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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1
모리 에토 지음, 오유리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모리에토의 소설은 굉장히 따뜻하고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가 유명해진 작품은 나오키 상 수상작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겠지만 역시 모리에토 하면 성장소설을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의 소설 속에 모든 아이들은 조금 방황도 하지만 충실하게 자기 자신을 바라보려 노력하려는 모습들이 가득하다. 아이들의 노력과 삶을 대하는 자세를 차츰차츰 따라가다 보면 결국 소설 속의 주인공을 나도 모르게 격려하게 된다. 모리에토 작가의 작품을 만나면서 일본소설은 냉소적이고 쿨하다는 내 고정관념을 깨버리게 되었고 결국 난 작가의 작품을 죄다 섭렵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신간을 냈다. 흔하지 않은 다이빙이란 소재를 가지고 그녀가 가장 많이 써왔던 성장소설을 말이다.
항상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소설엔 재능있는 선수가 여러 라이벌과 경쟁하며 자신의 재능을 키우고 결국 승리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소설의 중심은 항상 재능있는 선수와 그의 라이벌로 이루어진다. 아마 작가는 다이브를 통해 다양하고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보다. 다이빙 한 종목을 가지고 다양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각자 목표를 가지고 도전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애처롭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내가 주목했던 인물은 동체시력을 지닌 다이아몬드 눈의 도모키도 아니고 천부적인 재능의 요이치도 전설적인 다이빙 선수의 손자인 시부키도 아니었다. 그들의 재능때문에 뒤로 밀려나 있던 료와 레이지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 재능있는 친구들에게 밀려 결국 농구라는 다른 길을 찾은 료와 친구들의 재능에 질투를 느끼고 자책하는 레이지의 모습. 살면서 실패를 거듭하여 비참해지기까지 하는 내 모습들을 많이 닮은 두 아이의 모습에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결국 자신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다이빙을 하는 레이지의 모습에 조금 흥분도 느끼게 되었지만 말이다.
다이브의 매력은 주인공이 딱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같다. 다이빙이라는 소재로 여러 아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내 라이벌이 누구이고 그렇기 때문에 난 그 라이벌을 이겨야 한다는 스포츠 정신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표이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전이 중요하다. 나를 넘어서기 위한 목표와 도전. 그게 다이빙에서 말하는 인생의 목표이고 꿈이었다. 다이브를 읽으며 다양한 아이들의 도전을 읽으면서 사람에 대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를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도 도전을 하고 있겠지. 그런 생각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