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오의 하늘 1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요시오의 하늘 1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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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와 싸우는 사람들이 어린 아이인 경우,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이 엄청난 고통 속에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내 아이가 아니어도 그 고통이 느껴져 눈물이 날 정도이다.
‘요시오의 하늘’은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들, 그 아이들을 치료하는 타카하시 요시오 선생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본에 소아뇌질환 분야의 의사가 고작 30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만화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만화의 주인공인 타카하시 선생님은 그 30명 중의 한 명이지만, 조금은 특별한 의사이다.
그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사회에서 살아가는 능력을 가지게 됐을 때, 저의 첫 치료는 끝이 납니다.”라는 말로 환자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한다. 또한 환자를 자세히 알기 위해서 부모의 직업까지도 물어보는 세심함을 갖고 있다. 환자만큼이나 힘들어하는 가족들까지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아픈 아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전개되는 타카하시 선생님의 어린 시절은 그가 ‘삶’에 애정을 가지게 된 배경을 설명해 준다.
‘요시오의 하늘’은 한 편의 의학 다큐멘터리가 만화로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감동은 배가 되고 그 감동의 전달매체가 만화라는 점이 더욱 특별하다.
이 만화의 작가 또한 자신의 아이를 그에게 치료받고, 그의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진실된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 것 같다.
사실 일본 만화에는 神에 가까운 기술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닥터 K’니 ‘타임슬립 닥터 진’이니 하는 만화들은 드라마 등으로도 제작된 인기물이다.
이런 이야기가 인기 있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이렇게 과학과 의술이 발달한 세상에, 이름도 어려운 많고 많은 병들 중 인간이 정복한 병의 개수가 놀라울 정도로 적고, 어떤 인간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이런 의사들로부터 “희망”을 찾고 싶기 때문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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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이윤옥.김영조 지음 / 바보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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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그 일본 속에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일본으로 몇 번 여행을 다녀왔으면서도 그저 ‘우리나라 문화재가 많이 넘어갔다더라, 신으로 모셔지는 한국인들이 있다더라’ 하는 소리만 조금 알고 있었을 뿐 자세히 알아볼 생각도, 관심 갖고 찾아볼 생각도 하지 못했더랬다.  

그런데 교토에서 그렇게도 감탄하며 둘러봤던 기요미즈데라(청수사)가, 멋있다고 탄성을 질러댔던 붉은 도리이의 후시미이나리대사가, 검은 달걀을 먹으며 신기해 했던 하코네의 신사가 모두 우리와 관련이 있었다니!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에는 이렇듯 우리가 미처 몰랐던, 혹은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일본 속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까지 우리 문화가 일본 속에 자리하고 있었나 놀라울 지경이다.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해 빼앗기고 왜곡된 우리 문화에 대한 ‘진실’을 답사를 통해 충실히 안내하고, 자신들이 품고 있는 비통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독도 문제라든가 종군위안부 보상 문제 등 우리와 일본은 아직도 역사적으로 풀지 못한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제대로 풀기 위해서 두 나라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점점 중고등학생들의 교과목의 하나로만 자리하고 있는 요즘은 더더욱 이런 ‘진실’을 알아야 하겠다.  

이 책에는 각 유적지로 가는 방법도 나와있어 여행서로 활용도 가능할 것 같다. 더불어 도다이지(동대사)와 호류지(법륭사), 규슈 일대와 동북지방에까지 퍼져 있는 한반도 관련 유적지를 찾아 후속편이 나온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라는데, 이 책을 만나고서 나서야 지금까지의 내 일본 여행은 조금 모자란 반 쪽짜리 여행이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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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아내
테이아 오브레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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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의미심장한 제목이었다. <호랑이의 아내>

전례동화 같은 제목에도 불구하고 책의 띠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는 앳된 얼굴의 작가사진과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게다가 데뷔작이리니!) 수상한 상들에 대한 소개가 왠지 무게감이 있는 소설일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더욱 의미심장했다.
전쟁으로 인해 자연으로 뛰어들게 된 호랑이, 호랑이를 지켜주는 귀머거리 소녀, 백정과 곰 사냥꾼, 약제사까지. 이 모든 이야기가 주인공인 나탈리아의 입에서 나온 것인지조차 헷갈리게 된다.
이 글의 우화적인 성격은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과 닮아 있으나, 시대적 배경이나 전쟁과 그 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젊은 시각은 탁월하며, 전체적인 줄거리를 말할 수 없는 이 글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물론 그 시각은 작가가 부여한 나탈리아의 눈이리라.

