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다는 게 뭘까요? 다 알고, 즐긴다는 뜻이겠지요?
어린이 여러분이나 선생님이나, 우리는 골치 아픈 거 싫잖아요? 그치요? (악수) ^^
누가 시키는대로, 까다롭게 형식과 내용을 지키며, 완벽하게 100점을 맞으려고
썼다가 지우고, 밤새 고쳐쓰고, 써놓고 혼날까봐 안절부절못하고,
그러면 아마 우리는 매일같이 소화불량으로 시달릴 거야.
일기가 대관절 무엇이기에 잠도 못자고 소화까지 안되야 하냐구요!
그건 아니잖아, 정말 그건 아니잖아!...(여러분 박수 치세요.) ^^
듣던 중 반가운 말씀, 그럼 쉽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빨랑 알려 주세요, 빨랑요!!! - 라고 하고 있는 거지요 지금?
기다리세요, 선생님도 커피 좀 한 잔 마시고. ( 아, 맛있다.)
일기를 잘 써서 상도 받고, 칭찬에, 스티커 받는 어린이도 있을텐데
지금은 우선 '일기를 보면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속이 거북해지는' 친구들 위주로
그 방법을 알려줄게요.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더 쉬울 순 없다,로!!! ^^
1. 일기를 누가 본다고 생각하지 말고 써보세요.
담임선생님이나 엄마가 보신다고 생각하면, 말문, 글문이 다 막히니까.
2. 오늘 일을 돌아보세요. 그중에 몹시 억울한 일 있었나요?
가장 기쁜 일은? 가장 슬픈 일은? 가장 웃겼던 과목은?
< 가장 > 많이 생각나는 걸 얼른 콱 움켜 쥐고,
자, 그걸 써 봅시다.
3. 친구에게 말할 때가 제일 편안하지요?
말투며 목소리며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마구 마구 쏟아내도 다 들어주니까.
자, 그럼, 일기장을 펴고, < 친구에게 말하듯이 > 그래도 적어보세요.
4. 여기서 가끔~씩~ 심심하면,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친구가 이런 말을 할 것 같다...그런 게 있잖아요.
' 오늘 00 게임방을 갔더니 새로운 게임이 들어왔는데, 너도 가봐.'
이렇게 적었는데, 그 친구는, '야, 게임방은 가지 마.' 할 거 같아요
이럴 때는, '나'는 가면 재밌는 이유를 적어주고,
'친구'의 처지에서는, 그걸 말려야 하니까, 가면 안되는 이유를 대겠지요.
5.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 손 번쩍!!! 으윽, 이렇게 손을 많이 들다니!
자, 거기, 왔다 갔다 그만 하고, 자리에 앉아보아요!
쉽게 갑시다. 음, 일기는 내가 쓰지만,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보는 거지요.
내가 친구도 되고, 아빠도 되고, 엄마도 되고, 선생님도 되고.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나올까 상상을 해 보라는 겁니다.
생각의 폭이 좀더 넓어지고, 어느 땐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도 된답니다.
6. 사진, 그림, 신문, 티켓, 연필, 펜, 싸인펜, 크레파스, 물감, 색연필,스티커,
무엇이든, 이렇게 쓰면 재밌겠다 생각이 드는 도구를 이용하세요.
하얀 공책에 반드시 연필로만 써야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알록달록, 오리고 붙이고,그리고, 칠하고, ...이얏, 즐거워라.
일기장도 '일.기.장'이라고 쓰여진 것만 고집하지말고,
줄공책, 종합장, 아무거나 좋습니다.
재밌다는 생각이 들려면,
우선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시작해야 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써야 합니다. 아셨지요?