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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 책은 문장 깔끔하면서
그속에 감정을 슬쩍슬쩍 묻어두는 솜씨가 일품이지요..
문장은 가벼운데.. 그 문장이 풍기는 아우라는 만만치 않습니다..
추리소설을 제외하면.. 거의 한국인이 선호하는 일본소설가 5위안에는 너끈히 들껄요..
전에 통계를 낸 신문을 보니..
이 작가의 <공중그네>가 대학 도서관대여 1위라고 떴더군요.. 사실 이건 좀 당황스럽지만요 (그래도 좀더 인문학적인 책이 윗순위에 있길 바랬는데..)
아.. < 공중그네>가 결코 질떨어진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물론 오쿠다 히데요의 최고의 책은 <남쪽의 튀어!>지요..
이책 진짜 강추!! 입니다..
이소설 <걸>은
제목과 표지그림만으로는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니죠..
전형적인 칙릿 소설로 보이는데다..
걸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벼움..이 참 싫어서요..
글 잘쓰는 누가 추천해줘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그냥 보통이네요..
중년의 남자작가가..
30대 여성들이 주인공인 소설을 쓴것이 특이했고.. 제법 공감가는 내용이 보이긴해도..
단편으로 이루어진 다섯편의 소설의 마무리가 좀 급격하단 인상을 받았지요..
사실.. 다섯편의 소설은 앞의 몇문장만으로도
계속 읽고싶은 생각이 들만하게 매력적이고..
중간과정은.. 여자들의 치열함에 공감도 되고.. 응원도 하면서.. 어떻게 끝이날지 흥미진진한데..
마무리는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만큼 모든것이 순조롭게 풀리네요..
나를 씹었던 나이많은 부하직원은 나에게 사과하고 (히로)
독신녀 vs 애있는 이혼녀는 느닷없는 동지의식을 느끼고 (워킹맘)
잘릴까봐 전전긍긍했던 회사에선 나에게 행운을 주고 (아파트)
철없어 보였던 선배의 삶이 별안간 멋지게 묘사되고( 걸)
전개과정이 워낙 치열해서<--- 작가의 필력이 한몫하죠
마치 나의 일인양.. 흥미롭게 지켜보게 되는데..
여자의 삶의 고달픔에 다가서는듯 보이지만.. 진짜 쓴맛은 실짝 피해가는통에..
알맞게 쌉쓰롬한 소설이 되어버리네요..
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한결 쓰디쓰다는 거..
결론의 급격한 해피엔딩만 아니였다면 훨씬 의미있는 소설이 되었을꺼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