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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 예수님의 심장
하재성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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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재성 교수는 본인 스스로 지은이의 말에서 밝히듯 신약학을 먼저 공부하였다. 그런 그가 상담학을 다시 공부하였고 지금은 모교에서 상담학 교수로 봉사하면서 이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왜 신약학이 아닌 상담학을 공부하게 되었는가를 이렇게 말한다.

저는 마치 중독에 걸린 것처럼 예수님의 인격에 반했습니다.”

이 고백은 독자로 하여금 몇 가지 질문을 품게 한다. 그가 말하는 예수님의 인격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예수님의 인격이 얼마나 좋으면 전공을 바꾸게 된단 말인가? 이 책은 마치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가 경험한 예수님의 인격 긍휼을 주제로 독자들에게 풀어 놓는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장르는 매우 독특하다. 이 책을 장르상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분명한 것은 저자는 목사이지만 이 책은 설교집이 아니다. 설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면이나 적용이 매우 드물다. 인기 설교가들의 소위 복타령도 이 책에는 없다. 그저 그가 성경을 통해 발견한 예수님의 긍휼을 때로는 속삭이듯 때로는 감정에 격하여 감탄하며 세세한 표현으로 옮겨 놓았다. 저자는 신약학을 공부했지만 이 책은 신약 해설서가 아니다. 또한 저자는 상담학 교수이지만 상담에 대한 이론이나 강의를 목적으로 이 책을 기술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장르에 속할까? 독자로서 나는 이 책을 신앙고백으로 분류하고 싶다. 왜냐하면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긍휼에 풍성하신 예수님은 이런 분이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 장마다 예수님은 이런 분임을 요약하고 정리한다. 그러니 이 책은 신앙고백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예수님을 주목하게 하면서 동시에 2가지 선물을 간간이 제공한다. 하나는 신약에 대한 공부이고, 또 하나는 상담에 대한 조언이다.

저자가 신약학을 공부하였으니 당연히 그의 책 내용 가운데 그 흔적이 있다. 요한복음의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요한복음이 지닌 해석의 어려움을 간명하게 소개한 것은 배운 것을 쉽게 전달하였을 뿐, 전공자의 모습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같은 신약학 전공자의 흔적을 내가 파악하기로 대략 17-18군데에서 찾았다. 이런 부분을 찾아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이 책 안에는 상담가로서의 흔적도 매우 많다. 이 책은 여러 곳에서 상담에 관한 팁을 제공한다. 강요된 침묵은 화병과 우울증을 낳는다는 조언에서부터 주님의 치유는 전인적인 치유라는 설명까지 상담에 대한 조언을 매 장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상담의 혜택은 저자가 인용하는 예화에서 맛볼 수 있다. 출처도 모를 무용담을 늘어놓는 그런 예화가 아니다. 대부분의 예화들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실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일종의 케이스, 실제 예인 셈이다. 이 같은 케이스들은 저자의 말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그림과 같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감성이 풍부하고 사건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던 친구가 그 현장을 보지 못한 동료를 위해 사실감 있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 느낌을 풍성하게 품었다. 등장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심리 묘사는 저자가 상담가임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는 호사를 누린다.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바로 이 점이다. 이 책은 매우 철저하게 예수님 이야기만 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에는 복음서의 이야기들이 다수 등장한다. 몇몇 구약의 이야기들을 빼고 나면 절대 다수가 신약 본문인 점도 예수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이야기 가운데에서도 주님의 마음에 집중한다. ‘예수님은 이런 분이다는 이야기를 14편에서 일관되게 한다. 마지막 3개의 장 - 12장 믿음, 13장 나는 아닙니다, 14장 감사로 드린 심장 - 에서 예수님의 긍휼 앞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를 덧붙였다.

