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 - 책바보 박 선생의 독서 글쓰기 비법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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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의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를 읽었다.
부제가 '책바보 박 선생의 독서 글쓰기 비법'이다. 그러니 이 책의 선택 포인트는 글쓰기 비법. 나름 이러한 맥락의 글이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약간의 도움을 얻기위해 이 한권을 읽는 건 좋은 선택은 아닌 듯.
이 책을 어느정도 읽어나가다 보면 어떤 식으로 나온책인지 딱 견적이 나온다.
저자는 이미 몇권의 책을 낸 경험자. 아마 이 책도 출판사측(아마도 신생출판사)에서 먼저 내자고 제의를 했을꺼다. 이미 몇 권의 책을 낸 저자는 '책을 내기 위해' 글을 끌어모으고 새로 쓰기도 하면서 한권을 위해 컨셉에 맞춰 글을 조율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내자고 약속이 된 상태에서 책 한권꺼리를 빡빡 긁어 모으자니 글이 아주 잡다해졌다. 그러다보니 독서중엔 '쿠쿠다스' 보다는 '아이비'나 '에이스'를 먹으라는 이게 뭔 잡다한 소리여 싶은 글까지 등장한다.
난 정말 육개장보다는 미역국을 먹으면서 글을 읽어라 하는 걸 책으로 읽고 싶진 않다.
이게 유머라고?
이걸 어느 잡지 한구석이나 누군가의 블러그에서 읽은 글이라면 나도 기발하다고 박수를 쳤을 것이다. 문제는 이게 책이라는거. 
그러면 저자는 이런글을 왜 넣었냐? 책을 만들고 싶어서. 얼른 뭐라도 때려박아 넣어서 책을 내야 하니까.
저자는 책을 내서 좋겠지만 이걸 선택해 읽는 독자는 뭐가 되냔 말이다.

심지어 글쓰기 비법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자신이 없으니 남의 글쓰기 방법을 끌어다 팁이라고 내놓는다.
헌데 여기서도 딴지를 걸고 싶은 곳이 있으니, '작가는 모름지기 노인과 어린아이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요리사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
이게 티브이 프로그램이라면 동의했을 것이다.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봐도 무난해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는 거.
하지만 이게 책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책은 분명 잘 읽히는 입말로 쓰여져야 한다. 여기서 잘 읽힌다는건 현학적인, 그저 글에서 잘난척 하고 싶을뿐인 꼬인 문장 없이 유려해서 부드럽게 잘 읽혀야 한다는 소리일꺼다. 모든 연령대나 모든 지식수준의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건, 그대로 뒤집으면 결국 아무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소리다.
그러기에 난 그저 잘 읽히는 쉬운 책을 믿지 않는다. 읽는 수준을 점차로 높힘으로써 이해하는 생각근육을 키우도록 해야한다는건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 아닌가.


그 와중에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의 글쓰기 비법 3가지(186쪽에서 187쪽)

1. 접속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접속사를 사용하면 문장에 힘이 없어지고 너저분해진다.
2. 동사 '있다', 명사 '것', 의존명사 '수'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인데 글이 상투적으로 보이게 하는 신비한 마력을 지닌 것들이다.
3. 부사나 형용사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다. 
-문장의 힘을 떨어뜨리고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재주가 있는녀석들이다.

읽고 나한테 하는 지적일세.. 싶어 뜨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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