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생방송 60분 부모' 게시판에 쓴글-

첫 아이와 둘째 아이가 달라 보인다는 혜진이 어머니께
- 내 안의 화를 푸는 방법


안녕하세요?
저는 3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아이가 아직 하나라 혜진이 어머니 보다는 훨씬 살만하죠.^^
그런데 저도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앓다가 최근에 극복하고 웃을 수 있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
또, 저 혼자 너무 잘난 체 하는 건 아닌가 많이 망설이다가 글을 쓰게 됩니다.
저도 내 안에 화가 많이 쌓여서 아이한테 소리지르고 남편한테 짜증 많이 냈어요. 그 힘든 과정을 잘 참고 견뎌준 남편에게 참 고맙기도 합니다. 정말 심하게 자주 싸워서 신생아 때 엄마의 큰 소리를 많이 들은 우리 아기가 이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가 되어 떼가 엄청 심해졌어요.
그런데 저는 내 안의 화를 푸는 작업을 아주 절실하게 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어느날 저의 친한 친구가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더라구요.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 푸른숲 펴냄->.
이 책을 읽으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될지 구체적인 생각을 정립할 수 있을 거라며, 책을 빌려주면 안읽을 것 같으니까 직접 서점 가서 사서 읽으라고 어찌나 간곡하게 말하는지,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저러나 하고 정말 몇년 만에 서점에 가서 책을 샀어요. 이 책은 작가인 김형경 선생님의 경험담이 80% 정도 반영되었다고 하는 심리 상담 과정을 그대로 소설로 쓴 것입니다. 심리 치료의 임상 사례로 손색이 없다고 전문가의 추천글도 있더군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제 자신이 누군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저의 주소를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정말 너무 놀랍고도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었습니다. 내가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어요.
저는 공부 안하거나 말 안들었을 때 주로 아버지한테 많이 혼났는데요, 책을 읽으며 엄마와 나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는 셋으로 분리된 자아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요. 저는 여태껏 엄마한테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랐다고 생각했고 저희 친정엄마는 실지로 마음이 참 여리고 따뜻한 분이세요. 그런데 그 책을 읽으며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4살 5살 무렵의 제가 제 앞에 떡하니 나타나 울고 있었어요. 외롭다고, 혼자 있어서 외롭다고 울고 있었어요. 지금도 제 눈에 눈물이 맺히려고 하네요. 그 때 집안 사정으로 엄마가 일을 나가셨거든요. 세살 터울씩 나는 큰오빠와 작은 오빠는 자기들끼리 놀러 나가서 저는 방안에 혼자 있었던 거죠. 오빠들은 내가 걱정이 되니까 문을 잠그고 나가기도 하고, 문 잠그는 걸 제가 싫어하니까 옆집 아주머니께 동생을 대문 밖에 못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나갔어요.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 때를 한번도 떠올리지 않고 엄마는 나를 아주 많이 사랑했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리고 또 하나로 분리된 자아는 사춘기 때의 저였어요. 그때가 친정엄마가 가장 힘든 결혼생활을 할 때 였어요. 그 때 알게 모르게 큰딸인 저한테 화풀이를 조금씩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우울증 겪을 당시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한테 했던 것 처럼요.
그리고 또 하나의 자아는 지금 이순간의 나입니다.
이순간의 내가 다섯살 나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나에게 말했어요. 그때 그시절은 참 살기 힘든 때였다고, 엄마도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실수가 있었던 거라고, 하지만 이유가 어떻든 넌 참 외로웠지? 그래, 마음껏 울어. 이제 어른이 된 내가 널 안아줄게, 하고.
그렇게 어렸을 적에 저를 끄집어 내어 안아주는 일, 참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가슴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은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그 일을 하고 난 뒤 심한 몸살을 앓았죠. 내 마음을 모르는 남편, 또 왜 아프냐며 화를 내더군요. 친정 엄마도 보고싶고 해서 아이를 대리고 친정에 갔습니다. 친정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 나 한번 꽉 안아줄래?" 하구요. 얘가 세삼스럽게 왜 이러나 하면서도 기꺼이 꽉 안아주시더군요. 참 많이 어색해 하셨어요. 내 속마음을 엄마에게 다 털어 놓지는 못하고 괜히 남편 흉만 실컷 봤습니다. 엄마는 제가 남편때문에 힘든 줄 아셨죠. 자꾸 저를 안아주며 머리를 만져주시면서 결혼하면 다 힘든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남편때문에 힘든 것 처럼 하고 훌쩍 훌쩍 울었어요. 그렇게 하고 났더니 속이 어찌나 후련한지,ㅎㅎ^^
그러고 나서 저는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15개월이 되어 놀이방에 가서 하루 종일 엄마와 떨어져 노는 우리 아이를 위해서요. 또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는 것도 자신이 없어서 오전에만 놀이방에 보내요. 그 시간에 저는 하고 싶은 거 하고 아이가 놀이방에서 돌아오면 최대한 많이 놀아주려고 해요. 음악 틀어 놓고 같이 춤추고 노는 시간도 가지구요, 아이를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하는 과정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전문가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 처럼 사소한 걸로 칭찬해주며 안아주고 있어요. 자연히 남편과 잠자리 하기도 싫었던 저였는데 남편과의 관계도 많이 반성하게 되어 요즘은 정말 잘해줘요. 그랬더니 남편 잔소리도 많이 줄었구요, 대화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저는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김형경 지음. 푸른숲 펴냄> 읽고 내 안에 쌓인 화를 푸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님도 저처럼 내안의 화를 푸는 작업 꼭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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