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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 두산동아 / 1992년 2월
평점 :
절판
기계라는 낱말은 썩 유쾌한 말은 아니었다. 사실 기분 나쁘기까지 하였지만 이에 대한 비판은 이미 엄청 쏟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 저자는 눈도 깜짝 하지 않았으리라. 게다가 우리가 생존기계에 불과하다는 말(사실 저자는 '우리는 생존기계이다'라고 썼지, '불과하다'라고는 하지 않았지만)의 감정적 대응을 뒤로 하고 읽어나가면 이 책은 흥미거리들을 꽤 많이 가지고 있어서 매우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나는 언제나 우리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들에 당혹스러워 했다. 왜 그토록 말도 안되는 일들이 빈번히 있는 것일까 ? 왜 사람들은 그렇게 맹목적으로 매스컴이나 정치가들의 선전에 휩쓸리는 것이며, 생각함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논리적인 모습을 갖추기 어려운 것일까 ? 그리고 왜 그토록 쉽게 조종당하는 것일까 ? 내가 이런 질문들에 완벽히 답할 수 없는 반면에 meme의 개념은 도움을 줄 것이다.
meme의 개념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준다. 우리는 단지 '함께 적응된 meme의 복합체들'임이므로. 우리는 meme의 그룹들로서 서로 보호하기 위하여, 그리고 복제하기 위하여 모여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이기적인 meme들의 모임으로서 그들에 의해 그리고 그들 자신을 위해 모여있는 그룹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모두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마지막에 와서야 저자는 일말의 희망적인 얘기를 던지기는 한다. 이타주의에 관한 인간의 능력에 대해서도. '이 지구상에서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복제자의 폭정에 반기를 들 수 있다' 라고 저자는 말하지만, 그러나 정말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