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삶과 전설 1
부사령관 마르코스 지음, 주제 사라마구 서문, 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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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르코스는 1994년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봉기한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EL)의 부사령관입니다. 그는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문장력으로 각종 편지와 성명서, 인터넷 등을 통해 외부에 멕시코의 역사와 원주민들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데 성공합니다.

그의 글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무언가를 불어넣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그의 글을 읽으면 뜨겁게 타오르는 투쟁의 격류가 아닌 대지를 감싸 안는 깊은 바다가 느껴집니다. 그는 피흘리는 투쟁을 하는 혁명가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풍요로운 글을 인류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는 입으로만, 손으로만 투쟁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검은색 스키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으로 그는 멕시코의 최하층민, 원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였으며, 투쟁중입니다.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마르코스와 원주민들의 투쟁은 2001년 평화행진으로 이제 전세계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투쟁이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결국 그들은 그들의 손으로 그들의 생존을 이뤄내야할 것입니다. 남의 손으로 이룰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우리도 너무나 잘 알지 않습니까 ?

저는 지구 반바퀴나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투쟁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하물며 우리 옆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기엔 너무나도 소심하고 평범할 따름이니까요. (이런 말이 변명이 되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을 읽는 것은 나를 풍요롭게 해줍니다. 그의 글은 애써 외면하는 현실을 똑바로 보게끔 해줍니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새기게 해줍니다. 그는 그를 통해, 나는 나를 통해 인간에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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