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을 권하다
다카무라 토모야 지음, 오근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독서량이 많지 않지만, 올해 읽은 책 중에 최고라고 꼽고 싶다.

집 장만은 언제 해?” 하고 달려온 삶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 깨닫게 해주었다. 돈 들여 아니 빚 들여 집을 사서 미래를 저당 잡히고 다들 이렇게 사니까 나도 집을 꾸미고 그렇게 일생을 사는 것, 정말 끔찍한 생각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1인에 필요한 공간은 3~4평 정도다. 1층은 주방, 화장실, 거실 공간이고 2층은 침실이며 가족이 한명씩 생길 때 마다 하나씩 더 지어 붙이고 이어주면 된다. 그러므로 우리 4인 가족은 12~16평정도 땅이 있으면 될 것이다. 물건은 딱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산다. 이렇게 사는 걸 상상해 보니 참 좋을 것 같다. 복잡하지 않은 요리를 하니 가사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절약이 되니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고 환경파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대단하다.

 

이 얘기를 지인에게 했다. 그랬더니

작은집을 짓겠다는 사람이 엄청 많아지면 우리나라 기득권층들은 땅값을 엄청 올릴 거야. 작은 땅이라도 있어야 집을 지을 테니.”

일할 수밖에 없게 하기 위해서 집값을 이렇게 올렸다는 것? 이것이 자본주의의 민낯이라는 말을 지인이 한 것이고 이와 같은 언급이 책에도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국민이 이토록 나라를 믿지 못하는 지경까지 왔다는 것이다. 오늘도 민생은 뒷전이고 지들 밥그릇 지키겠다고 저 난리들을 피우고 있는 국회이니 말이다.

 

주님은 믿는 만큼 보여주신다고 어느 젊은 신부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내가 믿지 않았구나 하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해야 할 기도는 물질을 주세요.’가 아니라 ‘20세 이상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나라가 되게 해 주세요.’인 것 같다. 기회가 균등하면 필요한 만큼 일하고 이웃과 꿈을 나눌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나라가 아니지만 나는 몇 년 뒤 아들들이 군대 가고 독립하면 작은 집에서 살 것이다. 1층에서 헌 책을 팔고 다락에서 부부가 잠을 자는 일상을 꿈꾼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지 않아도 되니 생각만 해도 좋다.

이 책을 '고난도 주님의 뜻이었다'며 세상 편안한 미소를 지어서 모태신앙들은 확실히 다르구나.’하고 나를 숙연하게 했던 베스트 프렌드, *이와 연*이랑 함께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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