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엄마 아빠도 몰랐어
엄도경 지음, 박근수 그림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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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좋은 집에 좋은 직장, 돈을 벌면서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잘 살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요즘 현실이 참 녹록치 않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는 물가에 비해 내 월급은 오르지 않는 시대에, 돈을 버는 만큼 적당히 유지하면서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내 주변에는 왜 그리 잘 벌고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 내가 일한만큼 돈을 번다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된 것인지 ... 씁쓸한 세상 살이에도 아주 대차게 흔들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잘 사는 걸까? 매일 같이 내 자신의 자아와 앞날에 대해서 싸우게 됩니다.

 

연일 터지는 뉴스를 종종 보다보면 삼포세대에 이어 오포세대, 열정페이 등 현재 세대들과 연관된 키워드와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이 나라 정책 탓이요, 거품으로 가득한 집 값, 오르는 물가에 비해 오르지 않는 월급, 기득권을 쥐고 놓지 않는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관련 댓글들을 보게되지요.  물론 고성장을 이룩하게 된 배경이 지금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지만, 빠른 성장 뒷면에서 '나 하나쯤이야~' 말하는 이기주의, 돈 앞에서 무너지는 양심,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불신주의, 청년의 능력을 값싸게 살 수 있는 열정페이 등 실제적으로 드러난 단점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지요.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배운 것일까요?

이제 자라나는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는 무엇을 남겨주어야 할까요?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는게 가장 옳은걸까요?


그런 기성 세대의 잘못을 '부모'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유로 저질러버린 실수의 한 부분이라 여기며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용기내에 세상에 전하는 책이 있습니다.  60년간 한 가정에서 엄마로서 인생 여행을 한 저자 엄도경씨께서 애정을 담아 용기와 사랑, 지혜를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 "미안해, 엄마 아빠도 몰랐어." 입니다.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유로 저질러버린 흔한 부모의 실수를 이야기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들이 더 잘나갔으면 하는 욕망으로 벌어지는 실수로 인해 우리는 많은 괴물들을 책과 드라마, 현실에서 만나고 있기에, 그런 이야기들을 기록하며 더 좋은 육아를 위해서는 무엇을 노력해야 되는지 이야기해주는 내용이리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다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더군요.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는 현 세대의 사람들에게 건내는 어른들의 진심어린 사과이며, 따스한 위로,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하는 등대와도 같은 책.


그래서 단순히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자식 교육을 좀 더 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무심결에 읽었다가, 지금의 내 자신에게 하는 것 같은 말들이 너무도 많아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엄마의 이름을 빌어 전하는 위로와 조언들이 제 마음 속에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거든요.  제목만 보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내 생각에 대한 죄책감도 들었답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건가요?'


이 질문은 아마 현재를 살아가는 내 자신을 따라다니면서 내내 괴롭힐 질문일 것 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방황을 하는 내 자신이 옳지 못한 것 같아 주저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무엇을 하고 살아가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실은 내가 원하는 것을 1%도 못해 본 것 같은 기분이였습니다. 늘 질문합니다. 저 질문은 계속 나를 괴롭힐 것 입니다.  

 


 

그래도 이 책은 그것 또한 인생의 과정이라며, 좀 더 너 자신을 위해 살아가라고 위로해줍니다.

내 자신이 흔들리는 것 또한 인생. 내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야되며, 인성을 쌓고, 염치를 배우며,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좀 더 배우라고 이야기해줍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뭐랄까 - 엄마아빠의 이름으로 이야기해주는 말들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얼마전 엄마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공부를 좀 더 하지 못해 늘 아쉬워했던 엄마. 배움의 기회가 있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공부를 하지 못하셨던 엄마. 앞으로 내가 더 잘 살기위해 끊임없이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을 하셨는데, 엄마가 말씀하셨던 말의 의미가 이런 뜻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불완전한 생명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공부,

두루두루 보듬고 나눌 수 있는 동그라미가 되기 위한 공부.


 

누군가는 이 책을 보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차이이니, 그런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당연한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눈을 가리고, 내 일이 아니라고 무시한다고 해서 해결 될 일은 없으니, 한번쯤은 어른들이 살아왔던 세상살이에 대해 들어보고 그들이 내미는 진정한 사과를 듣고, 그들이 전해주는 지혜와 조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나 혼자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일 것 같은데, 그럴경우 연령대를 맞춰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달리해야 될 것 같아요.  중,고등학생이나 20대 이상의 성인들과는 부모가 읽고 자식이 함께 읽으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토론을 즐겨봐도 좋을 것 같은데, 그보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책 내용에 대해서 부가적으로 설명을 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을 들여 부모와 자식이 함께 읽으면 더할나위없이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아직 인생에 있어서 고치이며, 번데기 입니다.

누군가는 벌써 나비가 되어 날라가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도 언젠가 그들처럼 나비가 되어 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품어야 합니다. 인생이 저마다 다 다르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으니까요. 


'기다림'이 너무 길어 초조해질땐 엄마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부모님의 조언과 위로가 세월이 흘러도 오래도록 지속되어 오는 이유는 아마 우리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아닐까요?

자기계발서보다 더 좋은 위로와 조언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삶이란 멈추고 싶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게 아니란다.
여행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 그 순간을 참고 나아갈 때,
너는 위로 올라가게 될 거야.
일곱 기호로 빛나는 무지개 꿈이 펼쳐질 거야.
그게 바로 삶이라는 여행이란다.

명심하렴,
돈이란 인생에 필요한 것이지만,
인생을 충분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건 아니란다.

너를 대변하는 것은 오직 너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인성이야.
그게 바로 네 스펙이란다.
바라건대, 인성이라는 커다란 그릇에 진심과 성실로 일군 너의 결실들을 담길.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
`나`를 찾는 `너`에게 `우리`로 만나는 다리를 내어주는 존재,
그 다리로 오가며 서로의 빈터를 채워가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야.

무게 따위 없이 삶의 모든 것에
까르르 웃을 줄 알고,
가볍게 퐁 뛰어오르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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