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글쓰기다 - 이제 번역가는 글쓰기로 말한다
이종인 지음 / 즐거운상상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번역작업의 기술 +글쓰기 기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책.

덤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의 기쁨을 알려준 책.

특히 맨마지막 장에 첨부된 '짧은 글'들이 매력적이다.

자상하고 영양가 만점인 책.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번역가로 살기 위한 조건

2장 좋은 번역가가 되려면 글쓰기에 집중하라 (번역의 기술)

3장 번역가로 사는 즐거움과 괴로움 (전문번역가로 사는 길)

4장 번역의 실제 (글쓰기와 번역의 기술)

<내용>

1장 번역가로 살기 위한 조건

(19)훌륭한 번역가가 되려면 시간과 정력을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정상에 올라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의욕이 있느냐 없느냐, 이다.

(24)니체는 모든 위대한 서업은 "~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음을 상기시켰다.

*(38)원문을 읽고 해석하는 두 가지 단계. 발상과 표현

먼저 원문의 뜻을 파악하는 '발상'

그 발상을 완전히 우리말화하여 재구성하는 표현.

직역은 이 발상 단계에 머물 때가 많다.

외국어가 개입했을 때의 발상과 우리말 표현에 차이가 발생하는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원문을 따랐기 때문.

이런 부자연스러움을 피하려면 한국어의 발상에 따라 글을 써야 한다. 모국어적 발상이 선행되어야 모국어다운 문장이 나온다.

*(47)원문의 단어가 이처럼 많은 뜻을 가졌을 때,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이 경우 어휘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은 번역가의 해석에 달려 있다. 바로 여기에서 '번역가의 자유'라는 재량권이 인정되고 이 때문에 번역은 글쓰기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51)번역가의 자유와 의무는 원문의 흐름과 뜻을 잘 전달했는가로 최종판단해야지, 원문에 없는 것을 넣었다, 혹은 있는 것을 뺐다는 기계적인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번역가는 번역기계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번역가의 개성이 번역서 안에 스며들게 되며, 번역가의 글쓰기가 작용하게 된다.

*번역가를 위한 마음과 몸 다스리는 법

1. 원문에 압도되지 마라.

원문을 의심하고 또 의심해라.

2.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라.

노동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 이 라틴어 격언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마음의 평온이 온다는 뜻이다.

3. 좋은 텍스트를 탐하지 마라.

"늘 남는 장사만 하는 사람은 진정한 장사꾼이 아니다."

4. 자기에게 없는 말을 찾아 나서라.

편집자 의견 수용.

5. 부질 없는 비교를 하지 마라.

6. 명성을 추구하지 마라.

7. 경쟁심을 가져라.

같은 번역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번역서를 열심히 읽어라.

8. 추측하지 마라.

오역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추측하지 않는 것이다.

사전을 찾아라.

9.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10. 취미를 가져라

11.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라

12. 운동을 하라.

2장 좋은 번역가가 되려면 글쓰기에 집중하라 (번역의 기술)

(70)작가가 엉성하게 썼으면 엉성하게 번역하고 복문 투성이의 복잡한 문장을 구사했으면 번역문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주장. 그러나 번역은 남의 글을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아니라 번역가의 글쓰기다.

(73)원문 그대로, 라는 번역 원칙은 두 언어의 문법구조를 도외시한 기계적 조언에 지나지 않는다.

(87)완곡어법의 내용을 전달할 것인가, 스타일을 전달할 것인가.

(91)번역문의 뜻이 원활하게 통하지 않는데 원문 그대로 번역한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역의 4가지 유형

아예 모르는 경우

사전 찾기가 귀찮아서 추측한 경우

모르지는 않는데 착각한 경우

표면과 심층을 착각한 경우

(120)문장 중에 갑자기 돍출하는 단어는 오역인 경우가 많다.

-오역을 방지하는 방법

1. 텍스트를 되도록 많이 읽는다.

2. 하루의 번역량을 가급적 적게 책정한다.

3. 번역을 완료한 후에는 완성된 번역 원고를 모두 프린트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본다.

이상하게 읽히는 것 자체가 오역의 시그널

4. 책이 출판된 다음, 독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번역본을 통독한다.

