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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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으로 '아야츠지 유키토'책은 3권째 읽게되네요..
비교하는 못된 버릇을 발동해보자면..
역시나.. 혹은 아직은..
<시계관의 살인>이 이 작가의 책에선 제일 좋아요..
한 작가의 글답게.. 소설속의 흐르는 정서.. 형식 같은게 비슷한데..
시계관..이 그런걸 정교하게 짜 놓았다면.. 이 소설 키리고에..는 자기만의 형식의 늪에 갇혀버린 느낌이지요..
이런식의 본격추리소설 장점이자 함정은..
소설안에 짜놓은 트릭이 완벽한데 비해.. 그안의 사람의 모습은 희미해져 버리는 것인데..
키리고에..란 소설이 그렇습니다..
트릭짜기에 몰두한 나머지.. 나머지 상황엔 감정이입의 여지가 없어요..
물론 트릭..은 이런 장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만큼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직.. 트릭..만이어서는 곤란하지요..

이 소설은 사건의 전개에 상당히 공을 들입니다..
이런식의 소설이 가져올법한 상황을 총 출동시킵니다..
클로즈드 써클.. 살해할 동기를 가진듯한 등장인물.. 우연인듯 필연인듯 보이는 등장인물들간의  얽힌관게.. 노래에 따라 일어나는 비유살인..
사건이 날때마다 겹쳐지는 우연..
거기다..
웬만한 문화적 소양으로는 알기힘든.. 성명학이라든가.. 하는 전문적인 지식까지 늘어놓습니다..
사실.. 그나라 문화쪽에서 보더라도.. 전문적인 지식에 속하는거라..
우리같이 아예 문화자체가 다르면.. 책 진행시키기가 만만찮지요..
그런데.. 지난번 <점성술살인사건>도 그렇고 이번 <키리고에 저택의 살인사건>도 그렇고 전개때는 뭔가 알수없는 전문적인 지식이 막 늘어져있는데.. 정작.. 사건의 트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것이 특징이라 책 읽고나면 허무해지죠..
또.. 책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함인지.. 꽤나 느린 진행을 보입니다..
이렇게 느린 진행은..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 긴장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이 소설도 첫 살인이 늦게 일어나는지라..
도대체 사건이 일어나기는 하는겨~  몸을 꼬기까지 했지요..
이소설을 읽을때.. 하도 사람이 안죽는지라
옆에서 책 읽던 울집 10살 어린이에게 투덜댔더니.. 이책을 읽는내내.. 옆에서 걱정스러운듯이
"이젠 사람좀 죽었어..?"
"뭐.. 여태 한명밖에 안죽었다고?"
물어보더이다 --;;;



책 앞부분에 실린 키리고에저택 1,2층 평면도..
책을 읽을때면 이 부분을 아예 복합기로 복사를 해놓고 들여다보면서 책을 읽습니다..(지난달 새로산 복합기가 이런식으로 빛을 발할줄이야)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하면 좀 좋아..

 

 

 

(스포일러~) 

 

 

 

 

추리소설를 읽는 묘미중 하나가..
소설중간.. 알수 없는 우연.. 도무지 논리적으로는 이해되지않는 수수께끼..가
나중에 알고보니 치밀한 트릭의 일환이였다는걸 알게되면서.. 기분좋은 뒷통수를 얻어맞는것인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우연들
- 손님이 찾아오면 집이 저절로 움직인다거나.. 우연히 그 저택에 들어간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있는 물건이 있거나.. 심지어.. 그사람이랑 관련된 물건이 파손되면 그사람이 죽는다거나 등등 - 이 그냥 우연으로.. 진짜 우연으로 --;;; 끝나버립니다..
미스터리 심령소설이면 모를까..
뭔가 있을듯한 '우연을 가장한듯한 사건'이 '진짜 우연'이고 마니.. 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하나..
클로즈드 서클소설의 묘미는 등장인물이외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클로즈드 서클소설에선 우리외에 누군가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둡니다..
누군가 있는듯한 존재감은.. 소설에 상당한 긴장을 부여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을 보면.. 그것은 거짓임이 밝혀집니다..
(예를 들어..
<십각관의 살인>의 죽은걸로 되어있지만  살아서 이 모든 사건을 지휘하고 있을꺼라고 여겨진 등장인물이 나중에 보니 이미 죽은사람이였고
<점성술살인사건>의 경우도  책초반에 죽은걸로 되어있던 '헤이키치'가 혹시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여지를 책끝까지 끌고가지만 이미 죽은사람이란것 등)
사실.. '그 누군가' 있는듯 소설이 전개되면 긴장감은 최고니까요..
이 소설도 초반부터 '그 누군가' 있는듯 그려집니다..
헌데.. 진짜로 '그 누군가'가 여기서는 실제로 있고.. 극의 실마리를 푸는데 상당한 기여까지 합니다..
에잇.. 뭐얏.. 삐뚤어질테다..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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