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의 프로필을 훑어보니.. 70년생부터 83년생까지.. 비교적 젊은 나이들이죠..

제목에 '한국..'을 붙일만큼 대표선수들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적어도.. 한국추리소설의 미래를 가늠할 정도는 될줄 알았는데.. 세상에.. 이렇게도 형편없을 줄이야..
이정도가 진짜 한국추리소설의 미래라면..어둡다못해 캄캄할 정도네요..
어느글은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조차 민망할만큼.. 기본적인 글쓰기 호흡조차 안되어있더군요..
알라딘 블로거대상 5위쯤 되어있길래.. 최소한의 작품성은 기대하고 있었건만..
아마추어들의 동호회지 수준 정도의 이런 글을 가지고..
기성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한국 추리 스릴러..'니 뭐니 이름붙이는건 곤란하지 않겠어요..
(스포일러)

최혁곤, 푸코의 일생
일단 앞부분은 잘 읽힙니다.. 초반 문장이 추리소설로 꽤 박진감 있더군요..
허나.. 소설중간쯤.. 설마.. 작가가 바보가 아닌다음에야.. 이게 반전이겠어.. 했더니..
반전맞네요 --;;;
게다가 유기견을 자신의 은유로 사용하는.. 뻔함이라니..
이대환, 알리바바의 알리바이와 불가사의한 불가사리
맨처음 부분.. 뭔가 있는듯 소설은 시작합니다..
잡지의 연재식으로 문제를 내고.. 그 답을 독자에게 받아본다..는 발상은 재미있지만..
소설자체는 발상의 신선함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어릴때 문고본으로 읽던 어린이용추리소설스럽지요..
김유철, 암살
제주의 4.3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진 추리소설인데.. 역시 이것도 중간까지는 꽤 잘 읽히지요..
암살당한 박대령의 살인자가 누구인지 찾는과정을 그린 내용인데..
중간이후로 가면.. 추리소설의 기본이 안되어있네요..
극중반까지.. 그럴싸한 추리가 이어지는듯 하더니..
별안간 날아든 투서한장으로 사건이 순식간에 해결이 파바박~ 됩니다..
(우리의 작가님은 참 손쉬운 방법을 택하셨더군요)
범인을 잡기까지.. 엎치락 뒤치락 두뇌싸움이 추리소설의 묘미인데..
암살이 왜/어떻게 일어났을까.. 고민좀 하다가.. 알맞은때 날아든 투서한장으로 사건 종료..
그리고나서는.. 작가는 독자들을 상대로 가르치려 듭니다.. 작가가 말하려는건 다 알겠는데..
그냥 4.3에 관한 에세이를 쓰지 그러셨어요..
역사적인 사건을 스릴러라는 장르안에 비벼넣으려는 노력은 참 가상하지만.. 그냥 가상하다마네요..
류 삼, 싱크홀
이 소설도 역시 시작은 좋았지요..
사고가 나는 바람에 한남자의 차를 타게 되는데.. 그남자가 사이코패스..
그곳을 빠져나가려는 모자의 사투가 마치 영화를 보는듯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음.. 이책에 괜찮은 소설도 있구나.. 했는데..
에잇.. 이번엔 영화짝퉁이네요..
바로 히치콕의 '싸이코'
진짜 맥빠지네.. 아무리 하늘아래 새로운것이 없다지만.. 짝퉁은 좀 그렇지 않나....
나혁진, 안녕, 나의 별
에잇 비뚤어질테다~~~ 이 소설은 흠을 잡는다는자체가 민망할큼만큼 소설의 기본작법조차 안되는 사람의 글이네요..
중딩 교지에 실린 단편소설수준이라고 하면 될라나..
어떻게 이 정도수준의 글이 책으로 나올수 있는걸까요..
대부분 함량미달의 소설속에서도 발군.. worst입니다..
상황묘사.. 대사빨.. 참 고루고루.. 떨어져주시는 소설..
강지영, 거짓말
이 책에 실린 여러단편중.. 작품성만 놓고보면.. 가장 나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바트.. 그러나.. 독자는 이 책을 잡을때면.. 일정정도의 장르적만족도를 추구하게 마련이죠..
완성도랑은 별개로.. 이 책이 왜 추리 스릴러에 실려있는지를 도통 모르겠어요..
단지 사람이 죽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니면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명섭, 불의 살인
문장은 상당히 안정감있는데..
단편소설이라 그럴수밖에 없는건지..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소 허술하고.. 조급합니다..
박지혁, 일곱 번째 정류장
이 소설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사실 수준이 고만고만한중에 최고로 뽑힌거라.. 한국단편추리소설중 으뜸.. 이라고 까지하긴 뭣하지만..
여러가지로 빠지는것 없이 상당한 만족감을 주는 '추리'소설이지요..
사실 이 소설은 맨처음 모든것이 노출이 된상태에서 시작하는데도.. 독자는 깜빡 속지요..
적절한 보여주기를 통해서.. 독자의 흥미를 쭉 끌어나가면서도..알맞은 감춤은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않게 되더군요..
딱맞는 퍼즐을 알맞은때 독자에게 쥐어줌으로써.. 그걸 다 맞춰나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마지막퍼즐을 맞췄을때.. 추리소설 특유의 그 띵~하는 느낌까지..
한이, 피가 땅에서부터 호소하리니
김재희, 오리엔트 히트
두 작품다.. 일정정도의 완성도는 있습니다만.. 무릎을 탁 칠정도는 아니네요..
(일부러 기다린거 말고) 티브이를 틀은김에 하나 건져보는 티브이단막극같은 느낌을 받았지요..
오히려.. 가장 집중력있게 읽은건 우습게도..
책맨끝에 붙은 추리소설 평론가가인 박광규가 쓴 '한국추리 스릴러 소설의 계보'네요..
이 글을 읽어보면.. 고작 이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소설들이 어떻게 책으로 묶일수 있었는지 짐작을 할 수 있지요..
90년대이후 '국내창작추리소설이 1년에 채 열권도 나오지 않는 암흑기를 맞이했다'고 쓰고 있고.. '2006년 07년 2년간 출판된 추리소설 작품중 국내 창작물은 10%도 안되거니와 작가도 극소수' 라는군요..
일단 질적인 성장을 하려면 양이 받쳐줘야 하는데.. 좋은 소설이 나올만한 토양이 아니네요..
게다가.. 요사이 일본추리소설의 재미는 하늘을 찌르고 있고..
고만고만한 소설중에 best는 박지혁의 <일곱번째 정류장>이고...
worst는 나혁진의 <안녕, 나의별>이지요..
장르소설이라고 세상에 내보낼꺼면.. 예술은 좀 나중으로 미루고.. 장르물로서의 탄탄한 기본기부터 좀 익혔으면 하는 소망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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