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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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에 나오는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여느 아이들보다 크게 뒤떨어지거나, 성숙한 사고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아이들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현실과 맞서 싸웁니다.

괭이부리말에서 살았지만 현재 숙자의 담임으로 부임한 명희선생님, 쌍둥이지만 서로 성격이 제 각각인 숙자와 숙희, 숙자와 숙희의 절친한 친구이자 숙자를 좋아하는 동준, 마음은 따뜻하고 여리지만 그래서 세상과 쉽게 타협하려하고 정의감은 불타나 자신을 아직 잘 다스릴 수 없는 사춘기의 동수, 다른 모든일은 다 르지만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명환 그리고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성실하고 마음이 따뜻한 동호...... 각기 저마다 괭이부리말에서 가장 소중한 인생의 시간을 보냅니다.

부채춤을 추지 않겠다는 숙자를 앉혀놓고 명희선생님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그 때 선생님은 숙자에게 괭이부리말은 목적지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종착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덧붙입니다. 그러나 숙자는 선생님의 말을 100%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난 이 부분이 좋습니다.

본인도 힘든 생활속에서 아이들을 돕는 동호를 보고 있노라면 희망이라는 메세지가 자꾸 떠오릅니다. 그렇지만 동호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그들과 지내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들을 돕고는 있지만 동호 자신도 외롭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동호의 힘은 대단합니다. 동호는 외롭고, 가족으로 부터 소외된 아이들을 도움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 여러사람에게 행복과 사랑을 전파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힘은 어린 시절을 부끄럽게만 여겼던 명희에게도 전파되, 괭이 부리말 아이들과 동고동락을 하면서 혼자만 잘살아야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게 하고 모두가 잘살고 행복한 세상이 자신에게 더 큰 기쁨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불어 사는 것] [사랑] [희망][용서]......등 이 책에서는 직접 그런 단어를 쓰진 않지만 행동으로, 마음으로 그런 일에 직접 동참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책을 덮고나서도 가슴이 너무 훈훈하고 따뜻해져서 한참 동안이나 손에서 놓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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