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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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교토 여행기.

이 책의 주인공은 '교토의 정서'다.

책에 실린 짤막한 에세이들의 선택 기준은 '교토의 정소'에 맞느냐다.

소박한 장인정신, 묵묵함 등등.

널리 알려진 곳보다는, 소소하고 수줍음 많은 장소를 택했다.

생각해보면 개인의 가게는 그 개인 고유의 삶의 방식에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41)

문장이 자분자분하고 유려하다. '교토'의 정서와 작가의 문체가 잘 어울린다.

다만, 지나치게 교토를 '숭상'한다는 느낌에 좀 머쓱하다.

머리말의 이런 대목,

(7)교토와 교토 사람들은 자부심이 드높아지만 동시에 겸손했(8)고, 개인주의자이되, 공동체의 조화를 존중했습니다. 물건을 소중히 다루지만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기를 거부했고. 일견 차분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단호하고 강인했습니다. 예민하고 섬세한 깍쟁이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지켜나갔고,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타인을 향한 예의를 중시했습니다. 성실하게 노력하지만 결코 무리하지는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새로 만들어갔고, 끝없는 욕망보다는 절제하는 자기만족을, 겉치레보다는 본질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이상적인 인간형'을 기술한 것이라면 이해된다.

우리는 여행을 가면, 그 거리가 아니라 그곳에 대한 '환상'을 걷게 된다.

파리에 가면 낭만에 들뜨고, 뉴욕에 가면 커피컵을 들고 바쁘게 뛰어야 할 것 같은.

사실, 그곳을 보는 게 아니라 그 장소를 빌미로 만든 '환상'을 소비하는 셈.

아는만큼 보인다, 가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찍어 본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들.

*공중목욕탕을 인수한 청년 이야기.

(134)해보고 싶다는 감정을 소중히 보살피면서 그것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본다. 그 감정이 강하고 순수할수록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넘어서서 계획한 바를 구체적으로 구현해나간다. 그 거침 없는 기세가 이윽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불러 모은다.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보는 것, 단지 그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네 서점.

교토역 정류장 206번 버스. 다카노 정류장. 동북쪽 방면으로 100미터 정도 골목길을 걸어 올라가니 서점 게이분샤 이치조점. (가보고 싶다.) 교토대학도.

*디앤디파트먼트의 철학

(123)진짜배기 물건들은 제값을 하기 마련이며 모든 물건을 정당하게 제값주고 사는 것이 결국에는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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