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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가 유명한데..
누가 <시계관의 살인>을 추천하더군요..
<시계관의 살인>을 먼저 읽고 <십각관의 살인>을 읽었습니다..
십각관.. 이 저자의 데뷔작인 만큼 시계관..보다 먼저 쓰여졌지만..
내가 읽은건 시계관이 먼저지요..
소설의 주인공이 같은 사람이고.. 탐정역할을 하는 사람이 같은 사람인데다..
시계관을 보면 십각관얘기가 살짝살짝 나오지만..
십각관과 내용이 연결되는것이 아니라서.. 앞에나온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거나.. 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시계관을 읽고나면..
음.. 다른 관시리즈가 궁금해.. 내지는 적어도 데뷔작인 십각관정도는 읽고싶은걸.. 호기심이 막 발동을 합니다..
현재.. 관시리즈는 십각관과 시계관 <암흑관의 살인> 정도 번역되어 나와있나보더군요..
꽤전에 다른출판사에서 나온건 다 절판이 되었고..
새로 '한스미디어'에서 번역해서 내놓은것 같네요..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시계관..이 십각관보다 훨씬 두껍습니다..
책앞에 붙어있는건 집안에 남아돌아 굴러다니는 스티커..
분위기 맞춰 괜히 한번 붙여봤는데.. 어떻게 보면 마치 책표지의 한부분처럼 보이네요..
두권을 비슷한 시기에 읽다보니 아무래도 비교를 할수밖에 없는데..
단연 시계관이 더 치밀해서 더 재밌습니다..
두소설을 읽어보면.. 한사람이 지은 건물이란 소재를 빼면.. 겹치는 소재는 없지만..
틀은 많이 비슷하지요..
두 소설 모두 본격 추리극입니다..
두 소설 다 사건이 생기고.. 누군가 탐정역할을 하면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시계관 살인>의 경우 진짜 트릭이 엄청납니다..
나같은 사람은 대부분의 추리소설의 트릭을 못맞추기 합니다만..
진짜 내수준에선 도저히 상상조차 못할 트릭이지요..
막판 트릭을 읽으면서.. 으으윽.. 하면서 책상위로 팍 엎어졌어요..
(소설의 반전이나 트릭을 읽으면서 앞으로 팍 엎어졌다..는 내가 추리소설에게 최고의 경배를 바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어설프게 사회문제를 끌어들이지도 않고..
그안에 등장한 사람들의 심리묘사에도 썩 공을 들이지 않는..
책을 읽는 독자와 한판의 게임을 벌이는
그야말로 정통 추리소설이지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듭니다..
사실.. 추리소설은 뭐니뭐니해도 작가와 독자가 한판 벌이는 머리싸움이죠..
한눈팔지 않는 우직함이 이 소설의 장점일꺼예요..
일단 보통의 사람이 추리할만한 도식적인 해결이 먼저 나오는데 그걸로 끝나지않고..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이책의 묘미는 그 더나간 한걸음이지요..
시계관은..
도무지 짐작하기 어려운 반전의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상당히 구석구석 까지 공들였음을 알수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끼는것.. 우리가 당연히 알고있는 현실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까지 하지요..
소설중간..
우리는 시계에 의해 지배를 당한다.. 현실이라고 믿는 이세상에 대한 언급이 잠깐 나오는데..
"현실은 절대로 견고한 실체가 아니야.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사회라는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환상에 지나지 않아"소설을 다 읽고나면.. 왜 그쯤에서 그런 언급을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매트릭스의 세계랑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에반해 <십각관의 살인>은 시계관에 비해 습작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 책자체만 놓고보면.. 나름 괜찮지만..
시계관에 비하면 치밀하다는 느낌이 덜하지요..
물론.. 결정적인 마지막 한문장에.. 헉하긴 합니다만..
시계관이 앞으로 퍽~~ 쓰러질 정도라면.. 십각관은 흡~~ 하는 정도지요..(참 표현방법이 단세포적이기도 하지..)
또 시계관..이 탐정의 입을 통해.. 진상이 밝혀지면서 극의 긴장을 이어간다면..
십각관..은 범인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있어 긴장감이 덜하지요..
십각관같은 경우는 노골적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모티브를 따오면서.. 그 소설안에서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대해 언급을 하는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를 염두에 두는것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높여줍니다..
<그리고..> 를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리고..> 식의 이야기를 기대하는데.. 그걸 교묘하게 튀틀거든요..
같은듯.. 다른 이야기를 읽는것이 이 소설을 읽는 포인트입니다..
참고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
<십각관의 살인>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인형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
이건 시계관의 살인 뒤쪽에 저자 스스로가 정리해놓은것에서 발췌한거라 시계관의 살인이 마지막이고 이후에 <암흑관의 살인> 이랑 <흑묘관의 살인>쯤이 나온걸로 알고있습니다..
(아래 스포일러!!)-좀 웃기지만..
십각관을 다 읽은후.. 참.. 살인범 하기도 꽤 노가다다 싶지요..
웬만한 체력으론 못하지 싶은것이..
살인범 '반'은 섬안에서 살인은 하되.. 그에 걸맞는 알리바이도 마련해두어야 합니다..
새벽에 남들 모르게 살인하고 손목까지 자르느라 힘빼지..
낮이면 동료들과 신경전 벌여야지..
밤되면.. 보트타고 나와서 집에까지 오토바이 타고 가서 모습을 보여 알리바이를 만들어야지..
모습 보이고나선 1시간을 오토바이 타고와서..
보트타고 섬으로 돌아가서는(엄청난 체력이 소비되는)
새벽이면 또 사람죽이고 손목까지 잘라야지..
사실 사람들 다 죽이기전에 살인범이 과로로 죽게 생겼더군요..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