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위로
임재청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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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견디며 사는 일상이었는데 남편도 그랬나보다. 남편의 첫 책이 나온지 한참이 되었는데 이제야 리뷰를 올린다. 
프롤로그에 '아픔'이라는 말이 참 많다. 뭐, 아픔을 문학으로 이겨내고 즐기게 되었다는 말이다. 

남편의 삶은 곧 나의 삶이기에, 남편의 생각은 곧 나의 생각이기에 (그만큼 내가 의지하는 사람이기에) 남편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나의 민낯을 고스란히 대면하는 것 같아서 참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밀쳐두었다가 어제밤에 읽어봤다. 
흠, 이 인간이 사랑이 뭔지를 아네~^^
남편 책을 읽은 나의 소감 한마디다.^^
 
평화주의자 남편이 싫을 때가 많았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싸움을 싫어한다는 것은 구석에서 움츠리고 사는 꼴을 자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남편과 TV를 보다가 사랑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 남편이 한 말,

"희생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야. 내 아픔을 참고 상대에게 잘 해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지. 나를 사랑하면 힘든 것을 참아야지 하고 상대에게 바라면 안돼. 사랑하면 힘들다고 말 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 그 힘듦을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지."

그때 나는 남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차가운 바람 한주먹이 내 이마를 폭 때리며 이렇게 말 했다.
"자본주의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이야. 큰 그릇인 사람이라서. 하루 하루 견디며 살고 있군."

그날 이후 남편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남편 말 대로 무지 사랑하지만 눈꼽만큼도 희생하지 않는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설겆이 따위 제쳐두면 남편이 어느새 해놓았고,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아서 시장 보는 것 따위 깜박 잊었더니 남편이 어느새 냉장고를 채워두었다. 
둥지 안에서 짹짹거리는 나와 아들 둘을 너무나 사랑해서 먹이를 물어다도 주고 넓은 날개로 안고 온기까지 주는 오늘날의 남편을 고전문학이 만든 것 같다. 책을 읽어 보니.   ^^
남편의 책으로 위로 받고 그 사랑을 느끼는 나는 참 축복받은 사람일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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