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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 - 서로 다른 두 남녀의 1년 같은 시간, 다른 기억
최갑수.장연정 지음 / 인디고(글담) / 2015년 9월
평점 :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참 쉽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사진 한 장에 SNS에 올리는 그 잠깐의 순간들이 모여, 나름의 우리 일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게 진정 나의 일상의 모습인지 공유하기 위해 올리는 일상의 한 자락인지 그 의미를 알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일장일단,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다 그런것처럼 사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도 그런거겠죠. 그래도 우리는 끝임없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일상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떠했나요?

<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은 서로 다른 두 남녀가 바라본 1년에 대해서 채워진 책 입니다.
잔잔한 에세이인지라 언제 어디서든 부담없이 읽기 참 좋습니다. 읽으면서도 놀라웠던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24시간은 동일하게 흘러갈텐데, 그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순간은 이렇게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무심하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내가 너무 시간의 흐름에 무관심했거나, 내 자신만의 시간에 갇혀 있던 것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습관처럼 '똑같은 하루가 지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왠지 가슴이 찡해지곤 했다.
오늘은 어제와 정말 똑같았을까.
오늘은 정말 별다른 일이 없이 지나간 게 맞는 걸까.
오늘 나는 행복했을까. 혹 나도 모르는 사이 상처받지는 않았을까.
그녀의 순간들 : 프롤로그. 생의 단 한 번뿐인 날들에게

그러니까 이 책은 가을 하늘이 새파랗고, 구름은 저 높이 떠있고, 여름의 더위가 언제 있었는지도 모를만큼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는 날 읽기 좋은 책 입니다. 햇빛 아래 의자를 두고 거기에 앉아 읽어도 좋고, 달이 떠올라 밝은 빛을 내는 조용한 새벽에도 읽기 좋습니다. 담담하게 작가 두 사람의 하루 중 일부를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적당한 길이, 적당한 사진, 그러다가 내 마음을 툭- 툭- 건들여주는 평범하고 평범한 한 문장. 그리고 문득 나의 오늘 하루는 어떠했는가? 하는 작은 궁금증.

이 책을 읽었던 시간은 새벽이였고, 잠이 오지 않아 펼친 책은 푸른 빛의 새벽이 깨어오를 때 즈음 마지막 책장을 덮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었던 날 저는 4시간도 채 못잤고, 한 통의 전화에 깨어나 비몽사몽한 채로 머리를 묶고 땀을 흘려가며 청소를 했고, 청소를 마친 뒤 세상에 태어난 지 일년이 된 친구의 아들을 축하해 주기 위해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날은 선선했고, 가는 길은 험난했지만, 오늘 내가 좀 예쁘다 - 하고 싶었던 그런 날. 이건 이제부터라도 하루 한 순간이라도 특별한 순간을 내 스스로 만들어보자는 다짐을 했던 날 보낸 나의 모든 순간들입니다.

이렇게 나의 순간들을 기록하자고 마음 먹은 내가, 부디 내일 또 만날지도 모를 찰나의 순간들을 그저 덧없이 흘러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숱한 많은 자기계발서와 여타의 책들이 '오늘 하루를 덧없이 보내지 마세요.'라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절대 지켜지지 않았던 나의 마음과 행동이, 이 작은 에세이를 통해서 스스로 변화하고자 나의 순간들을 기록했으니까요. 어제와 오늘은 결코 같지 않을 것이고, 비슷해 보이는 하루 속에서도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의 마음은 다를 것 입니다. 내 일상을 그렇게 채워 나가다보면 그 끝에는 정말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을지, 어떤 색으로 채워져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 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