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의 야회 미스터리 박스 3
가노 료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휴우~
책을 다 읽고나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요..
글자가 작고 책이 두껍긴해도.. 그래도 한권인데..
읽고나면.. 한 댓권짜리 장편대하소설을 읽은 기분입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그 두꺼운 세권짜리 <모방범>정도랑 읽은 느낌이 비슷해요.. 그만큼 책읽는 호흡이 길다는 얘기..


책뒤를 보면..
6년여에 거쳐 집필을 했다고 하는데.. 진짜 6년정도 책 써야할것 같아요..















 

 

두께도 두께지만..
진짜 우리가 범죄소설에 기대할만한거.. 범죄소설의 서브장르는 다 포함시킨듯해요..
그러니 책 잘 안읽는 사람같으면.. 이책 한권만 읽어도.. 일년치 독서는 다 끝냈다는 포만감을 가질듯도 하죠..
범죄심리같은것까지 깊숙이 들어가는데..
디테일까지 강한지라.. 작가의 폭넓은 취재노력을 알수 있어요..
또 단순히 취재로 끝내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푹 익혀서 자신의 소설안에 녹여낸 솜씨가 보통이 아니더군요..
취재를 얼마나 꼼꼼하게 했는지.. 가끔은 이 작가가.. 자신의 취재력을 자랑하고 싶어하는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또 한권이지만.. 워낙에 방대하고 깊게 이야기를 풀어내는지라..
등장인물도 많고..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많아서..
어느때 이사람의 전사가 어떻게 되더라.. 기억을 더듬기까지 해야했죠..
다만.. 한가지 흠이라면..
작가가 이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지친건지..
초중반 대단한 필력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은것에 비해.. 결말이 약하더군요..
이 소설의 장점이라면.. 범죄에 관해 플롯만으로 끌고간것이 아니라 범죄자의 심리까지 치밀하게 들어간 것인데..
가장 결정적으로 열쇠를 쥔 사람인 '투명한 친구' 에 대해서는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네요..
어릴적 생긴 트라우마로 이꼴이 되었다.. 는식의 도식적인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6년간 이책을 끌어오다보니 작가가 지친껄까요...????


이 소설의 장점이라면.. 묘사가 치밀하다는 것이겠죠..
킬러와 형사가 주인공이다보니 총격전이나 싸움에 관한 장면이 많은데..
총격전일때는 진짜 머리속에서 총알이 핑핑하고 날라다닙니다..
소설묘사 그대로 영화장면으로 써도 좋을만큼.. 묘사가 좋아서..
그 상황 그대로 눈앞에 재현이 되지요..
또한 범죄소설임에도.. 여러가지로 읽을수가 있지요..
주인공인 오코우치형사의 성장이야기로도 읽혀질수 있고..
소년범에 대한 법률적 취약성에 대한 사회비판소설로도 읽혀질수 있습니다..
또한 아내를 잃은 고독한 킬러의 애틋한 순애보로도 읽혀질수 있지요..
혹은 경찰과 폭력단의 유착이라는 사회적구조악에 대한 고찰물로도 읽혀질수 있습니다..
아.. 또하나.. 스나이퍼와 부인의 성장기를 묘사하면서.. 일본역사의 어두운 면까지 들여다봅니다..
<--- 소설덕분에 '72년 오키나와반환'이라는 역사적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일본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잘 알려주신 정수님께 감사~~
워낙에 여러이야기를 묶어놓은지라 읽고나면 참 뿌듯합니다..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 하나..
주인공인 형사의 사촌형으로.. 엘리트경찰인 나카조노가 나오죠..결국 사회악 속에 톱니바퀴로 소모되다가 자살하는 인물인데..
웬지 '아베 히로시'가 자꾸 떠오르네요..
나카조노의 부분을 읽을때면.. 바로 눈앞에서 그대로 아베 히로시가 연기를 하네요..
다른 캐릭터들은 다 그냥 소설캐릭터였는데.. 나카조노만은 왜 그랬을까..? 이미지가 잘 맞아서 그런건가...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 둘..
프로스나이퍼인 메도리마..
캐릭터자체가 참 멋지네요.. 2년간 살았던 자기집의 지문의 위치까지 다 기억할만큼 냉철한 킬러지만..
결국 사랑때문에 모든걸 다 잃습니다..


이 두 캐릭터는 소설속에서 다 목숨을 잃는데..
왜그렇게 마음이 아프던지..







(스포일러~)







난 사실 '투명한 친구'가 맥거핀으로 쓰인줄 알았어요..
워낙에 가려진 존재이고 심리학자인 다이야 게이코의 입에서 투명한 친구에 대해 언급이 나올때
이사람은 끝까지 언급만 될뿐.. 결국 범인은 변호사인 나카조일꺼라고 생각을 했는데..
진짜 '투명한 친구'란 존재가 있었고.. 그사람이 배후조종자가 맞네요..
사실 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할때.
결국 이소설은 스나이퍼인 메도리마와 변호사인 나카조 겐이치의 한판이 이 소설의 핵심이자 대단원일꺼란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다 소설 중간.. 나카조가 메도리마의 총에 맞고 죽었을때야.. 이제부터 투명한 친구와 메도리마와 진짜 한판이 벌어지나보다..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위에도 써듯이.. 이 소설의 진짜 괴물은 '투명한 친구'인데..
앞의 치밀한 이야기 전개에 비해.. 투명한 친구를 간단하게 넘어가버린 부분은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죠..
그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사람들을 세뇌할수 있었는지..
나카조와 투명한 친구간의 관계는 어떤건지.. 좀더 알수있었으면 재미있었겠다 싶었지요..
또 마지막 메도리마와 투명한 친구가 붙는 장면에선..
메도리마가 눈까지 잃으면서 총을 쏘는 장면은 마치 예전 홍콩영화를 보는듯 비장미에 장르적 즐거움은 있었지만..
소설 앞부분에서 쌓아놓은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장르적 즐거움에 올인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또하나..
난 소설초반을 읽을땐 메도리마가 범인인줄 알았죠..
메도리마가 범인..이라는데 너무도 확실하게 심증을 굳혔는데.. 알고보니.. 엉뚱한곳에 삽질한셈..
나름 추리소설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곳에서 삽질하는 버릇은 여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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