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비밀을 찾아라 생각하는 수학동화 1
남호영 지음, 스튜디오 돌 그림 / 작은숲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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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에서 산수를 공부한 세대다. 2000년대에 태어난 초등학교’ 2학년 조카가 들고 온 수학책을 봤을 때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구구단도 이제는 12단까지 외우는 것이 기본이라는 요즘. 그 옛날 국민학교의 산수도, 요즘 초등학교의 수학에도 공통점이 있다면 그걸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진다는 점인 것 같다. 조카는 수학을 좋아하면서도 어려워하고, 그래서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을 다니고 있다.

어느 수학교육과 관련된 책에서 수학을 잘하려면 도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수학적 사고력이 직관적인 이해와 관련이 있으며 단순히 수식과 공식들을 암기해서는 응용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수학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데 도형에 대한 이해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도형을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직 수학교사라는 작가는 아마도 앞서 말한 이유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책을 쓴 것은 아닌가 싶다.

조카에게 선물하기 위해 수학동화라는 다른 책들도 몇 권 읽어봤다.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 없고, 재미있으며 특히 주인공들이 도형에 대한 기초부터 단계를 정복(?)하는 맛이 있어 이야기에 몰입하여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좀 억지스러운 줄거리와 현란한 만화 같은 것으로 아이들의 눈만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읽다 보면 저절로 수학적인 사고력이 키워지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수학에 푹 빠지게 되는 동화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초등학생은 공부의 재미를 느껴야 하는 때라고 생각된다.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입시지옥이 닥치기 전에) 순수한 학문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유일한 때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이후의 고난(?)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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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행복철학
팀 필립스 지음, 정미현 옮김 / 빅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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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감정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어쩌면 그만큼 행복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는지, 내가 행복한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행복론이니, ‘긍정의 힘이니,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니 그런 책들을 찾아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영국의 지성 버트런드 러셀의 1930년도 작 <행복의 정복>을 다시한번 해석해 낸 책이다.

사실 러셀의 명성만 들어서 알 뿐, <행복의 정복>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저자는 생각 한 모금을 통해 명사들의 말을 전하고, 그와 관련된 러셀의 말을 전한 뒤, 다시한번 자신의 분석과 함께 행복 한 모금을 통해 행복과 행복해 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분명 러셀의 시대는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많이 달랐을 텐데, 저자가 전하는 그의 말을 읽어보면 행복에 대한 가치와 바램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러셀은 우리가 불행한 이유를 다른 데서 찾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집착하고 스스로의 단점에 집중하기 때문에 행복과 멀어졌다고 보는 게 러셀의 믿음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고 세상일에 관심을 가지며 동참하는 게 바로 행복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30p.)

이 책을 읽으며 러셀의 책과 저자의 책, 2권을 동시에 읽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출판사의 소개 대로 이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행복을 정복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삶과 행복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행복 한 모금의 정의를 얻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어른들의 경우 하루 웃는 횟수가 평균 7번 정도인데, 아이들은 평균 400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른들은웃을 일이 필요하고 애써 웃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TV의 버라이어티 쇼를 보면서 그 시간만이라도 불행한 일을 잊고 웃으려 하고, 남의 고민을 들으며 나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자위하려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쩌면 행복이 무엇인지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행복이란 것은 생각해서 알아야 하는 지식은 아닐 것이다.

“<행복의 정복>이 힘주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우리가 흔히 믿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또한 우리의 행복은 사회적 지위나 부, 미모처럼 측량가능한 것들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곧 우리의 주된 책임이다.” (218p.)

그 원론적인 내용은 너무 쉽지만, 아무리 이해하고 머리를 끄덕여도 가슴으로 받아들여 체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모처럼 행복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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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광채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칼라 2
줌파 라히리 외 지음, 리차드 포드 엮음, 이재경.강경이 옮김 / 홍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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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광채라니, 솔직히 제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축복받은 소수를 제외하고)다들 먹고 살기 위해 힘들게 일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반짝반짝 빛나는 직업들의 이야기라니?

그런데 정말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광채가 난다.

그 이야기들이 소위 말하는 번듯한 직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혼자서 사랑에 빠진 꿈을 꾸는 관광가이드, 불법체류자인 베이비시터, 점점 쇠퇴해 가는 기차 웨이터, 터프한 카우보이 이야기, 성질 사나운 성당 가정부에 심지어 일본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흑인여자 등 어딘지 현실적이지 않으면서도 왠지 공감이 가고, 고용주를 살짝 놀려가며 일하는가 하면, 헐떡거리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모여 있다.

우리에게 직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에게는 그저 입에 풀칠하기 위한 하루 밥벌이요, 누군가에게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수단일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안에 모두 이야기가 있다는 것일 것이다.

책에 나온 그 직업들도 사람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며 한 권의 새로운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면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거기에 있는 건 아닐까. ‘사람이야기를 하기 위해 직업을 이야기하게 된 건 아닌지.

