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늑대가 나타났다!
신루 지음 / 로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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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율은 대기업 3세이지만, 위로 셋이나 있는 오빠들이 판에 박은 듯 맞선에서 시작해 이혼으로 마무리하는 짧은 결혼 생활을 치러낸 덕분인지 답지 않게 운명의 상대를 만나 결혼하겠다가 말버릇인 아가씨입니다. 오빠들에게 맞선 자리를 들이밀었을 때처럼 자신에게도 황색 봉투를 들이미는 어머니에게 절대로 맞선 따위 보지 않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죠.

그리고 그 맞선 상대, 중매고 맞선이고 다리를 놓기만 하면 부숴 버리기 때문에 브리지 브레이커라고 불리는 채도윤은 한 번 만나보기도 전에 까여버린 상대에게 복수하러 나서죠. 그는 클럽 안에서 실랑이에 휩싸인 소율을 구해주면서 첫 만남을 가지고, 다짜고짜 소율을 끌고 나가면서 바람 맞은 맞선남 타이틀이 거슬리니 맞선이나 보자고 합니다. 그리고 또 까였죠.


소율은 맞선에서 시작되어 이혼으로 끝나는, 오빠들과 똑같은 길을 걸을 마음이 아주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외모만 봐서는 누구에게도 까일 것 같지 않은 도윤을 맞선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까대는 철벽 디펜스를 시전하죠. 그에 반해 도윤은 오글거리는 쌍팔 년도식 수작질을 거듭해가면서 스토커 기질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보이고요. 덕분에 그는, 아마 생전 처음 들었을 법한 온갖 수식어를 소율에게 듣게 되고, 더불어서 복수 비슷한 것도 점점 진화합니다.

학교에 찾아와서 소율의 맞선남으로 이름을 날리더니, 학과의 술자리에 찾아와서는 되도 않는 흑기사 노릇을 해 가면서 술이란 술은 다 받아 마시죠. 그러더니 술에 취해갖고는 다짜고짜 사귀자고 말하고… 또다시 까이고는 난데없이 골든벨을 울리고… 아니 이런 미친놈을 봤나





이야기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끝없이 들이대는 도윤과 맞선이라는 전제조건 때문에 도윤을 거부하는 소율의 컁컁거리는 공방전입니다. 거기에 인내심이 없는 소율의 모친이 또 들이민 맞선 때문에 꾀어든 제3자, 오준혁 때문에 살짝 변주가 섞여들죠. 어긋날 뻔했던 이야기는 금세 제자리를 찾고, 도윤은 다시 소율에게 진심을 고백해서는 허락을 얻어냅니다.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통통 튀는 데다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이를 빠르게 파악하고 순식간에 철벽을 세우는 소율의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역시 소설 자체를 하드캐리하는 것은 남자 주인공인 도윤의 매력입니다.

도윤은 흔한 아스팔트 길을 런웨이로 바꿀 정도로 잘 빠진 외양을 가졌지만, 그와는 다르게 나름대로 인간적인 면모가 있습니다. 어울리지 않게 코코아와 달달한 것을 좋아하고, 공포 영화에 취약하며, 제일 매운 짬뽕 앞에서 앉은 채로 기절할 정도로 매운 것에도 약합니다. 질투는 또 얼마나 심한지요.

소율이 컁컁거리면서도 도윤에게 내심 끌려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는 로코물입니다. 읽으면서 스트레스가 없어요.





※ 블로그와 동일하게 올라오는 리뷰입니다.


깨달았을 땐 이미 뺏긴 마음은 되찾을 길이 없어졌다.
바로 너 때문에.
"그리고 지금은 최선을 다해 너야."

"먹어?"
"더럽게 원색적이네요."
"짖어?"
"맙소사. 내가 진짜 개를 키우고 있는 건가 봐."
"찢어?"
"미쳤네! 뭘 찢어! 왜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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