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함 오렌지를 씹는듯한 느낌의 추리소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ㅣ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책표지만 봤을땐 뜨악했지만 2011년 서점대상 1위작 이라길래.. 주저없이 책을 구입했다..
서점대상의 책들.. 은근히 깊고..
더한 장점은 노골적으로 재밌다는것.. 그만큼 서점대상책에 대한 나의 신뢰는 깊고도 넓다..
 

음.. 역시 서점대상작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형식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편집인데.. 그 좋아하지 않음을 상쇄시킬만큼.. 이 책은 장점이 있었다..
내가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책이 깊어지기도 전에.. 후딱후딱 끝나는 아쉬움인데..
이책은 그 후딱후딱 끝남을 절묘한 흥미로움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책의 장점은 캐릭터의 독특함이다..
사건일선을 뛰는 형사가 재벌 2세라니..
또한 그 형사의 문제를 풀어주는 사람은 그집 집사인 가게야마인데.. 이 사람은 그저 자기네집 아가씨인 레이코의 이야기만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그렇다보니 책을 읽는 사람의 의식을 벼락같이 깨우는 놀라운 추리기법은 없는대신..
그 사건을 풀어나가는 기발함이 그속을 메꾼다..

 
가령..
여섯개의 이야기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
첫번째 이야기인 '살인현장에서는 구두를 벗어주십시오' 인데..
구두를 신은채 방에 죽어있는 피해자를 보면서..
이 사람은 어디선가 죽임을 당한채(구두를 신었으니까!!) 왔을꺼라고 짐작을 할때..
우리의 탐정이
왜 이사람이 부츠를 신은채 죽었는지 밝혀내는 부분에선
뭐랄까... 생활밀착형 탐정소설이구나.. 누구나 아는것이지만.. 그걸 소설의 소재로 써먹을 생각을 못할때 이런걸 끌어와 소설로 썼구나..
작가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하면서..
이 작가를 무조건 좋아하기로 마음먹었을 정도다..
그만큼 재기가 반짝거리는 작품.. 

  

누가 누가 더 기발한 추리기법을 발명해내나..
누가누가 경천동지할 반전을 만들어내나.. 수많은 추리소설들이 그것들에 몰두할때..
이 소설집은 그런것과는 조금은 다른곳으로
틈새추리소설을 공략했다는 느낌이다..

 
충분히 서점대상 자격이 있는작품..
상큼하고 신선해서..
난 이 소설집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