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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동물을 매우 좋아하며, 현재 키우고 있는 동물도 있고 실재로 그쪽으로 자원봉사를 해본 경험도 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에, 늘 이런 종류의 책에는 감동 받기 쉽상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받아 보게 되었을 때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원폭 후유증으로 고생한다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고 그걸 다이고로에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그건 다른 맥락의 얘기인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도 아직 반성하지 않는 일본인의 정서가 즉 자신들이 피해자이고 싶어하는 정서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감동은 거짓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다이고로는 불쌍하다. 실제로 원폭 피해자도 불쌍하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한 죄에 대해서 당연히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일본에 부역으로 끌려가 원폭 피해를 당한 한국인에게도 사과해야 함이 당연한 것이다. 이런 앞의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뒤의 얘기만 한다면 이 다큐 르포라고 할 수 있는 이 글의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일본 원숭이인 다이고로에 대해서는 유감스럽지만, 다이고로에 대한 주인공의 애정은 자신에 대한 자기애의 투영에 불과해 보일 정도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사실대로는 별 하나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연보호도 중요하고, 실제로 1초마다 사라지고 있을 생물도 소중하다 생각하고, 다이고로도 불쌍하지만 나는 이 책의 저자에게는 전혀 공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