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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다룬 주제는 비단 프랑스에 한 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독일의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나 일제치하의 36년을 지낸 우리에게도 이 책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요 모티브는 나치의 꼭두각시 프랑스 정권인 비쉬정부에서 일했던 모리스 파퐁이라는 한 인물의 재판으로 시작합니다. 비록 40여년이 지났지만 그를 끝까지 재판에 회부하는 프랑스와 일제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는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이 책의 주제가 단순히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자' 라는 메시지로 흘렀으면 이만큼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그 이상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의 역사,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 존중이 담겨있습니다.
이 책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작가의 아버지는 교사이지만 삐에로 복장을 하고선 자주 광대역을 연기합니다. 이런 아버지가 나에겐 무척 수치스럽지만 아버지는 이 일에 어던 사명감을 느끼듯 매우 열정적으로 그것에 임합니다. 이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모하던 나는 삼촌으로 부터 나치정권하에서 아버지와 삼촌이 겪은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이해함은 물론 아버지를 존경하며 나조차도 피에로 복장을 하고 모리스 파퐁의 재판장을 찾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일은 모두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우리들에게도 이 책이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