다시한번 작가의 나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도 그녀 자신이 이제는 사라진 나라(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났고, 내전을 간접적으로 겪었으며, 사랑하는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깊어진 생각과 경험이 나이보다 성숙하고 세련된 글을 쓰게 한 건 아닌지.
개인적으로 나탈리아의 할아버지가 손녀를 찾으러 간다며 집을 떠난 것은 자신이 죽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과 손녀로 하여금 자신이 했던 그 이야기들 속에서 두 사람만이 공유한 것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픈 마음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건 너의 것이야. 이건 너에게만 속하는 것이지. 그리고 내게만 속하는 것이야. 너와 나, 오직 우리 둘만의 것.” – 79p.

그리고 호랑이는 바로 이제는 사라져버린 그녀의 나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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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철학자들은 철학적으로 살았을까 - 세상을 바꾼 철학자 30인의 알려지지 않은 철학 이야기
강성률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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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철학’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의 경우는 고등학교 때 윤리 시간, 혹은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 외에는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것도 사실 시험에 나오는 사상과 철학자에 대해 그저 외우기만 한 거지, ‘철학’에 대한 생각은 아니었으리라.
그런데 과연 ‘철학’이란 무엇일까?
철학, philosophy의 어원은 ‘사랑하다, 좋아하다’라는 말과 ‘지혜’라는 말을 합친 것이라고 한다. 즉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새삼스럽게 <위대한 철학자들은 철학적으로 살았을까>를 보며 ‘철학’의 뜻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또는 삶을 바꿀 수 있는 ‘생각’을 한 철학자들이다.
그들의 ‘생각’은 곧 한 나라의 법이 되고, 삶의 지침이 되고, 적어도 자신의 삶을 이루어 나간 철학이 되었다.
그러니까 철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 그 자체인 것이다. ‘나만의 철학이 있어!’라는 말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리라.
이 책은 30명의 위대한 철학자들의 진짜 삶에 대해 쉽게 재미있게 풀어 써 놓은 책이다.
개중에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유명한 데카르트나 ‘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도 있지만 철학자라고 생각지 않았던 이황, 정약용, 마르크스도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로 오른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에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경제적인 가치가 우선시 되는 시대적인 상황이 더더욱 사람들로 하여금 안으로 향하게 하며 자신도 모르게 자신들의 삶을 이끌어줄 ‘생각’을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공부를 위해 고등학생이 읽어도, 철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조금은 스스로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철학자들의 삶과 생각 속에서 ‘나의 생각’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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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조명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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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정말 오랜만에 호흡이 긴 글을 읽었다. 솔직히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기까지 힘이 든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아니 제목처럼 거짓말쟁이들 속에서 내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읽은 것 같다.  

글의 줄거리는 30년 전에 발생한 천재작가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대해 조사하는 기자와 그에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실’을 말하는 네 명의 이야기이다.
여기서 네 명의 이야기가 서로 엇갈리며 그 동안 진실이었던 것이 거짓으로, 또 그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거짓말들이 퍼즐을 맞춰가며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거짓말이 일본 작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내용은 덤불 속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놓고 목격자, 가해자, 피해자 세 명이 모두 다른 진술을 하는 것이다.(영화로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으로 유명하다)
많은 사람이 크건 작건 거짓말을 하며 산다. 아니, 살게 된다. 그것은 서로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보고 해석하여 그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은 나에게 맞춰서 생각하고 걸러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일지도.  

아르헨티나 작가는 잘 몰랐는데, 알베르토 망구엘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세계 최고의 독서가로 유명하여 그래서 인지 이 책에서도 문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그의 해박한 지식이 잘 드러나 있었다. 또 글의 전개방식이나 문체도 요즘 소설 같지 않은 면까지 있어 집중하기 힘든 것 같으면서도 어느 샌가 몰입하게 되어 무척 신선(?)했다. 그의 다른 책도 찾아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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