방식'이다. 파이코노믹스도 투자자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파이코노믹스 관점에서 기업은 투자자에게 이미 존재하는 파이의 큰 조각을 주는 것뿐 아니라 파이를 키워 투자자를 이롭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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