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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에 한번쯤은 들르는 싸이트에서 뭔 얘기끝에 이책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요..
의외로 여러사람이 추천하는 분위기더군요..
그동안 이책에 대한 얘기를 은근히 들었던터라.. 호기심은 갔지만.. 요사이 한국소설 성공한것이 없어.. 그저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요..
오~ 아주 대박이네요..
아직 1월 이지만.. 두말할 필요없는 2010년 올해의 책이예요..
웃다가 울다가..
찌르르 아픈가슴 쓸어내렸다가다가.. 목구멍 저 어디선가 치솟는 뜨거움을 꾸욱 삼키다가..
내가 좋은책을 만났을때.. 나타나는 증세가 아주 종합적으로 나타나 주시네요..
특히 주인공인 동구가 박영은선생님의 소식을 주리삼촌으로 듣는 장면에선.. 도무지 눈물이 솟고 가슴이 아파서.. 책을 읽을수가 없더군요..
역사의 무게가 내 어깨위에 얹혀지는 느낌이지요..
응.. 박선생이 할머니 보러 고향에 가나보다.. 그래 소설에 보면 할머니랑 각별한 사이라고 했지..
그냥 무심코 넘어갔던 장면이였건만..
생신날이 하필 19일이란것이 나중에서야 아프게 박히네요..
소설은 저자의 데뷔작이라는데..
이야기 자체가 무척 흥미로워서 빠져들면서 읽어내려갈수 있는데..
이야기에 작가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매끈하게 비벼놓네요..
더불어.. 소설속 사람들이랑(혹은 책을 읽는 나랑)은 상관없을 듯한 역사를 아프게 상기시킵니다..
날설은 정치적구호나 신념을 소리높여 외치치 않음에도.. 소설을 읽는내내 역사의 무게에서 자유롭지 않지요..
이런 소설의 속깊음이 참 좋아요..
또한 인간에 대한 예의내지는 미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이 역시 이야기결에 묻어놓기에..
그냥 난 재미난 소설을 키득거리면 읽었을뿐인데.. 나란 사람이 웬지 한뼘은 깊어긴듯한 느낌에 아득해지네요.,.
사람이 힘들때 받고싶은건 충고가 아니라.. 공감이죠..
아이의 어떤행동이나 말도 무조건 공감해라..하는건 유명한 육아서적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박영은선생과 동구의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마음씀을 배우게 되네요..
공감의 힘.. 진심을 담은 칭찬의 힘.. 같은거요..
내방식대로가 아니라.. 그사람자체를 그대로 이해하면서.. 변화시키는 힘이 박선생의 강점이죠..
어딘지 모자른듯한 소년의 성장기.. 이다보니..
책을 읽는내내 비숫한 느낌의 책인 <완득이>가 떠오르고.. 그책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소설의 깊이에 비하면.. 그책은 게임이 안되더군요.
완득이가 변죽만 울렸다면..
이책은.. 한없이 깊은시선으로 이들의 성장을 따뜻하게 어루만집니다.
덧 1>
소설의 완성도를 깎아먹는정도는 아니지만.. 옥의 티가 있네요..
동구가 탱크구경을 하기위해.. 내려가는데(1979년 중앙청앞에 왜 탱크들이 모여있을까요.. 음.. 그것도 추운 12월에..)
주리삼촌을 만납니다..
탱크구경을 하러간다고 할수없어 둘러댄다는 것이..
"경복초등학교 앞에서.... 문방구앞에서......" 하죠..
아니 이런 기본적인 실수를..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는 과도기적 상황도 아니고.. 초등학교로 바뀌기 무려 십오륙년전 이야기인데.. 무슨생각으로 초등학교라고 썼을까요..
그것도 이후 서너번이나 나오거든요..
79년은 경복초등학교가 아니라.. 경복국민학교죠..
덧 2>
원래 내용과 상관없는척 하며 은근히 역사를 밀어넣는 인상적인 작품으로는
영화 <스카우트>가 있죠..
공교롭게 두 작품다 광주가 배경이 되는데.. 이소설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이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도 영화,<스카우트>도 둘 다 참 완소입니다..
덧 3>
띠지를 보니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라고 나오네요..
한겨레문학상.. 은근히 재밌고 좋은작품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