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어지기 1초쯤 전에
무라야마 유카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린다고 하는 무라야마 유카. 이 작가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18살의 설레이는 감정 마냥 풋풋한 표지와 제목 덕분에 학창 시절의 풋사랑과도 같을 거라 생각하며 주저없이 골랐던 작품입니다. 두근거리는 첫 사랑의 그 감정, 그 감정을 나는 잊지 않고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그런 책이지요.

 

줄거리는 간략합니다. 

서핑과 바다를 좋아하는 남학생 미쓰히데와 자타공인 모범생으로 통하는 여학생 에리. 서로의 관심사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서로 얽히게 되고, 어느날 반듯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에게 아주 황당한 제안을 합니다. 아찔하면서도 짜릿하고 망치 한대로 얻어맞은 것 같은 한 마디. 

 

"나하고 잘래?" 

 

흠, 여기까지는 보통 평범한(?) 19금의 하이틴 소설과도 같다고 생각하며 읽었었는데 ....  

중후반부로 지날수록 평범한 성장 일기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19금 책일까 싶어서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읽었던 것도 잠깐,  그 때까지 도대체 무라야마 유카카 대체 왜 일본의 여류 3대 작가로 불리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그 안의 내면을 이런 청초한 표지 아래 숨겨두고 있었다니! 내심 불쾌하기도 하면서 (도대체 왜 이런 책을 불쾌하 느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이 책이랑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사람이라면 결코 플라토닉한 사랑만을 할 수 없을텐데, 두 주인공의 플라토닉을 배제한 에로스적인 사랑(?)이 은근 부럽기도 했는가봅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들의 두근거리는 에로스적인 만남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근거리는 제목처럼 뜨겁고 설레이며 충동적인 그들의 풋사랑만 있는게 아니지요. 사람과 사람과이 관계 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마냥 안정될 수 없던 주인공들의 내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통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과 티비 속에서 볼 것 같은 일들의 주인공 되고, 나의 성적 호기심이 무엇인지, 내 자신의 가장 큰 적인 자신 스스로를 뛰어넘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두 사람의 성장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과의 차이점을 받아들이며 또 다른 자신을 인정하는 모습. 우리가 가장 어려워하는 순간이 아닐까요? 내 자신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내 자신을 뛰어넘는 것 - 나이라는 숫자가 조금 씩 올라갈수록 더더욱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서 그런지,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대비해서 보게 됩니다.  

 

불쾌감을 가지며 읽어내려갔단 이들의 이야기를 잔잔히 읽으면서 마지막에는 내 첫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 무라야마 유카가 괜히 일본의 3대 작가가 아니였구나 - 깨닫는 순간. 서서히 스며드는 파도처럼 그렇게 마음 속에 스며들게 하는 마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 - 그녀의 펜 끝에서 써내려간 이야기 속에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순간을 만나면서 견딜수가 없어졌습니다.

    

 

" 견딜수 없어지기 1초쯤 전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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