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군복의 신부
토가시 세이야 지음, 스즈카와 마코토 그림, 이아미 옮김 / 코르셋노블 / 2018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군복의 신부>는 토가시 세이야 님이 쓰신 군복 시리즈의 세번째이자 완결권의 제목입니다. 이 시리즈는 배다른 세 명의 형제를 각기 주인공으로 삼아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첫번째였던 <군복의 갈애>는 그레이시스, 두번째인 <군복의 충동>은 펠릭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은 일라이어스의 이야기이죠.





밝은 갈색 머리카락에 호박색 눈, 우아한 외모를 지닌 홍련대 소속의 군인 레이스 코제트는 영웅인 그레이시스와 펠릭스에게 임무 의뢰를 받습니다. 좌익군 특수부대 소속인 버드Bird와 함께 가면무도회에 참석하여 파르니의 크레일 왕자를 호위하지만, 호위 중이라는 사실 자체는 들키지 않는다는 아주 이상한 의뢰입니다.

그란디아에서 난데없이 가면무도회가 열리게 된 건 그럴 만한 사유가 있습니다. 파르니에서 왕위 계승 싸움이 격화되면서 정당한 후계자인 크레일이 목숨을 위협받기에 이르렀는데, 불순분자들이 그란디아 내부의 반 국왕파와 결탁했거든요. 반 국왕파가 또! 졸지에 목숨이 간당간당해진 크레일과 지긋지긋한 적폐를 해치우고자 하는 일라이어스 둘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 바로 이 가면무도회였던 것이죠.

레이스는 임무를 위해 머리카락을 검게 염색하라는 말을 듣고 거부감을 느낍니다. 코제트 남작의 양녀임을 자처하는 레이스에게 진짜 신분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녀의 진짜 이름은 레이스리네 블란쳇, 선왕의 측실이었던 레슬리(그레이시스의 생모)의 조카입니다.

선왕의 사랑을 받은 레슬리와 순혈파의 지지를 받은 엘리즈를 미워하던 프리데가 무슨 짓까지 저질렀는지는 앞선 두 권에서 아주 길고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패스하고, 어쨌든 그 패악질이 어린 레이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그녀는 12년간 남자로 살아야 했습니다. 일라이어스가 제 손으로 모후인 프리데를 실각시킨 뒤 남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만, 그간의 생애를 부정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레이스는 마침 전쟁을 핑계로 입대를 하게 되죠. 누가 봐도 레슬리를 아주 닮은 외모까지 바꿔가면서요,



가면무도회에서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난 뒤, 평소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의 예살과는 달리 레이스는 또 다른 임무를 받게 됩니다. 제 친척을 이용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그레이시스가 부루퉁한 얼굴로 소극적인 반대를 내보이건말건 일라이어스와 측근들 사이에서 제멋대로 정해진 사항이 포함된 임무.

일라이어스는 블란쳇 가의 안위를 위협하면서까지 레이스에게 임무를 받아들일 것을 명령합니다. 그것은 바로, 일라이어스의 측실이 되어서 레슬리가 살았던 궁으로 들어가 그녀의 죽음을 조사하고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었죠. 살해당한 당시에도 조사는 진행했습니다만, 프리데 일파의 방해가 너무 커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내부인의 소행이라고 의심한 것이 다였거든요.

결혼식까지 치렀지만 레이스는 일라이어스와의 잠자리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임무로 인한 가짜 혼인 관계에 그런 게 필요할 리가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녀의 기대를 배신하고, 일라이어스는 첫날밤부터 레이스를 유린합니다. 원하지 않는 밤 시중을 명령하면서 자신을 미워하고 증오하라고 말하고, 그녀가 호감을 갖고 있는 버드를 아예 연락책으로 동원하죠.

레이스는 자신의 마음 속에 일라이어스에 대한 증오를 덧칠해가면서도 희끄무레한 연정을 버릴 수가 없고, 그러거나말거나 어쨌든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작가님이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 읽는 것 자체에 부담이 걸리지는 않습니다만, 남자주인공인 일라이어스의 캐릭터에서 호불호가 확 갈릴 것 같습니다. 로맨스소설이나 TL에서 흔히 보이는 캐릭터(최근에는 <백색 거짓말쟁이의 사랑법>에서 봤던 것 같군요)이지만 전작의 두 편에서 보였던 모습에서 연상하기는 어려운 캐릭터거든요. 특히 창부 취급이!!(분노

그래서 그런지 갈애나 충동과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남자주인공인 일라이어스 쪽에 이야기를 대폭 할애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일라이어스가 이렇게 잔인하게 대했지만 사실은 이렇답니다─하는 느낌에 가깝긴한데, 그게 오히려 아쉬움이 남게 됩니다. 상대를 좀 더 제대로 취급해줬다면 좋았을 건데.



※ 블로그와 동시에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왕족은 힘들겠네."
무심코 중얼거리자 버드가 희미하게 입가를 누그러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범인을 찾아내도 죽은 사람은 살아 돌아오지 않아. 죽은 사람을 위해서 널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건 잘못된 거야. 살아 있는 사람 쪽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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