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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사다 지로..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책은 처음 읽네요..
소설은 백화점 여성복매장 과장인 쓰바키야마가 죽는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후세계를 그린다는것인 좀 생뚱맞긴하죠..
게다가 사후세계란곳은 현세랑 별 다를바 없습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면 극락왕생하기도 하고..
그곳의 공무원들은 무사안일에 빠져있습니다..
자신의 현세때 지은 죄에 대해 슬라이드필름을 보기도 하죠..
(곳곳에 스파이(?)가 침투해있어서 그사람의 생전의 모습을 찍는다는 설정은 우습기까지하죠..)
우리의 주인공 쓰바키야마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신의 모든 악행에 대해 해결이지만..
그는 자신에 덧씌워진 음행(?)의 죄가 누명임을 밝히고자..
또한 급작스러운 죽음때문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도 처리하고..
안녕이란 인사조차 못나눈 사람들을 만나고자.. 3일의 말미를 얻어.. 다시 현세로 돌아갑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신분을 눈치채게 해서도 안되고.. 사적인 복수도 안되고.. 돌아올 시간은 철저히 지킨다는 약속을 받고 내려가지요..
사실 여기까지의... 책의 도입부는 썩 만족스러운건 아니죠..
소설은 쓰바키야마를 중심으로..
야쿠자였던 다케다와
급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죽은 소년 세사람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그들은 진실을 보게 됩니다..
작가는.. 판타지라는 생뚱맞은 형식에..
진실함이 가득한 이야기를 풀어놓네요..
아귀가 맞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도 좋거니와
책을 읽다보면 문득문득 가슴속에 치솟아 오르는 무언가가 감당이 힘들만큼..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자극하더군요..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도 희생이라던가.. 배려라는 미덕을..을 속깊게 이야기해주고 있지요..
책중 몇쪽은 참 좋아서.. 접어놓기도 하고..
몇번은 속울음을 삼키면서 읽었지요..
하여튼 요사이 읽은 소설중에서 제일 좋네요..
사람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조금은 깊어지는 느낌..은 쉽게 얻어지는 경험은 아니죠
쓰바키야마 아버지의 대화중 이런게 있네요..
"그건 너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존중하기 때문이야. (중략) 몸이 불편한 사람도, 나이가 많은 노인도. 또는 나이가 적은 어린아이도, 그들은 모두 사회적 약자인긴 하지만 결코 인간적으로 뒤떨어진 사람들이 아니야. 인간들 사이에 강약은 있어도 우열은 없단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돌봐주는 사람의 의사가 아니다 본인의 의사야"( 253쪽~254쪽)
"어린아이를 소중하게 하라는건 개나 고양이처럼 귀여워 하라는게 아냐. 그 아이의 미래를 소중히 하라는 거지.
따라서 무턱대고 어린아이 취급을 하면 안돼. "(254쪽)
"음행이란건 결코 불륜이나 이상한 성행위나 금전에 의한 육체의 매매가 아닙니다. 자신의 행위에 의해 상대방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느냐.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대의 진심을 이용하지는 않았느냐. 이것이 바로 음행의 정의입니다'(372쪽)
사후세계를 다룬다고 했을땐..
막연히.. 자신의 지나간날들을 후회하며 착하게 살라..는 교훈을 주려는 글인줄 알았죠..
그런데.. 신의.. 희생.. 배려같은
어쩌면 고루한 단어가 여전히 우리를 지탱해주는 미덕이라는걸 알려주는 귀한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