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별 하나가 떨어지면 좋겠어 (상권) 별 하나가 떨어지면 좋겠어 1
말랑슬라임, 시무누 / DIFFNOVEL / 2015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 디프노벨에서 이벤트로 도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 블로그 리뷰를 살짝 쳐내고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커다란 별이 떨어져서 이 세상이 멸망하기를 바라며 남극에 마왕성을 짓고 살아가는 마왕 콜디로프 J 노바(이하 콜디로프). 메이드복을 입고 사사건건 틱틱대며 반항하는 은발 가발의 목각인형과 살아가는 마왕은, 어느 날인가 마왕성으로 쳐들어온 소녀 용사(유한별)을 마주합니다. 주인 말은 오지게 안 듣지만 마왕성의 잡무를 처리하는 유일한 존재였던, 전투능력이 없는 메이드 목각인형은 용사의 손에 박살이 나고, 마침 마왕성을 나가 마왕을 사칭하는 자(이하 유사 마왕)를 직접 때려눕혀줄 계획이었던 마왕 콜디로프는 옳다꾸나 싶어서 소녀 용사에게 메이드복을 입히고 마왕성을 지키고 있으라고 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 용사, 싸울 줄 아는 능력만 (그것도 야매로)있었지 생활 능력이 전무했습니다. 청소를 시켜놓았더니 더 처참한 광경을 만들어놓고는 지혈용이랍시고 써먹은 종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계약서. 그리고는 마구 날뛰는 용사를 진정시키다가 콜디로프의 피까지도 그 반쪽짜리 계약서에 낙☆하. 보통, 찢어진 계약서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이 계약서는 당당하게 제 할일─계약을 완수시켜버리죠.
마왕인 콜디로프가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상호 구속 계약서>라는 단어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상호 구속 계약서마다 쓰여있는 '서로 30m 이상으로 30분 이상 떨어질 수 없다'는 항목을 떠올린 콜디로프는 계획을 바꿔 골칫덩어리나 다름없는 소녀 용사와 함께 대륙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는 유사 마왕을 때려눕히기 위해서 일단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하는('소식통'이라고 부르더군요) 레드로즈라는 해적을 만날 셈이었는데….










사실 저는 이북으로 어떤 책을 사게 되면 일단 여기저기에 검색부터 해 봅니다. 종이책은 막 질러버리는 타입인데 이북(특히 장르소설)은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TL에 손을 뻗고 리뷰 때문에 Bookmeter를 들여다보고… 뭐, 그건 일단 제껴두고 이 책은 오로지 디프노벨 소개문구의 '로맨스'라는 단어에 낚여서 신청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장르가 불분명한 편입니다. 출판사 소개문구처럼 판타지 코믹 로맨스는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모험물이라고 하기에는 스케일이 다소 부족하고, 성장물로 보기에는 여주인공도 남주인공도 성장하지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콜디로프나 유한별이 아니라 레드로즈가 조금, 아주 조금 성장합니다만. 분량 자체가 적은 편이라 그런지(2권 합쳐서 ㄴㅂ노블의 책 한 권 분량과 비슷합니다) 여기저기 간만 보다가 끝난 느낌이라고 할까요.
페이지 자체는 잘 넘어가는 편입니다. 글의 주된 시점을 차지하는 콜디로프 자체가 강경하면서도 어딘가 능글과 소년같은 성격을 버무려놓은 캐릭터라 그런지도 모르고, 그를 상대하는 유한별이 (민폐스럽지 않은)전투력을 제외하고는 민폐에 가까운 천연 아가씨에 가까워서 그런지도 모르죠. 일련의 사건 흐름을 다루는 작가님의 터치가 가벼운 편이라 크지 않은 스케일과 더불어서 호로로록 읽고 나면 끝, 그런 기분입니다.
다만 뿌려진 떡밥에 비해 회수가 덜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잔인하다는 1대 마왕이 인간과 연인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는 인간 사이에 전설로 내려오는 모양이지만 유한별이 이야기하다 말았고, 콜디로프는 왜 하필이면 죽은 연인이 좋아하던 별이 떨어져서 세상이 멸망하길 바라는지 얘기하지 않았고, 마왕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약한 유한별이 유성국 제1기사가 된 이유 같은 것도 나오지 않았죠. 그렇게 사소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궁금한 내용들이 회수가 되지 않은 것은 작가님이 쓸 생각이 없으셨구나 싶겠지만 엔딩이! 엔딩이!!
진짜 엔딩 보면서 끝이야? 이게 끝이라고? 에필로그가 이래? 싶었다니까요. 에필로그가 그럴 거라면 8장에서 마무리를 제대로 지었어야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외로운 별 같은 사람들이 만난 거라면 무언가 작용이 있어야 할 텐데 그게 있는 것도 아니고. 에필로그에서 보여주는 콜디로프의 태세 전환도 좀 이해할 수 없어요. 어쩌라고, 싶다고 할까. 그래서 유한별은? 싶기도 하고.






이렇게 팍팍 까고 있지만 사실 킬링타임용으로는 썩 나쁘지 않은 책입니다.
스킨십을 빙자한 인공호흡은 있지만 로맨스의 로 자도 보이지 않으니(1인칭인데도 불구하고 막판에 콜디로프가 유한별에게 매달리는 게 좀 생뚱맞을 정도로 감정선이 안 보이기도 하고) 그쪽은 절대 아니지만, 가벼운 모험물과 (조연의)성장물을 살짝 버무려놓았다는 느낌으로는 읽기 괜찮을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제 평가가 이렇게 박한 이유는 이 책을 읽기 직전에 읽은 게 하필이면 <F>(이토모리 타마키)라서, 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으으으음…
다만 판타지 코믹 로맨스는 아닙니다. 세 번째인지 네 번째인지 말하고 있지만 아니예요. 판타지 코믹 로맨스를 원하신다면 이거 말고 사르ㄷㄴ케 님의 <미스 ㅇㄹ의 ㅅㅌㅋ 일지>를 읽으세요. 여주 짱귀엽리뷰쓰다말고몹쓸외도








+) 알라딘 이북 앱으로 읽었는데 가독성은 썩 나쁘지 않습니다. 장르소설 이북에서 흔히 사용하는 돋움체가 아니라 일반 이북에서 잘 쓰이는 바탕체 같던데 부담스러운 편은 아니고요. 저야 뭐 아예 서울 남산체로 강제지정하지만(…). 가끔 이북으로 라이트 노벨이나 TL을 읽다 보면 페이지가 비는 부분이 생겼는데 그게 없다는 건 좋았네요.


사람들은 평화로운 생활을 추구해. 다만, 거기에 어떤 불안요소가 침입하면 참을 수 없어 하구. 안락한 집에 쥐 한 마리만 돌아다녀도 기겁하는 게 평범한 사람이야. 그런 면에서 당신 같은 존재가 인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한 번 돌아봐줬으면 해. 그들이 당신을 무작정 매도하는 건 아니란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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