@번역가의 글쓰기를 위한 7가지 방법

1. 상투를 잡지 마라.

상투어는 전에 많이 들어본 말이나 표현.

(130)글을 쓰다가 이것이 상투어인지 아닌지 불분명할 때는 남들이 이미 그것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드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생각해본다.

2. 불분명한 단어를 피하라.

(133)글을 급히 쓰거나 자기 생각에만 몰두하면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불분명한 어휘를 구사하게 된다.

3. 수식어를 억제하라

(136)체홉은 수식하는 명사와 형용사와 부사가 너무 많으면 문장이 독자의 주의력을 사로잡기 어렵다고 한다.

4. 연결이 좋아야 한다.

연결의 가장 고난도 기술은 문단과 문단이 서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5. 구조를 찾아라

(141)문단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 글 전체는 선명한 구조를 갖게 된다. 보통 기승전결이 뚜렷한 글은 역삼각형의 구조를 갖는다. 기승전결의 전 轉에서 상황이 급격히 전환될수록 역삼각형의 꼭지점(결론)을 향해 치닫는 각도는 날카로워진다. 따라서 이 역삼각형에 기여하지 않는 디테일(세부사항)은 아무리 인상적인 표현, 인용, 대화라고 해도 제거해야 한다. 문장의 구조는 대체로 역삼각형, 정삼각형, 다이아몬드형(삼각형 두 개를 위아래로 붙여 놓는 것)

6. 여백을 남겨 놓아라

(142)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않아도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열 마디로 할 것을 일곱 마디로 하는 것. 여백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독자의 상상력이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백을 남겨둔다. 마지막 한 자까지 다 설명하려는 것은 독자를 너무 믿지 못하는 마음의 소치이다.

7. 솔직하라.

인간은 먼저 방어벽을 세우고 상대방을 경계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심을 녹이려면 글 쓴느 사람은 솔직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번역가의 글쓰기 실력을 판가름하는 역자 후기

논리정연하고 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려주는 역자 후기.

역자 후기를 처음 쓰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

1. 줄거리의 요약

미국 대학의 영문과에서 학생들이 문학작품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할 때, 철저한 금기 사항이 줄거리 요약이다. 이것에 매달리면 독창적 생각이 나올 공간이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 생각이 없는 글이 되기 때문에 리포트 중에서 제일 하급 리포트로 처리한다.

2. 개인적 상황의 진술

독자는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책에 대한 정보를 바라는 것이지, 번역가의 개인적인 상황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77)역자 후기 같은 공공의 장에서 책과 상관없는 그런 얘기를 하는 건 독자에게 실례되는 일이다.

3. 자기 지식의 과시

독자는 글쓴이가 유식한 척하면 거부감부터 느낀다. 설교하지 말라.

역자 후기의 장점

1. 텍스트에 집중하게 해준다.

2. 글쓰기에 도움을 준다.

3, 책을 많이 읽게 해준다.

4, 역자 후기를 써놓으면 텍스트를 재검토하는 효과가 있다.

5. 독자에게 정성껏 봉사한다는 느낌을 준다.

어떤 글을 읽고 감상을 말할 때는 정직, 용기, 겸손의 3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정직은 소감을 솔직하게, 용기는 자신의 판단에 대한 배짱. 겸손은 자신의 판단이 그릇될 수도 있다는 마음.

 

@구절들

(13)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이지, 길이 있는 곳에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재능이란 오랜 인내

촘스키. 인생의 가치는 "즐겁게 노동"하는 데 있다.

(270)사람은 마흔이 되기 전에 일생 해야 할 일을 하나 잡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의 어떤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그 일을 자신의 성채, 반석, 대피소로 삼아 이겨나갈 수 있다. 설사 시련 없는 순탄한 인생이라고 할지라도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과 휴식 시간과 인사치레의 시간을 뺀 나머지 8시간을 즐겁게 노동할 수 있는 일거리가 없다면 그의 인생은 한없이 지루해진다. 처음에는 인생을 위하여 일을 잡았으나, 나중에 가면 일이 인생을 통제한다.

기도는 내일 죽을 것처럼 하고, 공부는 백 살을 살 것처럼 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