그러니까 영문 제목인 ‘Blue Collar, White Collar, No Collar : Stories of Work’의 다른 의미는 ‘Black, White, Colored : Stories of People’로 바뀌어도 좋을 것 같다.

처음엔 좋아하는 작가인 줌파 라히리의 이름만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브로크백 마운틴의 작가 애니 프루를 비롯 조이스 캐럴 오츠, 리처드 예이츠 등 잘 몰랐던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모여있어 어느 이야기 하나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새롭고, 알차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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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 스웨덴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나다
최연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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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매스컴에서 대선 주자들에 대해 떠들어 대니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요즘이다. 그런 때에 그 동안 궁금해왔던 복지국가 스웨덴에 대한 책이 있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1988년부터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현재 스웨덴의 쇠데르턴 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가 25년에 이르는 스웨덴 생활을 통해 보고, 경험하고, 느낀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때문에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는 전문성과 사실성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가까운 사람부터 유명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진심 어린 인터뷰가 스웨덴의 참모습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

“엄마 배 속에서 무덤까지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 스웨덴은 모든 교육비가 무료이고, 용돈과 같은 보조금이 지급되며, 유학을 원하면 그 나라 사정에 맞는 학비까지 지원된다. 직장을 갑자기 잃게 되어도 구직에 관련된 교육 및 생활비, 창업자금이 지원된다. 부모 합산 480일이나 되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도 급여의 80%를 지원받는다.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

여러 가지 이야기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스웨덴의 정치인들에 대한 것이었다. 스웨덴의 국회의원은 수당을 받는 임시직에 불과하며, 이직율이 높아 고민이라는 것이다. 스웨덴에서 정치인은 진정한 국민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정치인이 누릴 수 있는 단 한가지 특권은 국가의 법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책을 연구하고 공부하고 봉사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정치인이 있을까?
선거를 위해 준비 없이 실시한 무상보육 정책이 결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부족 문제로 중단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럴 줄 알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어 버리니, 다시 한번 정치에 대한 실망만 하고, 이게 정치인을 잘못 뽑은 우리 ‘국민’들의 문제인지까지 생각하게 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버렸다.

 

스웨덴과 한국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스웨덴의 사회보장제도가 오늘의 모습이 되기까지 50여 년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 일어났던 사회적인 충돌과 갈등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국민의 돈으로 선심 쓰듯 복지정책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선명한 정책을 추진하고, 설득과 타협으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스웨덴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의 꿈 같은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스웨덴 청년들의 생각이었다.

 

저자는 매학기가 시작할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자의 미래를 예측해보라고 한다… 그때마다 학생들이 한결같이 적는 내용은 이렇다.
“나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나의 미래는 스웨덴의 미래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존재하고 사회보장제도가 나를 보호하는 한 나는 실패가 두렵지 않다. 국가는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주고 위기가 닥쳤을 때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스웨덴의 긍정적 힘이다. 이 긍정의 힘이 모여 국력을 이룬다. 이것이 모여 국가의 정신이 된다. - p.280

스웨덴이 다른 열강들을 제치고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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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스테이츠 - 1%를 극복한 사랑
체탄 바갓 지음, 강주헌 옮김 / 북스퀘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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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세상 어디서나 힘든 일인가보다. 단순히 사랑하는 두 사람이 결합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거기에 두 집안이 만나고,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이 만나고, 사회적 통념과 인식, 선입견까지 만나 부딪친다.


이야기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고, 극복을 위해 두 남녀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그 반대라는 게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남자는 인도 북부 펀자브 출신이고 여자는 남부 타밀 출신인데, 두 지역(Two States)은 마치 다른 나라인 듯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종교와 관습, 언어마저도 다르다.


우리도 경상도, 전라도라는 대표적인 대립구도의 지역감정이 있는데, 인도라는 큰 나라에 아무렴 그런게 없을까마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두 남녀에게는 너무나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벽이다.
왜냐하면 인도에서의 결혼은 우리보다도 더 집안 간의 이해와 결합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결혼을 축복하기 위해서는 친척들이 또 그들을 인정해야 한단다. 체면을 생각하는 어른들 때문에 젊은 세대들까지 관습에 얽매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화하고 부모님과 친척들의 마음까지 흔드는 용기를 발휘하는 주인공들의 노력은 눈물겨울만큼 재미있다.


사랑 이야기에서 결혼에 이르는 과정까지 재미있게 끌어나간 작가의 역량은 단순히 흥미로운 로맨스 소설에서 머물지 않고 인도가 가지고 있는 지역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 그리고 가족의 문제를 담아 갈등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이야기 속에 표현되어 있는 인도의 전통 음식과 결혼식 풍습, 사회/환경 등은 그 자세한 묘사로 인해 마치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전체적인 내용이 인도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발리우드(남인도에서는 ‘칼리우드’라고 한단다!)에서 제작해서 내년쯤 개봉한다니 꼭 가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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