그렇게 보자면 예수님만 이야기한 것이다. 단 한 번도 이 책은 그러므로 이렇게 살라 말라지 않는다. 그저 긍휼을 베푸시는 주님과 그 긍휼을 갈망했던 사람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 담백한 설명이 저자의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주님의 긍휼을 나도 갈망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내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그래 긍휼하신 주님께 나아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이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저자가 고도의 숙련된 상담 경험으로 이 책의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고 느낀다. 매우 자연스럽게 예수님께로 이끄는 힘.

이 책은 또 한 번 신기한 능력을 드러낸다. 독자들을 예수님으로 이끈 다음, 예수님 앞에서 독자들은 경건의 자리로 나아간다. 예수님의 모습 앞에서 스스로 깨어지고, 스스로 회개하며, 스스로 주님을 주인으로 고백하는 경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동안에 상한 마음은 치유되고 경건의 능력을 덧입은 새로운 출발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영성이란 단어보다 경건을 택한 개혁주의 상담의 차별성이라 할 때 이 책은 그 차별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 책이 보여주는 흐름을 보라! 저자가 상한자들을 주님께로 이끄는 것을 목회자로서 깊이 동감하고 따르고 싶다. 설교자로서 이 책 앞에서 질문을 받게 된다. “너는 얼마나 절실하게 예수님을 드러냈는가?” 단지 예수님만 소개해도 영혼의 만족과 소생함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긍휼하신 예수님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 칭찬하고 싶다.

모든 책이 그렇듯 아쉬움도 있다. 나는 2가지를 말하려 한다. 첫째는 이 책에서 저자의 신앙고백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전공을 바꾸었다면 저자가 만난 자신의 감격을 이 책에 담을 수 있었을 텐데. 만약 그 이야기를 했다면 그것은 아마도 가장 강렬한 케이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는 나도 너도 아닌 3인칭 주인공들만 등장한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중간 부분까지 상담의 조언과 성경 해석, 심리적 해석과 성경 교훈 사이에 절묘한 균형이 유지된다. 그러니까 예수님 이야기를 중심으로 좌우로 선물들이 즐비한 형태라면 하반부로 갈수록 전반부와 다른 성경 해석적 면들이 강조된다. 어떤 면에서는 해석과 설교 사이쯤 되는 다소 딱딱함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3개의 장에서도 믿음과 겸손 그리고 감사를 요청하는 그 즈음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나왔더라면 정말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둘째는 사마리아 여인에 대한 성경해석 문제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요한복음의 시간 이해를 유대시간으로 보고 해석한다. 그리고 여인에 대해서도 여인의 부끄러운 행동을 문제로 주목한다. 만약 요한복음을 유대시간으로 해석하면 요한복음이 설명하는 나머지 사건들, 예컨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시간은 전혀 맞지 않는다. 요한복음 주석가들은 요한복음이 로마시간으로 쓰였다고 말한다. 사마리아 여인에 대한 이해도 좀 더 연구했으면 한다. 중동의 남성 우월적 성향과 이혼에 대한 문화 이해, 특별히 비참하기 그지없는 여성인권 현황을 좀 더 고려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예수님을 보게 했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예수님 앞에 서게 한다. 긍휼에 풍성하신 주님, 저를 불쌍하게 여겨 주십시오. 그 고백을 나도 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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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배우기 - MTB 전국가대표 선수 출신 전문가에게 배우는 자전거의 모든 것
권영학 지음 / 크라운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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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나온 자전거입문서입니다. 하지만 구입하고 가장 많이 후회한 책입니다. 내용은 적으며, 구성은 산만합니다. 지인들에게는 다른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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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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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 필요없는 좋은 책... 많은 생각의 씨앗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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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가계부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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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별로 수익모델 분석은 좋은시도이며 가능한 쉽고 내재적 고민까지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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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의 기술 - 한 장으로 끝내는 천재들의 사고법, 마인드 맵
드니 르보 외 지음, 김도연 옮김 / 지형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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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맵을 잘 설명하고 조금씩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다만 교재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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