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한마디로 트릭에 의한.. 트릭을 위한.. 트릭의 소설입니다..
이는 '본격추리 소설'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책은.. 그 특징을 극점까지 끌어올렸더군요.
그러니 이 책은 모두에게 베스트로 꼽히기엔 어려울듯 보입니다..
추리소설의 장르적 즐거움은.. 역시 트릭이지..하는 사람에게는 지독한 환대를 받을테고..
트릭보다는.. 그 소설의 전체적인 아우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냉대를 받을만한 소설이.. 바로 이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지요..
책앞의 '시마다 소지'의 소개를 읽어보니 '추리소설 이론가로도 이름이 높다'고 나와있던데..
이론가로서 이름이 높다..는건 작가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듯하죠..

 
시마다소지라는 작가의 창작과정을 지켜본적은 없지만..
짐작컨데..
이 작가는 '트릭을 먼저 발명'해낼것 같아요..
트릭이라는 거대한 줄기를 보여주는 한과정으로 이야기를 짜넣는것이지요..
그러다보니..
혀를 내두들만한 트릭이 있고.. 그 과정의 치밀함은 이루말할수 없지만..
이야기랑 잘 비벼지지 못하는지라.. 소설적 감흥은 부족합니다..
이는 '신본격'이라고 불리는 작가나 작품이 대부분 가지는 특징이기도 하죠..
이야기가 모두 트릭을 보여주는데.. 소비 되어 버리는 느낌..
그러다보니.. 왜 살인이 일어났는지.. 개연성을 느끼거나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살인의 이유라는것이 사실.. 뭐 그렇게까지.. 할만큼 미비하고 억지로 짜맞춰졌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작가도.. 트릭을 보여주는데 힘을 들이고나면.. 자 이제됐지.. 난 물러간다.. 그러는듯해요..
트릭을 짜는 노력의 반만이라도.. 이야기를 짜는데 들였다면..
아마도 훨씬 나은 소설이 되었을겁니다..
또.. 스포일러가 되기때문에.. 자세하게 말하긴 어려워도..
책을 다 읽고나면.. 범인에게 이렇게 속삭여주고 싶지요..
"그돈과 노력이면 그냥 킬러를 고용하지 그러쎘어요..???"

  

그래도..
<점성술 살인사건>이후 다시 만나는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는.. 친구를 다시 만난듯 반갑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명탐정이라고 해도 그렇지.. 중간이후에 쨘하고 등장해서는 후다닥 문제를 해결해버리는건 좀 그랬지요..
이전의 책인 <점성술 살인사건>때는 그래도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계속 나오기에 같이 그 사건을 풀어가는 맛이 있었다면..
이책에서의 미타라시는..
내가 원래..한번만 보면.. 다 알거던.. 수준이네요..
 오히려.. 책읽는 내내.. 마음을 뺏긴건..
'기울어진 저택'이 있는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의 풍경이지요..
일본이 워낙에 긴나라라서  아래는 아열대(오키나와)부터 위로는 아한대(홋카이도)까지 다양한 기후를 보여주는곳으로 알고 있는데..
이 기울어진 저택은.. 홋카이도에서도 가장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지요..
창밖에는 한없이 눈이 내리고 <--- 클로즈드 써클의 전형적인 무대죠^^
창을 열면.. 유빙이 흘러다니것을 볼수있는곳.. 생각만으로도 머리속이 서늘해지는 느낌이예요..
아.. 가보고 싶어라..
물론 뼈속까지 시린 추위는 감당할 각오는 해야겠지만.. 



유빙사진이라네요.. 떠도는 사진 퍼온것 

  

 

 


(스포일러)

 

이 소설의 첫번째 피해자는 의외로 별로 존재감이 없는 운전수인 '우에다 가즈요'입니다..
도무지 그사람이 죽을 이유가 없어보이기에.. 경찰들은 굉장한 고심을 하고.. 읽는 독자들도 혼란스러워 하지요..
별 이유가 없는 사람이 왜 첫번째 희생자가 되었나..?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인데..
그냥 진짜 별 이유없이 살해당한거네요.. --;;;
두번째 희생자인 키쿠오카를 죽을 기회를 새치기 당할까봐.. 우에다를 죽였다니..
이 무슨 김밥 옆구리터지는 소리인지.. 쩝..
또.. 위에도 썼지만..
사람하나 죽이자고.. 그토록 어마어마한 노력과 돈을 들여.. 집을 짓다니..
그 정성으로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자면.. 아마도 100가지는 생각해낼수 있겠어요..

  

아..또하나..
운전사인 우에다 가즈요는 다잉 메시지를 남기고 죽습니다..
그런데.. 그 다잉메시지가 일본어라는거..
일본어를 아는 사람도 미처 눈치채기 어려운 것을.. 일본어를 모르는 나같은 사람은 절대로~~ 모른다는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