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추풍낙엽의 가을

 

가을은 바람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찬바람이 살기를 머금고

가을나무의, 메마른 가지 끝에 매달린 반낙엽들을

저승사자같이, 한 번의 칼날같은 광풍으로 휘두르니

우수수 떨어지는... 정말 추풍낙엽이군요.

그런 낙엽들을 바라보며 왠지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군요.

나의 여름은 어떠했는지...

나는 정말 7월의 태양같이 한 점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었는지...

찬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며 지나가며

저에게 빈 쭉정이같은 삶에는 거둘것이 없다고 차갑게 경고하는 것 같습니다.

왠지 참회하고 싶은 밤입니다.

인생을 성실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 내안의 사랑을 다 드러내고 끝까지 실행하지 못한 죄, 맑은 정신으로 깨여 살지 못한 우둔함, 나의 게으름, 나태, 무관심 등으로 피해입어야 했던 착한 이웃들...

이 모든 것들을 다 짊어지고 불을 질러 낙엽태우듯 불사르고 싶은 밤입니다.

밤새워 가부좌로 앉아 세상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싶은 밤입니다.










기도
-구상

저들은 저들이 하는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들도 이들이 하는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 눈 먼 싸움에서
우리를 건져 주소서

두 이레 강아지 눈만큼이라도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절대주의자: 뛰는 놈 위에는 반드시 나는 놈 있다.

상대주의자: 뛰는 놈이 있기 때문에 나는 놈이 있다.

신비주의자: 뛰는 놈이 곧 나는 놈이다.

낙관주의자: 뛰는 놈도 언젠가는 날수 있을 때가 온다.

비관주의자: 나는놈도 뛸수 밖에 없는 때가 온다

공자: 뛰는 놈은 나는 놈한테 공손해야 한다.

괴테: 뛰는 놈과 나는 놈 사이에 다른놈이 없다고 해도 모순이다.

다윈: 뛰는 놈이 진화 하면 나는 놈이다.

갈릴레이: 뛰는 놈이나 나는 놈이나 똑같이 도착한다

아인슈타인: 뛰는 놈보다 나는 놈의 시계가 느리게 가더라.

스티븐호킹: 뛰는 놈이 블랙홀에 빨려들때 나는 놈은 이미 사라졌다.

생물학자: 뛰는 놈은 다리가 있고 나는 놈은 날개가 있다.

아담스미스: 뛰는 놈과 나는 놈이 서로 분업 한게 틀림없다.

칼융: 뛰는 놈은 주행 콤플렉스, 나는놈은 비행콤플렉스에 사로잡혀있다

라이트형제: 나는 놈은 우리가 처음이더라.

소비자: 뛰는것보다 나는 게 더 비싸더라.

약장사: 이 약 한 병만 먹어바. 뛰는 놈이 날 수 있어!!

/
/
/
/
/
안동 양반집: 뛰는 놈이나 나는 놈이나 다 쌍놈이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더딘 사랑


                              - 이 정 록

돌부처는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안의푸름 2004-11-1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에서 이런 사랑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돌부처도 가루가 될만큼 기다려야 한다면...가히 이정도 더딘 사랑이, 사람이 있다면 이미 그는 행복할 것이다.. 생각한다.

내안의푸름 2007-04-0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돌부처, 눈웃음 한번 짓는데 백년이 걸렸다. 말 한마디 하기까지 수만번 되뇌였다.
 

네 영혼의 중앙역

박 정 대


키냐르, 키냐르……
부르지 않아도 은밀한 생은 온다
음악처럼, 문지방처럼, 저녁처럼
네 젖가슴을 흔들고 목덜미를 스치며
네 손금의 장강 삼협을 지나 네 영혼의
울타리를 넘어, 침묵의 가장자리
그 딱딱한 빛깔의 시간을 지나
욕망의 가장 선연한 레일 위를 미끄러지며
네 육체의 중앙역으로 은밀한 생은 온다

저녁마다 너를 만나던 이 지상의 물고기 자리에서
나는 왜 네 심장에 붙박이별이 되고 싶었는지
네 기억의 붉은 피톨마다 은빛 비늘의
지문을 남기고 싶었는지
내가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한 마리 외로운 몸짓으로
네 몸을 거슬러 오를 때도
내 영혼은 왜 또 다른 생으로의
망명을 꿈꾸고 있었던 것인지

생이 더 이상 생일 수 없는 곳에서,
생이 그토록 생이고만 싶어하는 곳에서
부르지않아도 은밀한 생은 온다
은밀해서 생일 수밖에 없는
단 하나의 확실한 생이
겨자씨처럼 작은 숨결을 내뿜으며
덜컹거리는 심장의 비밀을 데리고
저녁처럼, 문지방처럼, 음악처럼
네 영혼의 중앙역으로 은밀한 생은 온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안의푸름 2004-11-28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냐르 키냐르..는 속삭이기 좋은, 속삭이고 싶은 음절이다. ^-^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찿아 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